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리처드 파즈더 신임 CDER 국장 임명…‘암 규제 혁신가’에서 최고 의약품 책임자로
조지 티드마시 사임 후 긴급 승계 인사
트럼프 시절 유일하게 생존한 규제 수장
프로젝트 오르비스 등 글로벌 협력 강화 주도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13 06:00   수정 2025.11.13 06:01
리처드 파즈더(Richard Pazdur) 신임 미국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국장. © FDA 홈페이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오랜 기간 종양학 분야를 이끌어온 리처드 파즈더(Richard Pazdur) 박사를 신임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국장으로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예고 없이 발표됐다.파즈더 박사는 FDA 내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11월 11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파즈더 박사의 임명을 알렸으며, FDA의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청장은 그를 “규제 혁신의 상징적 인물”이라 평가했다. 파즈더 박사는 직전 국장인 조지 티드마시(George Tidmarsh) 박사의 사임 이후 CDER를 이끌게 됐다. 티드마시 전 국장은 개인적 이해관계와 관련된 권한 남용 의혹에 대한 내부 조사가 시작된 직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즈더 박사는 FDA 재직 26년의 베테랑으로, 2017년 설립된 FDA 종양우수센터(Oncology Center of Excellence, OCE)의 초대 국장을 맡아 암 치료제 개발 및 심사 시스템의 혁신을 주도해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조직 개편에서도 자리를 지킨 소수의 고위 인사 중 한 명으로, 향후 일정 기간 OCE 국장직을 겸임하며 후임자 선임 절차를 병행할 예정이다.

파즈더 국장은 재임 기간 동안 글로벌 규제 협력을 확대하는 ‘프로젝트 오르비스(Project Orbis)’를 추진해, 주요 국가 간 항암제 동시 심사 체계를 구축했다. 반면, 인종·성별 다양성 확대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 에퀴티(Project Equity)’는 트럼프 행정부의 다양성 프로그램 축소 정책으로 중단됐다. 그는 또한 암 치료제 평가에서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을 주요 효능 지표로 강화했으며,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제도에 대해서도 확인임상(Confirmatory Trial) 착수 의무를 명문화하는 등 규제 체계의 엄격성을 높였다.

그러나 그의 재임 중 논란도 적지 않았다. 2022년 일라이 릴리와 중국 이노벤트 바이올로직스가 공동 개발한 PD-1 억제제 ‘타이비트(Tyvyt)’가 중국 단일 임상데이터만을 근거로 제출해 FDA에서 거절당한 사건은 국제 공동개발사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최근에는 악성 흑색종 치료제로 개발된 리플리뮨(Replimune)의 종양용해바이러스 후보물질에 대해 예상 밖의 ‘완전응답거절서(Complete Response Letter)’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 내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파즈더 박사는 당초 CDER 국장직 제안을 한 차례 고사했으나, 마카리 청장과 복수의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설득에 나서면서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즈더 박사는 “FDA가 오랜 숙원이던 규제 개혁을 달성하는 시기에 CDER를 이끌게 되어 영광”이라며 “마카리 청장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미국의 신약개발 역량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임 티드마시 박사는 지난 7월 CDER 국장으로 부임했으나, 전 비즈니스 파트너인 케빈 탱(Kevin Tang)의 민원 제기 이후 불과 넉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FDA가 자사 신속심사바우처(National Priority Review Voucher) 프로그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자신을 보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즈더 신임 국장은 취임 직후 첫 과제로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의 뒤센 근이영양증(DMD) 치료제 2종인 ‘비욘디스 53(Vyondys 53)’과 ‘아몬디스 45(Amondys 45)’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 두 약물은 최근 확인임상에서 실패했으며, 과거 CDER의 가속승인 논란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결정은 과거 자넷 우드콕(Janet Woodcock) 전 국장이 내린 승인 논란과 비교될 정도로, 파즈더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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