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신문 자매지 화장품신문이 미국 한인 창업자 네트워크 ‘UKF(United Korean Founders) 주최로 뉴욕 브루클린에서 지난 16~18일 열린 ‘KOOM(꿈) 컨퍼런스 2025’ 뷰티 세션 세미나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미국 뷰티 시장에 관심 있는 브랜드라면 꼭 들어봐야 할 현장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된 KOOM은 스타트업과 투자, K-컬처가 한데 어우러져 한국의 혁신과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회에 걸쳐 뷰티 세션 세미나를 지상 중계한다. <편집자주>
K-뷰티의 미국 진출 무대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리테일로 확장되고 있다. 세포라(Sephora)와 울타(Ulta)를 중심으로 K-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매장 경쟁에 나서면서, 현지 시장에 맞춘 협업 전략과 브랜드 정체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K-브랜드를 미국 뷰티시장에 안착시킨 전문가들은 "미국 오프라인 리테일은 브랜드 신뢰와 소비자 경험을 쌓는 핵심 채널"이라며, 브랜드와 리테일러 간 전략적 협업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메이크업 브랜드 카자(Kaja)를 미국에 론칭한 미미박스 하형석 대표와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Anua)의 울타 진출을 주도한 브레이크스루 뷰티(Breakthru Beauty) 공동설립자 앨리슨 슬레이터 레이(Allison Slater Ray). 두 사람은 ‘KOOM 컨퍼런스 2025’ 둘쨋날인 지난 17일 K-뷰티 세션에서 K-뷰티의 리테일 확장 전략을 대담 형식으로 들려줬다. 이들은 카자와 아누아라는 전혀 다른 성장 경로의 브랜드를 예로 들며, K-뷰티가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구체적 방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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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미미박스를 통해 2014년 미국 시장에 K-뷰티 제품을 가장 먼저 소개했던 하 대표는 "카자는 세포라와 주방에서 같이 요리하듯 함께 만들었다"며 브랜드-리테일러 간 협업 구조가 성공의 핵심이었다고 소개했다.
카자는 2017년 세포라의 제안으로 시작된 브랜드다. 당시 시니어 VP였던 앨리슨 한은 기존 K-뷰티 포트폴리오에 만족하지 못했고, 하 대표에게 “진짜 K-뷰티를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50대 이상 VIP 고객 중심이던 세포라는 20~30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올 브랜드를 원했고, 효능과 감성· 재미를 모두 갖춘 10~20달러대 색조 제품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미미박스는 약 7개월간 40개 이상의 제품을 개발해 카자를 론칭했다.
하 대표는 "당시 유튜버가 대형 팔레트를 들고 화장하는 시대였지만, 우리는 니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 다르다고 판단했다"며 "낮은 가격대, 손가락으로도 쓸 수 있는 휴대성과 쉬운 사용감, 그리고 스킨케어 기술이 적용된 포뮬러와 귀여운 패키지를 강점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론칭 6개월 만에 카자의 아이섀도 '벤토'는 세포라에서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세포라와의 단독 계약이 끝난 뒤 카자는 울타(Ulta), 노드스트롬(Nordstrom), 메이시스(Macy’s) 등으로 유통망을 확장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하 대표는 이 과정을 "카자만의 성과를 넘어 한국 색조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얻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평가하며, 브랜드 스스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고객 저변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리테일 시장을 준비하는 브랜드라면 무엇보다 소비자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현지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소비자에 집중하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세포라 마케팅팀 출신으로 북미 유통에 정통한 레이 대표는 미국 뷰티 시장의 구조와 울타 입점 사례를 바탕으로 실무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 시장이 오랫동안 프레스티지(prestige)와 매스(mass)로 양분돼 있었다며, "최근에는 프레스티지가 아닌 매스 부문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 대표는 대부분의 K-뷰티는 프레스티지와 매스의 중간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누아는 카자와는 전혀 다른 경로로 미국 시장에 진입한 사례다. 2023년 말부터 브레이크스루 뷰티와의 협업을 시작한 아누아는 당시 미국 오프라인 유통망에선 인지도가 전무한 상태였다. 레이 대표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브랜드를 들이지 않으면 손해'라고 느끼게 만드는 스토리를 구축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브랜드 본사 팀이 한국·일본, 아마존 등에서의 실적 데이터를 중심으로 강력한 입점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직접 미국을 방문해 울타 측에 대면 발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직후 울타 내부 팀이 전면 교체되며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고, 결국 첫 대화부터 입점 확정까지 약 1년이 걸렸다.
입점 이후 아누아가 울타에 확신을 준 방법은 '전략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이었다. 아누아는 현장 체험 행사와 디지털 연계 캠페인을 다양하게 전개했고, 오프라인 접점 활용을 계기로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키워나갔다. 울타는 '이 브랜드가 실제로 고객을 매장으로 데려올 수 있다'고 판단해 아누아를 전면 진열 브랜드로 배치했다.
레이 대표는 "아누아의 북미 사업 규모는 울타 입점 1년 만에 약 3배 수준으로 성장했다"면서 "아누아의 성공은 자신들의 브랜드 정체성과 브랜드 가치를 알고 적확하게 투자할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오프라인 진출을 준비하는 K-뷰티 브랜드에게 "절대 코스트코나 TJ맥스에서 브랜드를 론칭하면 안된다"며 "브랜드가 디스카운트 채널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리테일러는 그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두 채널은 제품 가격이 낮고, 브랜드가 단기간에 매대에서 빠질 수 있는 구조라 장기 전략 구축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레이 대표는 "제품이 아무리 훌륭해도 마케팅을 못하면 소용이 없다. 브랜드들은 아마존, 틱톡숍, D2C 채널에서 먼저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두 연사는 K-뷰티의 다음 단계는 ‘지속 가능한 리테일 전략’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레이 대표는 "오프라인 리테일은 이제 트렌드를 뒤쫓는 공간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직접 보여주는 무대"라고 말했다. 하 대표는 "리테일 파트너와 함께 시장에서 통할 해법을 논의하면서도, 자기 브랜드의 진짜 DNA는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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