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家 분쟁' 장기화 우려…29일 임시 주총 앞두고 윤동한 회장 '딸'에게 힘 실어줘
콜마비앤에이치 주식 전량 윤여원 대표에 양도 …'증여 주식 반환' 소송도 유지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0-29 06:00   수정 2025.10.29 06:01

콜마 家 권력 분쟁이 쉽사리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28일 콜마그룹 윤동한 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 보유주식 전량을 콜마비엔에이치 윤여원 대표에게 증여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 회장이 증여하는 주식은 69만2418주로, 약 98억원 규모다. 

한국콜마  분쟁의 세 주인공.  (왼쪽부터) 콜마홀딩스 윤동한 회장, 윤상현 부회장,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 대표. ⓒ콜마그룹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다음날 세종시 집현동 산학연클러스터 지원센터서 열리는 콜마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윤상현 부회장의 일방적인 승리를 예상, 분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윤 회장이 윤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보임으로써 콜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은 윤 회장이 지난 7월 윤 부회장의 경영권 행사를 견제하기 위해 신규 이사 선임을 요청한 데서 비롯됐다. 당초 윤 회장 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는 윤 회장 본인을 비롯해 총 10명이었지만, 주총을 닷새 앞둔 지난 24일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 대표를 비롯해 7명이 자진 사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선 윤 회장, 김치봉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전무 등 3인에 대한 선임 안건만 남게 됐다. 지분 구조 상 윤 부회장의 승리가 예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구조상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도 일부 후보를 수용하는 것은 오히려 리더십 약화로 비춰질 수 있어, 이번 주총은 정당한 절차를 통해 공식적으로 거부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성격이 큰 것“으로 봤다.

예측을 뒤엎고 3인의 신규 이사가 선임되더라도, 윤 부회장 측의 지배구조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와 계열사 이사회 구성 모두에서 윤 부회장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콜마홀딩스 지분 구조는 윤 부회장이 31.75%로 최대주주다. 윤 회장은 5.59%를 보유하고 있고, 윤 대표와 배우자 김영훈씨가 10.62%를 보유해 부녀 측 합산 지분은 약 16.21% 수준이다. TOA(구 일본콜마)가 7.8%,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가 5.69%를 보유 중이지만, 달튼은 사실상 윤 부회장 우호 지분으로 평가돼 윤 부회장 측이 지배구조 방어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이사 선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윤 회장 측은 정기주총을 염두에 두고 장기 전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TOA 등 과거 네트워크와의 접촉을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 지분 구도만 놓고 보면 단기간 내에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윤 회장 측이 실질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돌파구는 주식반환청구소송뿐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윤 회장은 2019년 윤 부회장에게 증여했던 콜마홀딩스 주식 약 230만주(무상증자 후 약 460만주) 반환 요구 민사소송을 지난 5월 제기했고, 지난 23일 첫 변론이 열렸다. 당시 윤 회장 측은 여전히 윤 부회장 측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변론기일은 11월 11일이다.

법원이 증여 무효 또는 반환 판결을 내릴 경우 윤 회장의 지분은 18%대 후반까지 증가하고, 윤 부회장의 지분은 유사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윤 회장 지분에 윤 대표 지분까지 합산하면 총 26%대에 이르게 되며, 이는 윤 부회장과 달튼의 합산 지분(약 24%대)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다만 이 소송은 단기간 내 결론이 나기 어렵다. 업계에선 양측이 계속 입장 차를 보이는 만큼 법적 절차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쟁점은 2018년 윤 회장, 윤 부회장, 윤 대표가 지분 증여와 경영권을 두고 합의한 '제3자 합의서'가 부담부 증여로 해석될 수 있는지 여부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7일 열린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에서 윤 부회장은 경영권 싸움의 발단이 됐던 이승화 사내이사를 대표 이사로 선임했다. 뿐만 아니라 윤 대표를 실질적인 경영에서 손을 떼게 했다.

업계 일각에선 콜마 분쟁이 잘 나가는 K-뷰티에 ‘돌부리’가 될 수 있다는 염려가 일고 있다. K-뷰티 수출의 한몫을 담당하는 인디브랜드들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들의 이탈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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