이일형 변호사 “허가특허연계제도, 특허·허가·공정거래 리스크 함께 봐야”
식약처·한국지식재산보호원, 제약기업 담당자 대상 교육 성료
특허목록 등재부터 우판권·역지급 합의까지…오리지널·제네릭 실무 쟁점 점검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5-25 06:00   수정 2026.05.25 06:41
법률사무소 리오 이일형 대표변호사가  ‘2026년도 상반기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교육'에 연자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법률사무소 리오 이일형 대표변호사.©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시 상대방이 권리범위를 다투지 않는 경우 심판청구의 이익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판례가 제시되면서, 제네릭사와 오리지널사 모두 제도 운영의 실질적 요건을 정교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KOIPA)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6년도 상반기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교육’을 진행했다. KOIPA 관계자는 “지식재산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려면 정당한 보호가 전제돼야 한다”며 “KOIPA는 국내외 지식재산 분쟁 대응과 기업 보호 역량 강화를 위해 제약기업 대상 교육과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리오 이일형 대표변호사(전 법무법인 대륜)는 22일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판례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변호사는 허가특허연계제도의 구조와 우판권 요건, 최근 판례의 실무적 의미, 역지급 합의의 공정거래법 리스크를 중심으로 주요 쟁점을 소개했다.

제네릭사의 시장 진입 전략은 단순한 특허도전을 넘어 품목허가 신청, 등재특허 관련 품목허가 신청 사실 통지, 심판청구, 심결 시기, 판매 개시까지 맞물린 절차 관리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허가특허연계제도는 신약 특허권을 보호하면서도 제네릭의 조기 진입을 유인하도록 설계된 제도”라며 “특허권자와 제네릭사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허가특허연계제도, 특허 방어와 조기 진입 유인 병행

2007년 한·미 FTA 체결 이후 미국 Hatch-Waxman Act와 유사한 허가-특허 연계 구조가 국내에 도입됐고, 국내에서는 2015년 3월부터 허가특허연계제도가 시행됐다.

제도의 핵심은 제네릭 의약품 품목허가 신청이 등재특허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허가 단계에서 관리하는 데 있다. 오리지널사 측은 품목허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관련 특허의 의약품 특허목록 등재를 신청할 수 있다. 등재 대상은 물질특허, 제형특허, 조성물특허, 의약용도특허다.

이 변호사는 “제네릭사가 등재특허와 관련된 품목허가를 신청하면 특허권등재자와 등재특허권자등에게 신청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며 “등재특허권자등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45일 이내 판매금지를 신청할 수 있고, 판매금지 결정이 이뤄지면 제네릭 판매는 최대 9개월간 제한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제네릭사에는 특허도전 유인이 주어진다. 제네릭사는 무효심판, 존속기간연장등록 무효심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등을 통해 등재특허를 다툴 수 있다. 최초 특허도전 요건을 충족하면 동일의약품 판매금지를 통해 9개월간 우선판매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결국, 허가특허연계제도는 오리지널사의 특허 방어와 제네릭사의 조기 진입 유인을 함께 관리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특허목록 등재 단계에서도 해석의 폭은 중요하다. 서울행정법원은 미카르디스플러스정 관련 제형특허 사건에서 포장 방식을 포함한 청구항도 제형특허의 종속항이라면 특허목록 등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서울행정법원 2014구합60467 판결).

이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은 해당 청구항을 포장방법에 관한 특허로 볼 것인지, 제형특허의 종속항으로 볼 것인지였다”며 “법원은 포장 방식을 포함하더라도 청구항이 제형특허의 종속항에 해당한다면 특허목록 등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우판권, 최초성·심결 시기·판매 개시까지 관리해야

우판권은 제네릭사에 강한 시장 선점 효과를 제공하지만, 취득 요건은 엄격하다. 제네릭사는 가장 이른 시기의 품목허가 신청, 등재특허권에 대한 인용심결 또는 판결, 최초 심판청구 또는 이에 준하는 선행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때 심결 또는 판결은 신청 사실 통지를 받은 날부터 9개월 이내에 확보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우판권 전략의 핵심은 최초성과 시간 관리”라며 “허가신청과 특허심판, 심결 시기를 따로 볼 경우 실제 권리 확보 단계에서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무상으로는 어떤 특허를 상대로 언제 심판을 청구했는지, 9개월 내 인용심결을 받을 수 있는지가 모두 변수로 작용한다.

