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가 글로벌 GLP-1 시장 경쟁 격화 속에서 마지어 마이크 도우스다르(Maziar Mike Doustdar) 신임 CEO를 내정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8월 7일부터 마지어 마이크 도우스다르 현 국제사업부 총괄 부사장을 CEO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전임 라스 푸르에고르 요르겐센 CEO는 지난 5월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도우스다르는 오스트리아 빈 지사에서 사무직으로 시작해 30년 이상 회사에 몸담은 내부 승진 인사로, 미국 시장에 직접 관여한 경험은 없으나 조직 운영과 해외사업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인사는 노보 노디스크가 당초 제시했던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직후 발표돼 더욱 주목된다. 회사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2025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보다 5-7%포인트 낮춘 8-14%로 조정했으며, 영업이익 성장률 역시 10~16%로 하향 조정했다. 이 발표 이후 주가는 장 초반 20% 이상 급락했다.
하향 조정 배경에는 미국 내 GLP-1 계열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오젬픽·리벨서스)의 성장 둔화와 복제약 문제, 그리고 국제 시장 내 침투율 저조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미국 시장에서는 GLP-1 계열 복합약물(compounded GLP-1s)의 불법 유통 지속, 시장 확장 속도 둔화, 경쟁사의 공세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의 터제파타이드 프랜차이즈(지프자우드 등)와의 격차도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노보는 미국 내 복제약 차단을 위해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FDA는 5월 22일 이후 대량 조제의 법적 예외기간을 종료했지만, 여전히 불법 복제 GLP-1 제제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환자를 위해 연방 및 주 정부의 보다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우스다르 신임 CEO와 함께 연구개발 조직도 개편된다. 기존 연구·개발을 통합해 마틴 홀스트 랑 박사가 최고과학책임자(CSO)로 선임되며, 마르쿠스 쉰들러 현 CSO는 은퇴한다. 이번 R&D 개편은 비만·당뇨 영역의 파이프라인 역량을 강화하고, 외부 파트너십을 통한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Citi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실적 하향 조정과 조직 개편이 노보 노디스크뿐만 아니라 GLP-1 시장 전반에 대한 구조적 경고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성장이 더딜 경우 경쟁사인 릴리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