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아벤티스 '프랑스版 제약 빅딜' 성사
결국 수정제안 수용 결정, 세계 3위 제약사 예약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4-27 12:56   수정 2004.04.30 10:06
마침내 '프랑스版 제약 빅딜'이 성사됐다.

아벤티스社는 사노피-신데라보社가 당초 제의했던 수준에서 14% 상향조정된 조건으로 던진 605억 달러(510억 유로) 규모의 수정제안을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사노피-신데라보社도 같은 날 그 같은 사실을 공식확인했다.

양측은 노바티스社가 협상착수를 선언한 다음날이었던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니콜라 사르코지 장관의 중재로 파리에서 회동을 갖고, 인수조건의 상향조정에 대해 공감대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아벤티스측 이사회 16명의 구성원들 가운데 13명이 긴급이사회에서 사노피측 수정제안을 받아들이기로 찬성하기에 이르렀다는 것.

반면 프랑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최종순간까지 백기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설 가능성이 점쳐졌던 스위스 노바티스社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 3개월여에 걸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팽팽한 긴장 속에 계속되어 왔던 삼각관계 파마 드라마(?)가 사노피측의 승리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됨에 따라 사노피-아벤티스社는 세계 3위의 거대 제약기업으로 새로운 출범을 예약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원회는 이미 양사의 빅딜을 조건부로 승인한 상태이다. EU 집행위는 사노피측이 합병 성사시 경쟁을 제한할 소지가 있는 일부 품목들에 대한 매각의사를 밝힌 뒤 1개월여 동안 시장독점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했었다.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양사가 합의에 이른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사실 프랑스 정부는 사노피측이 빅딜에 실패할 경우 미국 화이자社나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 등의 M&A 타깃으로 부각될 가능성을 우려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 미국系 펀드매니저는 "사노피와 아벤티스의 빅딜 성사가 정부의 개입이라는 선례를 남겼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EU 집행위원회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차후 제약업계에서 진행될 또 다른 M&A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는 것.

실제로 일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노바티스가 최종 파트너 선택과정에서 배제됐다며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아벤티스 지분의 5분의 4 정도가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 중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 정부측은 "부적절한 시장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양사의 빅딜 성사로 사노피측의 장 프랑스와 데헤크 회장이 새로 출범할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회사를 떠나야 할 것으로 알려진 아벤티스의 이고르 란도 회장은 빅딜의 성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불편한(depressed) 표정이 역력했다는 후문이다.

빅딜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란도 회장은 "양사는 지난 3개월 동안 엄청난 에너지와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일전을 펼쳤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힌 뒤 "이제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데 모든 역량이 집중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로 구성된 사노피-아벤티스의 이사회는 양측이 각각 8명씩 공평하게 자리를 분배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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