2024년 2월 17일부터 시행된 개정 약사법도 우판권 전략에 영향을 준다. 우판권을 받은 자는 판매가능일부터 2개월 이내 해당 의약품을 판매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하지 않으면 우판권에 따른 동일의약품 판매금지 효력이 소멸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우판권은 심판에서 이기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판매가능일부터 2개월 이내 실제 판매 개시 여부까지 함께 관리해야 동일의약품 판매금지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제네릭사는 특허심판과 허가 일정을 분리해 볼 수 없다. 다수 특허가 등재된 품목에서는 각 특허별 심판 일정을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경쟁사의 심판청구와 심결 시기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우판권 전략은 법무·특허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허가, 생산, 영업 조직까지 연동되는 실행 전략에 가깝다.

2024허12548,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 제동

특허법원 2024허12548 판결은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이 사건은 제미글립틴 의약용도특허와 관련된다. 특허발명은 인슐린 또는 그 약제학적으로 허용되는 염과 병용하기 위한 제미글립틴 등을 포함하는 제2형 당뇨병 치료용 약제학적 조성물이었다. 반면 확인대상발명은 인슐린과 병용하지 않는 제미글립틴 포함 조성물로 특정됐다.

이 변호사는 이 사건의 쟁점으로 △인슐린 비병용 조성물의 실시가능성 △특허권자가 권리범위를 다투지 않는 상황에서의 심판청구의 이익 △우판권 취득 목적의 형식적 심판청구 허용 여부를 제시했다.

법원은 실시가능성에 대해서는 품목허가 내용, 라벨과 첨부문서, 제조·판매업자가 제공하는 정보, 실제 처방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 단계에서 인슐린과 병용하지 않는 제미글립틴 의약품의 실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나 심판청구의 이익은 부정했다. 특허권자가 침해를 주장하지 않았고,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인정한 만큼, 현존하는 법적 분쟁을 안정화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현존하는 법적 분쟁을 전제로 하는 절차”라며 “특허권자가 권리범위를 다투지 않는 상황에서 우판권 취득만을 목적으로 심판을 청구하면 확인의 이익이 문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현행법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우판권이 인정될 수 있는데, 해당 판결은 이를 임의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어서 판결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제네릭사는 특허권자의 실제 다툼 여부, 의약용도와 효능·효과의 관련성, 통지 대상성, 우판권 요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지급 합의, 특허권 행사 외형만으로 정당화 어려워

오리지널사에도 리스크는 있다. 대표적인 쟁점은 역지급 합의다. 역지급 합의는 오리지널사가 제네릭사에 금전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제네릭사는 특허도전이나 시장 진입을 포기하거나 지연하는 형태의 합의를 말한다.

대법원 2012두24498 판결은 의약품 특허권자와 제네릭사 간 역지급 합의에 공정거래법을 적용한 사례다. 대법원은 특허권 행사의 외형을 갖췄더라도 합의의 실질이 경쟁을 제한한다면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역지급 합의는 특허권 행사의 외형을 갖추고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제네릭 진입을 지연시키고 경쟁을 제한한다면 공정거래법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오리지널사의 특허 방어 전략에도 한계를 설정한다. 판매금지 신청,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특허침해금지 가처분 등은 제도상 허용된 방어 수단이다. 그러나 제네릭 진입을 지연시키기 위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은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로 보호받기 어렵다.

제네릭사 역시 역지급 합의를 수용하면 공동행위의 당사자로 공정거래법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제네릭 시장 진입을 둘러싼 합의는 특허소송 비용, 합의 경위, 경제적 이익 규모, 시장 진입 제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허가특허연계제도는 특허 보호, 제네릭 조기 진입, 공정거래 리스크가 함께 작동하는 제도”라며 “제약기업은 통지 대상성, 심판청구의 이익, 우판권 요건과 판매 의무를 하나의 전략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지식재산보호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약바이오 기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교육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산업 현장의 제도 이해와 특허 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특허목록 등재, 품목허가 신청 사실 통지, 우판권, 특허심판, 판례 분석 등 실무 쟁점을 교육 과정에 반영해 제약기업의 허가·특허 전략 수립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6년도 상반기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교육'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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