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벅거리는 美 스타벅스? 노조원 92% 파업 찬성
고용개선, 임금인상, 부당 고발 해소 등 요구 “6개월째 무응답” 주장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06 17:33   수정 2025.11.06 17:34


 

19세기 미국 문학계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가 허먼 멜빌의 장편소설 ‘백경’(Moby Dick)에 나오는 피쿼드호의 1등 항해사이자 ‘스타벅스’라는 상호의 유래가 된 인물로 알려진 스타벅이 지금 이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면..

미국 ‘스타벅스’의 바리스타 노조가 부당 노동행위(ULP)에 대한 무기한 파업을 92%의 찬성률로 승인했다고 5일 공표했다.

특히 이번 파업 표결 결과는 연중 가장 중요한 홀리데이 시즌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할 만해 보인다.

이날 바리스타 노조 측에 따르면 파업 표결은 ‘스타벅스’의 사측이 고용개선, 임금인상 및 수 백건에 달하는 부당 노동행위 고발 건에 대한 문제 해소 등에 한목소리를 내 왔던 바리스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지난 6개월 동안 새롭고 전향적인 제안을 내놓지 않음에 따라 단행된 것이다.

‘스타벅스’에서 근무해 온 3년차 바리스타로 뉴욕주 버펄로에서 파업을 이끌고 있는 자스민 렐리는 “우리의 투쟁이 ‘스타벅스’의 소매유통업계에서 최고의 직장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스타벅스’는 오로지 브라이언 니콜 회장을 위한 소매유통업계 최고의 직장일 뿐이라고 렐리 바리스타는 주장했다.

렐리 바리스타는 뒤이어 “니콜 회장의 리더십 하에서 ‘스타벅스’는 오로지 뒷걸음질만 해 왔다”며 “공정한 노조 계약과 수 백건의 부당 노동행위 고발 건들에 대한 문제 해소는 ‘스타벅스’의 변화(turnaround)를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현재 너무나 많은 수의 바리스타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보충적 영양지원 프로그램(SNAP: 즉, 푸드 스탬프) 또는 의료보호(Medicaid) 프로그램에 의존한 채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바리스타들이 여전히 제대로 된 생활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렐리 바리스타는 “대다수의 바리스타들이 시간당 15.25달러의 초임을 받으면서 일을 시작하고 있는 데다 한 주당 20시간 근무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마저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바리스타 노조는 오는 11월 13일까지 사측이 공정한 계약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스타벅스’의 연말시즌 홍보행사일인 ‘레드 컵 데이’(Red Cup Day)가 ‘레드 컵 저항의 날’(Red Cup Rebellion)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파업은 미국 내 25개 이상의 도시에서 일제히 개시될 수 있고, 바리스타들은 임금과 근무시간, 인력충원 및 무당 노동행위 관련 고발 건들의 해소 등과 관련한 새로운 제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파업을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스타벅스 노조 연대기구’의 미셸 아이젠 홍보담당자는 “바리스타 노조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공정한 계약을 이끌어 내고 불공정한 노동행위가 종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들을 이행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온 15년차 베테랑 바리스타인 아이젠 홍보담당자는 “우리는 ‘스타벅스’가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원하지만, 회사의 변화와 고객 복귀를 위해서는 먼저 바리스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을 지원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측이 의사방해를 지속한다면 회사의 경영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제 공(ball)은 사측(court)으로 넘어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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