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 분석] 9월 신약 3상 15건…셀비온·퓨쳐켐 'RPT' 온코닉 '네수파립 병용' 도전
신약·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 33건 승인, 국내 개발 12건 포함
암 적응증 임상 16건으로 절반 차지, 대부분 고형암 표적
GLP-1·유전자치료제·이중저해제·패치형 제제 등 신 모달리티 급증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0-29 06:00   수정 2025.10.29 06:01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5년 9월 총 33건의 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국내 승인 기업은 셀비온, 퓨쳐켐, 큐롬바이오사이언스, 이노퓨틱스, 아벤티, 대원제약, 온코닉테라퓨틱스, JW중외제약, 대웅테라퓨틱스다.©픽사베이

국내 제약바이오 임상시험 흐름이 다변화되고 있다. 항암제 중심의 개발 트렌드는 여전하지만, GLP-1 계열 대사질환 치료제, AAV 기반 유전자치료제, PARP/TNKS 이중저해제,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 등 새로운 모달리티와 기술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약업신문이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9월 한 달 동안 총 33건의 신약(개량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계획(IND)이 승인됐다. 이번 승인에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과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 기반 후보물질 등 업계의 관심을 끌 만한 임상들이 다수 포함됐다.

임상 단계별로 보면, 임상 3상과 임상 1상(1/2상 포함)이 각각 15건으로 집계됐다. 2상(2/3상 포함)이 3건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기업 가운데 JW중외제약과 퓨쳐켐이 3상 임상을 승인받았다. 나머지 다수는 다국적 제약사 및 글로벌 CRO가 주도했다. 주요 승인 기업으로는 △한국화이자제약 △노보노디스크제약 △아이콘클리니컬리서치코리아 △한국다이이찌산쿄 △한국아이큐비아 △피피디디벨럽먼트피티이엘티디 △포트리아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로슈 등이 포함됐다.

개발 주체별로는 국외개발 21건, 국내개발 12건으로, 해외 비중이 두 배가량 높았다. 그러나 국내 개발 임상 대부분이 제네릭 개발을 위한 단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이 아닌, 신규 기전과 적응증 확장을 겨냥한 도전적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질환별로는 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6건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3건을 제외한 대부분이 고형암종을 타깃으로 하고 있었다. 국내 개발 과제도 4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국내 대표 방사성 신약개발 기업 셀비온과 퓨쳐켐이 나란히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셀비온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를 대상으로 ‘포큐보타이드(Lu-177-DGUL)’와 ‘키트루다(Pembrolizumab)’의 병용요법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포큐보타이드 은 전립선암 환자의 약 90%에서 발현되는 전립선 특이막 항원(PSMA)을 표적한다.

포큐보타이드는 최근 완료한 1/2상에서 표준요법에 실패한 환자 91명 중 객관적 반응률(ORR)이 35.9%(95% CI 25.00~47.01%)로 나타났다. 이 중 완전반응(CR) 7명(8.97%), 부분반응(PR) 21명(26.92%)으로 확인됐다.

퓨쳐켐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 대상 [177Lu]루도타다이펩(FC705)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다기관에서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최적 지지요법(BSC/SoC) 단독요법과 [177Lu]루도타다이펩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다.

임상 2상 중간 결과에선 첫 투여 시 침샘과 신장에서 가장 높은 흡수선량이 관찰됐지만, 반복 투여 후에는 침샘 선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신장·간·적골수의 선량은 모두 안전 기준치 이하로 유지됐다. 특히 6회 투여 시 신장 누적선량은 18.1Gy, 적골수는 1.28Gy로 나타나 각각 기준치(23Gy, 2Gy)를 크게 밑돌았다. 반복 투여 시에도 주요 장기의 방사선 안전성이 입증돼, 기존의 안전성 우려를 사실상 해결했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큐롬바이오사이언스는 희귀 간 질환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PSC) 신약후보 ‘HK-660S’의 안전성을 추가 검증하기 위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HK-660S는 지난 임상 2a상에서 위약 대비 긍정적인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며 휴먼 PoC를 확보했다.

