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ㆍ노보, 미국 정부와 비만 치료제 약가인하 합의
노보 3년 관세면제 보장까지..다수 환자들 접근성 향상 취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07 18:29   수정 2025.11.07 20:18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社가 비만 치료제들의 약가를 인하해 공급한다는 데 미국 정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합의를 도출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와 ‘오젬픽’을 포함한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들의 약가를 인하해 환자 접근성과 가격 경제성(affordability)을 확대하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6일 공표했다.

비만 치료제들의 약가인하가 적용되는 대상자들은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어 파트 D’(Medicare part D) 프로그램 및 의료보호(Medicaid) 적용 수혜자들과 D2P(direct-to-patient) 현금지불 채널 구매자들이다.

이 중 ‘메디케어 파트 D’ 수혜자들의 비만 치료제 약가인하는 이 프로그램 수혜자들의 대부분이 대상자로 포함되도록 구상된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이와 함께 자사에 3년 동안 관세면제 혜택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별도로 일라이 릴리社는 비만 치료제들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환자들의 비용부담을 낮추기 위한 합의를 미국 정부와 도출했다고 같은 날 공표했다.

이 같은 합의는 삶을 변화시켜 줄(life-changing)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고자 일라이 릴리 측이 오랜 기간 동안 정치인들과 함께 협력해 온 바탕 위에서 성사된 것이다.

지난 2020년 당시 일라이 릴리는 트럼프 대통령 1기 정부와 함께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들의 본인부담금 한도액을 월 35달러로 정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도입했던 것.

덕분에 일라이 릴리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도입한 제약사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날 나온 새로운 발표로 일라이 릴리는 총 4,000만명에 육박하는 미국 내 비만 환자들에게 정부의 보험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추가로 수 백만명의 비만 환자들이 본인부담금 지불을 통해 비만 치료제들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는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비만 치료제들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는 것은 미국 내 비만 환자들을 위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비만은 심장병, 뇌졸중 및 일부 유형의 암 등에 이르기까지 200종 이상의 다양한 질병들을 촉발시키는 위험요인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社의 마이크 두스트다르 회장은 “노보 노디스크가 우리의 혁신적인 의약품에 대한 환자 접근성이 확립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항상 사세를 집중해 왔다”면서 “오늘 발표로 우리의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들이 미국에서 더 많은 수의 환자들에게, 좀 더 저렴한 약가로 공급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보장(Medicare) 수혜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만 치료제의 접근성 향상 덕분에 다수의 비만 환자들이 진품 ‘위고비’를 투여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라고 두스트다르 회장은 강조했다.

일라이 릴리社의 데이비드 A. 리크스 회장은 “오늘이 미국의 의료정책에서 전환점을 이루는 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정부와 긴밀한 협력이 가능케 된 만큼 일라이 릴리에도 이정표를 세우는 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는 미국에서 더 많은 수의 환자들이 비만 치료제들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고, 제약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비만 관련 파이프라인의 하나를 진행하면서 치료결과를 개선하고, 미국의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고,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의 건강 향상을 위해 기여하는 데 변함없이 초점을 맞춰 나갈 것이라고 리크스 회장은 다짐했다.

이번 합의로 일라이 릴리가 앞서 인슐린의 약가 한도를 월 35달러로 정한 첫 번째 제약사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단대단(end-to-end) 디지털 의료관리 플랫폼 LillyDirect을 도입해 가성비(affordability)가 확립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세를 집중하는 제약사로 한층 더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게 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라이 릴리 측은 이번 합의로 FDA의 허가취득을 전제로 내년 4월 1일부터 의료보장 수혜자들을 대상으로 월 50달러의 약가로 ‘젭바운드’(티어제파타이드) 다중용량 펜 제형을 공급하기로 했다.

1일 1회 경구복용하는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 또한 FDA의 허가를 취득할 경우 같은 혜택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젭바운드’ 다중용량 펜 제형과 오르포글리프론의 혜택은 의료보호 수혜자들에게까지 확대적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중 오프로글리프론과 관련, 일라이 릴리 측은 신속한 허가취득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 FDA에 ‘국가 우선순위 바우처’ 프로그램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일라이 릴리 측은 이와 함께 FDA가 승인하면 본인부담금을 지불하는 비만 환자들이 LillyDirect의 본인부담 파마시 채널(self-pay pharmacy channel)을 통해 비만 치료제들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젭바운드’ 다중용량 펜 제형 최저용량을 299달러에 공급하고, 기타 용량들에 대해서는 최대 449달러까지 현행 D2P 약가에 비해 50달러의 할인이 적용되면서 유럽 각국에서 적용되는 수준과 유사한 가격으로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LillyDirect 디지털 플랫폼에서 ‘젭바운드’ 다중용량 펜 제형을 리필처방받은 환자들에게도 499달러를 한도액으로 하는 약가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오프로글리프론의 경우 처음 복용을 개시할 때 149달러의 약가가 적용되도록 하고, 추가로 복용할 경우 한도액을 399달러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LillyDirect에는 편두통 치료제 ‘엠겔러티’(갈카네주맙)와 항당뇨제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 및 ‘마운자로’(티어제파타이드)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 제품들은 본인부담금을 지불하는 환자들에게 기존의 정가(list prices)에 비해 50~60% 할인된 약가로 공급이 이루어지게 된다.

인슐린에 적용되고 있는 월 35달러의 본인부담금 또한 보험 가입 유무와 무관하게 계속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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