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술·가치 중심 소비 부상… 브랜드 설계 기준 달라진다
뷰티 산업 전반에 루틴·채널·메시지 전략 변화 요구돼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28 06:00   수정 2025.07.28 06:01

뷰티 소비자의 우선순위가 건강, 기술, 윤리적 가치로 옮겨가면서 시장 기준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NielsenIQ, 이하 NIQ)가 최근 발표한 ‘2025 헬스·뷰티·홈 국가 보고서(State of the Nation)’에 따르면, 소비자 기대와 선택 기준이 달라지면서 브랜드에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뷰티 분야는 개인 루틴, 기능성, 유통 채널 전반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소비자들의 1순위 관심은 '건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건강을 생활비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비타민, 저당 식품,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을 일상 루틴에 포함시키고 있다. 뷰티에선 특히 웰니스 효과와 효과 검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택 기준이 변화하는 중이다.

기술 수용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와 개인 맞춤형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 기대치를 한층 높였다. 스마트 미러, 피부 상태 추적 센서, AI 기반 루틴 추천 기능 등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피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질적 가이드를 제공하면서, 기능성 중심 소비자에게 구체적인 효능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소비자들은 이제 브랜드 인지도나 유행보다, 스스로의 피부 상태에 맞춘 기술 기반 솔루션을 더 높은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

유통 전략 역시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것만으론 소비자 선택을 이끌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젠 단순히 제품이 눈에 띄는 곳에 있다고 해서 팔리지 않으며, 온라인에서도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 플랫폼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노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NIQ는 D2C(Direct-to-Consumer, 소비자 직접 판매) 모델과 소셜 플랫폼 중심의 구매 트렌드가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일용소비재) 전반에서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 접점은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품을 둘러보고 비교한 뒤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점점 브랜드 자체 플랫폼이나 콘텐츠 채널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기프트 수요도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가족과 친구를 위한 건강·뷰티 제품 구매가 증가하면서, 브랜드 메시지 설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이제 뷰티 브랜드는 자기표현뿐 아니라 관계 중심의 선물용 메시지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자기만족을 넘어 정서적 가치를 담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리적 소비와 지속가능성도 핵심 고려 요소가 됐다. 보고서는 "이젠 대부분의 소비자가 '깨끗함(clean)'과 '윤리적 소비'를 하나로 인식한다"며, 제품 설계 단계서부터 투명한 원료 사용과 환경을 고려한 포장, 착한 가격 등이 함께 충족돼야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기준도 재편되는 중이다. 단순히 고가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되지 않고, 가격 대비 납득할 수 있는 품질, 혁신, 목적성이 요구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좋은 성분' '과학 기반의 기능' '가시적 효능'을 기준으로 제품을 분류하고 있으며, 이 세 가지 요건을 갖춘 브랜드만이 높은 가격대를 정당화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NIQ의 알렉스 헤퍼넌(Alex Heffernan) 헬스·뷰티·개인용품 인사이트 매니저는 코스메틱디자인 유럽(CosmeticsDesign Europe)과의 인터뷰에서 "브랜드와 리테일 모두 높아진 기대치, 빠른 기술 채택, 새로운 유통 채널 경쟁이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젠 단순한 성장이 아닌 '의미 있는 소비'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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