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미국 수입 1위…트렌드 넘어 ‘대세’로
미 투자사 igniteXL 2월 보고서 ‘Why K-Beauty, Why Now’ 분석
김유진 기자 pick@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2-06 13:29   수정 2026.02.06 16:14
igniteXL Ventures가 최근 발행한 ‘Why K-Beauty, Why Now' 보고서. ⓒigniteXL

K-뷰티가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미국 수입 시장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데 이어, 수출 성장세와 리테일 확장, 투자 회수 사례까지 맞물리며 산업 전반의 체급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미국 투자사 igniteXL Venture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Why K-Beauty, Why Now’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은 미국의 최대 화장품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동시에 전 세계 화장품 수출 순위에서도 프랑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2024년 미국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이 17억달러(약 2조3800억원)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4~2021년 연평균 23% 성장에서 2022~2024년에는 49%로 성장 속도가 가팔라졌다. 단발성 히트가 아니라 구조적 수요가 형성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성장 배경으로는 미국 소비자 인식 변화가 꼽힌다. 성분과 작용 원리, 임상 근거, 체감 효능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강화되면서 고기능성·고효율 제품 개발에 익숙한 한국 브랜드 경쟁력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1인당 연간 뷰티 지출액은 약 493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치열한 내수 시장에서 축적된 처방 고도화와 제형 기술, 빠른 개선 사이클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리테일 채널에서도 K-뷰티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뷰티 전문 유통사 Ulta는 2025년 1분기 한국 스킨케어 매출이 전년 대비 38% 증가해 전체 카테고리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약 1400개 매장에 13개 K-뷰티 브랜드와 200개 이상 제품을 추가 도입했다. 세포라는 2024~2025년 K-뷰티 포트폴리오를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며, 월마트도 약 400개 프리미엄 한국 SKU를 입점시켰다.

문화 콘텐츠 노출 역시 소비 확산의 촉매로 작용했다. K-팝과 한국 드라마에 익숙한 소비자일수록 K-뷰티 제품 구매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브랜드의 현지 진출도 본격화되는 추세다. Fwee는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Sukoshi는 대형 아시안 뷰티 매장을 선보였다. 올리브영은 2026년 로스앤젤레스 매장 개점을 예고했으며, 콜마는 미국 내 두 번째 제조 공장을 설립했다.

보고서는 한국 뷰티 산업의 차별점으로 제조·개발 생태계를 지목했다. 국내 ODM 기업들은 빠른 프로토타입 제작과 낮은 최소주문수량(MOQ)을 기반으로 제품 테스트와 개선 속도가 빠르다. 초기 브랜드가 적은 자본과 짧은 기간 안에 시장 검증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다. PDRN, 발효 기반 공정, 스피큘 전달 시스템 등 차별화 기술과 함께 뷰티 디바이스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선도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글로벌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23년 약 170억달러에서 2030년 9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K-뷰티 대미 수출액 추이 및 성장 가속화 지표. ⓒigniteXL

투자 회수 측면에서도 K-뷰티는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다. 카버코리아의 대형 매각을 비롯해 다수의 인수합병과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며 엑시트 경로가 다변화됐다. 초대형 단일 성공 사례가 아니라 다양한 성장 단계에서 거래가 발생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제시됐다.

다만 미국 시장 진입 과정에서는 규제와 운영 리스크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MoCRA 규제, FDA 감독 요건, 자외선차단제 OTC 분류, 성분 기준 차이, 메시지 현지화 등이 대표 과제다. 보고서는 이를 제품 문제가 아닌 실행과 운영 영역의 이슈로 규정하며, 현지 규제 대응과 리테일 전략, 포지셔닝 역량을 갖춘 파트너와 투자자에게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gniteXL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을 지원하는 ‘K-Beauty to Global’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도 출범한다. 6주간 진행되는 하이브리드 프로그램으로 미국 시장 진입 전략, 규제 대응, 유통 입점, 브랜드 현지화, 투자 유치 전략 등을 집중 지원한다. 코호트당 최대 10개사를 선발해 10만~15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K-뷰티는 더 이상 신흥 트렌드가 아니라 글로벌 대세 카테고리”라며 “성장 제약 요인은 제품이 아니라 규제·운영·시장 진입 전략 영역에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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