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 한국이 접수한다"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 출발
약물 반응 예측, 독성 검증, 질환 모델링 등 기존 동물실험 한계 보완 및 대체
표준화와 국제 협력, 데이터 공유 체계 구축해 글로벌 오가노이드 산업 중심 도약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8-14 06:00   수정 2025.08.14 06:40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 임원진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국내 오가노이드 산업을 아우르는 국가 단위 협력체가 첫발을 내디뎠다.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은 기술 표준화, 산업화, 국제 규제 대응을 통합해 한국을 아시아 오가노이드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지난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 호텔에서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의 창립총회 및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번 컨소시엄은 국내 오가노이드 생태계를 하나로 묶어 표준화, 제도 기반 확립, 상용화 지원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초대 회장은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박정태 부회장이 맡았다. 부회장직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김동중 부사장이 올랐다. 

컨소시엄 회원사는 △강스템바이오텍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넥스트앤바이오 △넥셀 △대웅제약 △로킷헬스케어 △멥스젠 △바이오솔루션 △바이오솔빅스 △바이오스페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세라트젠 △셀로이드 △셀인셀즈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오가노플러스 △에드믹바이오 △엠비디 △코아스템켐온 △큐리에이터 △클리셀 △토모큐브 △티앤알바이오팹 △피디젠 △HLB바이오스텝 △JW중외제약 총 27곳이다. 

학·연·기관 회원사는 △한국인공지능협회 △첨단재생의료산업협회 △한국독성학회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 △한국줄기세포학회 △국가독성과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전남바이오진흥원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경북테크노파크 △충북테크노파크 18곳이 참여했다.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 초대 회장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박정태 부회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박 회장은 출범 선언에서 "이번 컨소시엄은 단순한 협의체를 넘어,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정부가 경계를 넘어 힘을 합치는 새로운 모델"이라며 "국내에 흩어져 있던 오가노이드 연구 역량과 산업 자원을 하나로 모아,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협력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세계적 흐름, 동물실험에서 오가노이드로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환자 조직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장기와 유사한 기능과 구조를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약물 반응 예측, 독성 검증, 질환 모델링 등에서 기존 동물실험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최근 몇 년간 동물실험 축소 정책을 강화하며 대체시험법의 채택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NIH는 올해 초부터 동물실험만을 포함한 연구 과제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FDA 역시 NAMs(신규 접근방법)의 규제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EU는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로드맵을 공개했으며, 일본은 3R(대체·감소·개선) 원칙을 일찍이 제도권에 반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은 축사에서 "오가노이드 기술은 더 이상 실험실에 머무는 연구 도구가 아니라, 이제는 규제 체계 속에서 실제 평가와 심사에 활용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처장은 "2027년 국내에서 개최되는 '제14차 동물실험·대체 국제회의(WC14)'는 한국이 동물대체시험 분야에서 국제 규제 논의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하고, 한국 오가노이드 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전통적인 신약 개발은 평균 15년, 3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비용도 약 7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상 후보물질의 반응을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로 사전에 예측하면, 후기 임상 실패로 인한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약 15억6천만 달러 규모인 오가노이드 시장은 2029년 42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 22%에 달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보다 높은 23~29% 성장세가 예상된다. 국내 시장은 올해 약 2500억원 규모에서 2030년까지 매년 26%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 운영 로드맵…세 분과 중심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은 △표준·정책 △산업화·재생연구 △정보·협력 세 분과를 축으로 운영된다. 표준·정책 분과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시험법 개발과 정부 정책 제안, 산업화·재생연구 분과는 상용화 촉진과 재생의학 응용 확대, 정보·협력 분과는 규제·시장 정보 공유 및 해외 네트워크 강화를 목표로 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분과별 워킹그룹을 출범시키고, 국내 최초 '오가노이드 기술 표준화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1회 기술 세미나도 열고,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정책 제안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오는 12월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 최초로 '오가노이드·ATMP(첨단바이오의약품) 다국가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 각국 규제기관, 산업계, 학계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아시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진호 원장은 "오가노이드 시험법이 국제 표준에 등재되는 순간, 기술 주도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최정민 이사는 "표준화와 국제 협력, 데이터 공유 체계를 구축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오가노이드 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이정석 회장은 "오가노이드가 질환 특이 반응 재현과 맞춤형 후보물질 발굴, 안전성 평가 효율화에 강점이 있다”며 “이제는 이를 표준화·정책·규제 대응으로 연결해야 하며, 컨소시엄이 그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의 창립총회 및 출범식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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