해당 물질은 FDA와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ODD) 지정을 받았으며, 지난 3월에는 FDA 패스트트랙에도 선정됐다. 유럽 집행위원회(EC)로부터도 ODD를 부여받으며 글로벌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임상 2a상에서는 23명 대상의 안전성 평가에서 HK-660S 투여군의 약물이상반응 발생률이 18.7%로, 모두 경증 내지 중등증 수준이었고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큐롬바이오는 FDA로부터 이미 2b상 IND 승인을 획득해 한·미 다국가 임상에 착수했다.

AAV(아데노부속바이러스) 기반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이노퓨틱스는 파킨슨병 신약후보 ‘IPS101A’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진단 후 10년 이상 지난 중증 파킨슨병 환자(50~80세)를 대상으로 중뇌에 1회 투여 후 안전성, 유효성, 약동학을 평가하는 용량 증량 연구로 진행된다.

IPS101A는 Nurr1 및 Foxa2 치료 유전자를 AAV 벡터를 통해 전달하는 혁신적 유전자치료제다. 이노퓨틱스에 따르면, 전임상 결과에서 1회 투여만으로 파킨슨병 동물모델에서 운동능력 개선과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IPS101A는 알파-시누클레인 축적과 인산화 억제, 염증 완화, 항산화 및 신경영양인자 증가 등 복합적 기전을 통해 뇌 환경을 정상화했다.

아벤티는 노인성 근감소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약 후보 ‘AVTR101’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AVTR1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 목표다. AVTR101은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연구개발 중인 물질로, 이미 다른 적응증에서 사용돼 안전성이 입증됐다.

대원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후보 ‘DW4421’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3종 간의 안전성 및 약동학적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DW4421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신약으로, 국내에서는 네 번째 P-CAB 신약 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앞서 대원제약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2상에서 점막 결손 치유율과 자각증상 개선도 모두에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안전성과 내약성 또한 우수하게 평가돼, 상용화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PARP/TNKS 이중저해제 ‘네수파립(JPI-547)’의 국소 진행성 및 전이성 췌장암 대상 1b/2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mFOLFIRINOX 또는 GemAbraxane 병용요법과 함께 투여해 안전성, 내약성, 유효성을 평가한다. 네수파립은 Tankyrase와 PARP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차세대 합성치사(DDR) 표적 항암 신약 후보다.

온코닉테라퓨틱스에 따르면, 전임상에서 네수파립은 기존 PARP 억제제 올라파립(Olaparib) 대비 10배 옅은 농도에서도 유사한 세포 성장 억제 효과를 보였다. HRD 음성 세포 및 RNF43 변이 췌장암(Wnt-addicted type)에서도 항암 활성이 확인됐다. 또한 면역세포 침투가 어려운 콜드튜머(cold tumor)를 핫튜머(hot tumor)로 전환시키며 cGAS-STING 경로 활성화 및 제1형 인터페론 증가를 유도해 면역치료제로서의 잠재력도 입증했다.

JW중외제약은 자궁근종 치료제 ‘KLH-2109’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KLH-2109는 일본 킷세이제약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한 ‘린자골릭스(Linzagolix)’로, JW중외제약이 국내 독점 개발 및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린자골릭스는 하루 한 번 경구 투여하는 GnRH(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길항제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생성을 억제해 자궁근종으로 인한 과다월경출혈과 통증을 완화하는 기전을 가진다. 특히 린자골릭스는 2022년 6월 EMA로부터 ‘이셀티(Yselty)’로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2024년부터 유럽에서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대웅제약대웅테라퓨틱스는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신약 후보 ‘DWRX5003’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이번 임상은 노보노디스크 주사제형 비만·당뇨 치료제 오젬픽 및 위고비 대비 상대 생체이용률을 비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DWRX5003은 세마글루타이드를 미세바늘 형태로 진피층에 직접 전달하는 주 1회 부착형 패치제로, 대웅테라퓨틱스의 약물전달 플랫폼 ‘클로팜(CLOPAM)’ 기술이 적용됐다. 클로팜 플랫폼은 기존 마이크로니들 패치 평균 30% 대비 80% 이상 생체이용률을 확보했다. 경구제 대비로는 약 160배 높은 수치다.

2025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요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 승인 현황.©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2025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요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 승인 현황.©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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