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속 제왕절개↑분만기관↓…노인 진료비·항생제 처방까지 ‘건보 경고등’
노인 진료비 6.7% 증가·의사 인력 4.7% 감소…재정·인력 정책 압박 가중
의원급 항생제 처방률 45%로 상승…분만 인프라 위축과 진료행태 변화 뚜렷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28 10:00   수정 2025.11.28 10:12
2024년 자연분만은 감소하고 제왕절개는 증가했으며 분만기관 수 또한 줄어든 모습이 통계에서 확인된다. ©2024년 건강보험통계연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8일 공동 발간한 ‘2024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저출생 국면 속 분만 인프라 감소, 노인 진료비 급증, 의원급 항생제 처방 확대 등 건강보험제도 전반의 구조적 위험 신호가 명확히 드러났다.

저출생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제왕절개 분만은 7.7% 증가한 반면 자연분만은 6% 감소했고, 분만기관 수는 468곳에서 445곳으로 4.9% 줄었다. 

분만 건수는 소폭 늘었지만 인프라는 오히려 축소돼,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분만 취약지’ 대책 필요성이 한층 부각된다는 분석이다. 분만 증가분 대부분이 제왕절개에서 발생한 점도 임상적·정책적 의미가 적지 않다.

©2024년 건강보험통계연보

재정 측면에서도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24년 노인(65세 이상) 진료비는 52조 19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해 전체 진료비 증가율(4.9%)을 크게 웃돌았다. 

노인 1인당 진료비 역시 550만 8000원으로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건보 재정 지속가능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의 18.9%까지 확대된 가운데 의료 이용량과 중증 질환 부담이 동반 증가하는 구조가 이어진 셈이다.

의료 인력 지표에서는 의사 인력이 전년 대비 4.7% 감소해 유일하게 역성장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같은 기간 한의사는 2.3%, 간호사는 4.9% 늘고 약사·한약사는 1.9%, 치과의사는 1.6%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의료계·정부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 논의와 맞물려 인력 구조의 불균형 문제는 향후 필수의료 대책 논의에도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4년 건강보험통계연보

진료행태 변화도 뚜렷하다.

의원급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약 41.1%에서 약 45%로 4%p 가까이 상승했고, 주사제 처방률 역시 약 14.7%로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에서 처방률이 안정적이거나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친 것과 달리, 의원급에서만 두 항목이 동시에 뚜렷하게 상승했다는 점은 지역 의료 현장에서의 처방 행태 개선 필요성을 시사한다. 약사회가 꾸준히 문제를 지적해온 ‘항생제 오남용’ 이슈와도 직결되는 대목이다.

전체 진료비는 116조 23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고, 1인당 월평균 진료비(18만 8391원)도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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