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반기 신규 화장품 원료 80종 등록… 전년比 73.9%↑
식물·바이오·합성 원료 다변화… 광둥성 집중 속 기술 분화 뚜렷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28 06:00   수정 2025.07.28 06:01

2025년 상반기 중국에서 신규 화장품 원료로 등록된 80종 가운데 86%가량은 중국 기업이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기업의 비중은 13.75%에 그쳤다. 등록 건수와 기술 유형 모두에서 중국 기업이 주도권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규 원료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73.9% 증가했으며, 6개월 만에 2024년 연간 등록 건수(90건)에 근접했다. 중국 화장품 산업의 원료 국산화가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규 원료 등록은 단순한 수적 확대를 넘어, 원료 기술과 기업 전략의 다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도 작용한다. 식물 유래 성분, 생물학적 활성 물질, 기능성 합성 원료까지 다양한 기술 방향이 동시에 관측됐으며, 지역별·기업별 분포 역시 뚜렷한 양상을 드러냈다.

중국의 신규 화장품원료등록이 1~6월 누적 80건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3.9% 증가했다.

중국의 화장품 산업 규제·정보 플랫폼 ‘장구이칭바오쥐(妆规情报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에 등록된 총 80종의 신원료 중 약 34%에 해당하는 27종은 광둥성에서 신고됐다.

이어 장삼각 지역(상하이·항저우 등)에서 12.5%인 10종을 기록했다. 베이징과 산둥은 각각 5종, 윈난은 6종을 등록했다.

기업별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광둥성의 선전 웨이치커지(维琪科技)와 자회사 웨이치이야오(维琪医药)가 총 6종을 등록하며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이탈리아 기반 글로벌 기업 인터코스(Intercos)가 2위를 차지했다. 등록 원료 5종 중 3종은 폴리우레탄 계열 합성 원료로, 화학 기반 기술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윈난 베이타이니(贝泰妮)는 식물 유래 원료 4종을 등록해 3위를 기록했다. 화시바이오(华熙生物)와 자회사 화시지가오(华熙济高), 광저우 화항성우(花航生物), 광둥 화지(花肌) 등은 각각 3종을 등록하며 공동 4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각각 바이오 기술, 합성 개량, 전통 식물 활용 등 각기 다른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전체 등록 건수의 대다수가 자국 기업에 의해 이뤄진 셈이다. 해외 기업은 인터코스의 5종을 비롯해 총 11종(13.75%)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참여율을 보였다.

2025년 상반기에 가장 많이 등록된 원료는 '금이 자실체 추출물(Naematelia Aurantialba Extract)'로, 총 3건이 접수돼 최다를 기록했다. 2021년 이후 누적 신고 건수는 6건에 달한다. 금이는 은이과에 속하는 식·약용 균류로, 다당체 성분을 함유해 보습·항산화·피부 회복 효과를 가진 원료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내 다수 기업이 반복 등록한 점에서 고기능 보습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피롤로퀴놀린 퀴논 이나트륨염(Pyrroloquinoline Quinone Disodium Salt)’ ‘후코오스 유도 락토오스(Fucosyllactose)’ ‘디하이드록시페닐에탄올(Dihydroxyphenylethanol)’ '홍경천 글리코사이드(Rhodioloside)' 등이 각각 2건씩 등록됐다. 모두 항산화·보습·진정 등 기능 중심 성분이다.

보고서는 “올 상반기 등록 원료들은 성분 유형에 따라 기술 개발 방향이 뚜렷하게 갈린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고삼알칼로이드 카페산염(Matrine Caffeate)'이나 '금이 자실체 추출물(Naematelia Aurantialba Extract)' 등 식물성 원료는 피부 진정과 회복 효능 중심의 천연 지향 전략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팔미토일-25펩타이드-12(Palmitoyl Pentapeptide-12)' 같은 생물활성 펩타이드는 안티에이징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나트륨 히알루론산 살리실레이트(Sodium Hyaluronate Salicylate)' 같은 합성 원료는 기존 기능의 개량과 감각 최적화를 겨냥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은 고도화된 합성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학적 혁신에 집중하는 반면, 중국 기업은 식물 자원과 생물 추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천연 지향 원료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 선호와 기업 기술축적의 방향성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한편, 올 상반기에는 '효모/진주 발효 용해산물 여과액' '폴리우레탄-34' '폴리우레탄-48' 총 3종의 원료가 자진 취소됐다. 6월 말 기준으론 누적 7종이 말소됐고, 자진 취소는 9종에 달했다. 보고서는 제도 도입 초기 과열된 등록 열기를 지나, 현재는 검증과 조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장품 기업에게 신규 원료는 제품 차별화를 위한 핵심 수단이다. 하지만 제도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안정적인 제품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최근에는 정교한 효능 설계와 소비자 감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한편, 규제 대응과 리스크 관리까지 고려한 전략이 요구된다. 브랜드 스토리를 설계하는 출발점이 된 원료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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