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제약사·디지털헬스케어 손잡다…세레나 윌리엄스도 합류

윌리엄스, 출산 후 체중 관리 실패 고백…“의지가 아닌 과학” 강조 노보 노디스크·일라 릴리와 연계된 디지털 헬스케어 전략 가속 Ro, 스포츠 스타 내세운 환자 인식 전환 시도

세레나 윌리엄스가 Ro의 유튜브 캠페인에서 GLP-1 의약품을 활용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 Ro 유튜브

테니스 역사상 23차례 그랜드슬램을 제패한 세레나 윌리엄스가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Ro의 새로운 홍보 파트너로 나섰다. 윌리엄스는 출산 이후 체중 감량 과정에서 GLP-1 의약품을 활용한 경험을 공개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유명인 마케팅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의 전략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역할이 교차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윌리엄스는 둘째 출산 이후 훈련과 식단 관리에도 불구하고 체중 감량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의지력이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이었다”며, “내 몸에는 GLP-1과 임상적 지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Ro는 이를 강조하며 체중 관리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과학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캠페인은 디지털, 방송, 옥외 등 다채로운 채널을 통해 전개된다. 30초 광고에서 윌리엄스는 “GLP-1은 지름길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강조하며, 실제로 8개월간 약 14kg(31파운드)을 감량한 경험을 전했다. 이는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 국내 상품명 마운자로) 임상 3상 결과와 비교해 체중 감소량은 다르지만, 약물 복용 기간과 감량 속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준다.

Ro는 2017년 설립된 미국의 직접 환자 대상(DTC, Direct-to-Consumer)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원격 진료를 통해 환자들에게 약물과 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기에는 발기부전 치료제 같은 생활 의학 분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만성질환 관리, 피부과, 체중 관리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GLP-1 계열 약물 수요 급증에 맞춰 조제 버전을 제공하다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와의 협력을 통해 정품 의약품까지 확보하며 입지를 강화했다.

Ro의 모델은 단순 약물 공급에 머무르지 않고, 원격 진료·환자 모니터링·생활습관 코칭을 결합한 통합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기존 제약사와 차별화된 접근으로, 환자와 직접 연결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제약사의 파트너이자 잠재적 경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적인 제약사들은 GLP-1 계열 의약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며, 당뇨병 및 비만 치료 분야에서 압도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 역시 젭바운드와 마운자로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은 단순히 약물 판매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헬스케어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전략을 병행한다. 노보 노디스크는 일부 기업과의 계약을 해지하면서도 Ro와의 협력은 유지하고 있으며, 릴리 역시 테크 기반 기업들과 연계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환자 개개인에게 직접 다가가는 플랫폼 기업의 가치가 제약사의 글로벌 전략 속에서 핵심 요소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Ro는 이번 캠페인에서 윌리엄스뿐만 아니라 NBA 전설 찰스 바클리도 기용했다. 바클리는 한때 GLP-1을 통해 50파운드 이상 감량했지만 중단 후 체중이 다시 늘어나자, 올해 Ro와 재도전을 선언했다. Ro는 이러한 사례를 통해 GLP-1 치료가 단기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인 관리와 복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캠페인이 단순히 유명인의 체험담을 넘어, 환자들에게 과학적 기반의 체중 감량 치료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Ro와 같은 DTC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제약사와 환자 사이에서 새로운 ‘가교’ 역할을 하며, 향후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GLP-1 계열 약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례는 제약사·디지털 헬스케어 기업·환자 간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