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동의 관문인 튀르키예 뷰티 시장 공략을 위해선 보습 지속력과 장벽 강화에 초점을 맞춘 약산성 저자극 포뮬러 개발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12일 열린 '피부특성 정보은행 사업결과 세미나'에서 튀르키예 현지 여성 피부 특성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 조신행 원장은 "두바이를 뚫어야 사우디로 갈 수 있고, 튀르키예를 뚫어야 유럽으로 갈 수 있다"며 "현지 기업의 의견을 반영해 튀르키예를 교두보 시장으로 선정해 피부 특성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2011년부터 추진해온 글로벌 피부 데이터 구축 프로젝트로, 피부특성 정보은행 사업을 펼쳐왔다. 연구원은 더마프로, 넥스트리서치와 함께 19개국 1만6800여명의 피부 데이터를 확보해 국내 기업의 맞춤형 제품 개발을 지원해오고 있다.
|
튀르키예 여성, 건조하고 탄력 낮은 피부…피부 장벽도 약화
이번 튀르키예 조사는 더마프로가 피부 특성 측정, 넥스트리서치가 화장품 이용 행태 설문조사를 각각 맡아 진행했다. 현지 여성 523명(20~50대 각 130여명)을 대상으로 한 피부 측정은 이스탄불에서 2023년 6월 23일부터 7월 18일까지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진행됐다. 피부 측정 항목은 수분, 경피수분손실(TWL), 피지, pH, 탄력, 주름, 모공, 피부색, 민감도, 탈모, 두피 수분, 두피 피지, 두피 각질 등 15개였다.
조사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분과 탄력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주름과 모공은 커지는 전형적인 노화 패턴이 확인됐다. 탄력은 뺨 부위의 R2, R5, R7 등 주요 파라미터 모두에서 감소 경향을 보였으며, 주름 또한 연령 증가에 따라 깊이와 면적이 커졌다. 모공 크기 역시 같은 흐름을 따라 40~50대에서 특히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피부 밝기를 나타내는 ITA 값은 20대 평균이 36.9, 50대는 29.0 수준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졌으며, 피부색은 전반적으로 명도가 감소하고 붉은 기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민감도는 연령이 높을수록 완화되는 양상이 관찰돼, 전반적으로 피부 반응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해석됐다.
탈모 상태는 전체적으로 정상 범주였으나, 20~30대에서 경증 탈모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반면 50대에선 중증 탈모 비율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여 세대별 차이를 보였다. 두피 수분은 연령 증가에 따라 소폭 감소했고, 두피 피지는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두피 각질량은 30대에서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이후 안정되는 흐름을 보여, 피지 분비 변화와 맞물린 조기 노화 징후로 해석됐다.
2015년 동일 지역에서 진행된 조사와 비교했을 때는 전 연령대에서 피부 장벽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수분은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경피수분손실량은 증가했으며 피지 분비는 전 부위에서 늘어났다. 반면 피부 명도는 다소 높아지고 붉은 기는 줄어드는 등 색 변화는 완화됐다.
더마프로 백지훈 소장은 "튀르키예 여성들의 피부는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탄력이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며 ""튀르키예의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기후 특성상 유분은 최소화하고, 보습 지속력과 장벽 강화에 초점을 맞춘 약산성 저자극 포뮬러, 부위별 피지·모공 케어를 병행한 제품 개발이 적합하다"고 제안했다
일부 조사에서 50대 피부 상태가 더 양호하게 나타난 부분에 대해 조 원장이 원인 분석을 요청하자, 백 소장은 "생활습관과 피험자 특성 등 변수가 있어 추가 데이터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뷰티 사용률 35.6% 그쳐…현지 맞춤형 제품·콘텐츠 필요
같은 실험군을 상대로 피부 타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분석한 넥스트리서치 안증찬 이사는 "튀르키예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문화 교차점으로, 소비자 성향이 매우 다양하다"면서 “한국 화장품은 현지에서 ‘깨끗하고 순한 이미지’ ‘합리적인 프리미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조사 대상자들에게 자신의 피부 타입에 대해 질문한 결과 튀르키예 여성들은 스스로를 중성(35.2%)이나 복합성(31.4%) 피부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20대의 경우 절반 가까운 45.8%가 복합성 피부라고 답했다. 주요 피부 고민은 주름(50%), 잡티(44%), 건조(26%), 모공 확장(20.7%), 탄력 저하(18.9%) 순으로, 노화와 수분 부족이 공통된 과제로 나타났다.
