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이어 EMA도 고개 끄덕…CHMP, 글로벌 신약에 ‘패스트패스’
조건부 승인부터 글로벌 신속 절차까지…FDA-EMA 간 규제 조화 움직임 뚜렷
HIV·알츠하이머·산후우울증·희귀질환까지…다분야 혁신약 승인 릴레이
오노·인트라바이오·서비에 등 유럽 승인 확보…FDA와 시차 좁혀져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28 06:00   수정 2025.07.28 06:01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최근 일곱 가지 혁신 의약품에 대해 잇따라 승인 권고 의견을 발표하면서,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 신약 ‘키순라(Kisunla)’와 길리어드의 장기 지속형 HIV 예방주사제(PrEP) ‘예이투오(Yeytuo, 미국명 예즈투고(Yeztugo))’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권고안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릴리의 키순라다. 4개월 전 거절됐던 이 약물은 조기 알츠하이머 환자 중 특정 유전자형(ApoE4가 0개 또는 1개 보유)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이 권고됐다. ApoE4를 두 개 보유한 환자에게서는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부작용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건부 권고는 3개월 전 동일 기준으로 승인된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Leqembi)’와 동일한 접근이다.

릴리는 이미 미국 FDA에서도 유사한 절차를 거쳐 지난해 7월 승인을 받았으며, 이달 초에는 ARIA 발생률을 낮추는 새로운 점진적 용량 증가 요법도 허가를 받았다. 해당 요법은 이번 CHMP 권고에도 적용된다.

한편 길리어드의 HIV 예방주사 ‘예이투오’(성분명 레나카파비르)는 연 2회 피하주사로, 특히 치료 접근성이 낮은 계층의 감염 예방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 중요 사안’으로 신속 심사와 승인 권고가 이뤄졌다. 해당 약물은 WHO 및 아프리카·아시아 국가 규제당국이 참여한 'EU-Medicines for all' 프로그램에서도 검토돼 글로벌 시장 진입 속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산후우울증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는 'Zurzuvae(성분명 zuranolone)'도 CHMP 권고를 받았다. 미국에서 작년 FDA 승인을 받은 뒤 Supernus가 개발사인 Sage Therapeutics를 5억 6천만 달러에 인수하며 주목받았던 약물이다.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연이은 승인 소식이 전해졌다. 리소좀 축적질환인 니만픽병 C형 치료제 ‘Aqneursa’(인트라바이오), 유전성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Tryngolza’(아이오니스), 뇌종양 저등급 성상세포종 및 희귀 올리고덴드로글리오마 치료제 ‘Voranigo’(서비에), 그리고 최초의 경구용 선천성 혈관부종 치료제 ‘Ekterly’(KalVista)의 CHMP 승인 권고가 이어졌다.

그 외에도 오노제약이 지난해 24억 달러에 인수한 디사이퍼라 파마슈티컬스의 TGCT(건막거대세포종) 치료제 ‘Romvimza’도 승인 권고를 받으며, 동일 적응증을 가진 다이이찌산쿄의 ‘Turalio’와 유럽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이번 CHMP의 승인 권고는 미국 FDA와의 간극을 좁히는 동시에, 유럽 시장 내에서 혁신치료제 도입 속도를 끌어올릴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희귀질환, 감염병, 정신질환 등 공중보건 핵심 영역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전략적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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