이슬람 문화권 특성상 ‘하루 두 번 이상 세안한다’는 응답이 85.3%에 달했으며, 찬물 세안이 일반적이었다. 클렌징 제품은 젤 타입(54.4%)과 비누(39%) 사용이 많아 세정력과 청결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기초화장품은 크림과 스킨토너 중심으로 사용되고, 자외선차단제는 일상 필수품으로 인식됐으나 PA 지수 인식은 낮았다.
피부과 시술 경험은 낮고 기능성 화장품 사용률도 10% 내외에 머물렀다. 기능성 중에선 데오도란트 사용률(69.8%)이 높았으며, 미백·주름 개선 제품은 아직 초기 단계다. 메이크업 제품으로는 마스카라(82.8%)와 립스틱(81.4%) 사용률이 높고, 레드·핑크 계열 색상 선호가 두드러졌다.
소비자들은 가성비와 멀티 기능 제품을 선호했다. 복잡한 루틴을 줄이고 스킨케어 단계를 단순화하려는 트렌드가 반영돼, 한 가지 제품으로 여러 기능을 해결하려는 성향이 나타났다. 자연주의 화장품과 저자극 성분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게 조사됐다.
한국 화장품 사용 경험은 35.6%로 2015년 대비 32.0%p 증가했다. 향후 구매 의향은 30%로, 10년 전보다 24.1%p 상승했다. K-컬처 확산 영향이다. K-뷰티 인지 경로는 유튜브·틱톡이 59.3%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 한국 화장품 사용률은 20대(53.4%)가 가장 높았다. K-뷰티 선택 이유로는 ‘자연성분과 저자극 이미지’(44.4%)와 ‘품질·효과에 대한 신뢰’(68.8%)가 꼽혔다.
반면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 64.4%의 응답자들은 ‘한국 화장품을 잘 몰라서’(84.9%), ‘판매처를 몰라서’(11.3%)라고 답했다. 즉, 제품력이나 신뢰도보다는 인지도와 유통 접근성이 낮은 점이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안 이사는 "현지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제품 라인업, 언어 기반 콘텐츠, 그리고 체험형 공간 확장이 필요하다"며 "K-뷰티가 튀르키예 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선 실질적 현지화 전략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기능성 화장품과 시술 경험률이 낮은 만큼 단순 기능성 홍보보다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소비자 신뢰를 쌓는 과정이 중요하며, 자외선 차단제는 UVA 차단 기능 중심의 교육형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안 이사는 "튀르키예는 물가 상승률 대비 구매금액 상승률은 낮지만 구매 빈도는 오히려 높다"며 "가성비 제품과 소용량 SKU, 멀티기능 제품 개발을 병행하고, SNS 인플루언서를 통한 접근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 01 | ‘위고비’ 인도서 최대 37% 저렴하게 공급 개시 |
| 02 | 성분명 처방 도입 시 약품비 7.9조 절감…국... |
| 03 | 피알지에스앤텍, 제2형 신경섬유종 타깃 ‘트... |
| 04 | FDA, 리처드 파즈더 신임 CDER 국장 임명…‘... |
| 05 | 패션이 치료의 언어로…릴리, 비만 인식 전환... |
| 06 | K-뷰티, '아시아 허브' 홍콩서도 빛났다 |
| 07 | 유럽 길목 '튀르키예', 약산성 저자극 포뮬... |
| 08 | '종합 약가제도 개편안' 발표 임박...제약업... |
| 09 | “이대로면 첨단재생의료·바이오 무너져…연구... |
| 10 | 지놈앤컴퍼니, ‘GEN-001’ 위암 임상 2상 CS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