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정보원, 약국 청구프로그램 'PM+20'으로 전면 전환 선언
PIT3000 내년 6월 운영 종료…"디지털 전환 위한 전략적 선택"
클라우드·AI 대응 체계 강화…PSP 개발은 '실패' 매몰 처리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6-25 06:00   수정 2025.06.25 06:01
유상준 약학정보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약사회관에서 열린 전문언론 간담회에서 약국 청구 프로그램 ‘PM+20’ 전면 전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약업신문

약학정보원이 20여 년간 운영돼 온 약국 청구 프로그램 ‘PharmIT3000’(PIT3000)을 내년 6월 30일부로 종료하고, 차세대 프로그램 ‘PM+20’으로의 전면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번 전환은 단순한 프로그램 교체를 넘어, 약국의 디지털 전환과 미래 기술 대응을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3일 서울 서초구 대한약사회관에서 열린 전문언론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유상준 약학정보원장은 “PM+20 단일화를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개발·QC·고객지원 등 조직 역량을 집중 강화하고 있다”며 “내년 6월을 기점으로 PIT3000을 완전 종료하고 PM+20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IT3000은 2000년대 초반 도입된 PM2000을 기반으로 기능이 보완된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도 전국 약국의 절반가량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Delphi 2009 개발환경의 노후화, Windows 11과의 호환 한계, 느린 속도, 제한된 기능 등으로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반면 2021년 출시된 PM+20은 △로그인 속도 단축(8초 이내) △원클릭 청구 △청구 속도 2배 향상 △팜차트 확대 △그래픽 차트·재고관리·고객분석 등 경영기능 등 다양한 신기능이 탑재됐다.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도입이 가능한 최신 구조로 설계돼, 약국의 업무 환경 혁신을 가능케 할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약정원은 이번 전환을 위해 전담 조직을 꾸려 기술 지원 체계를 정비하고, 유지보수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환 기한 이후 PIT3000은 업데이트가 불가능해져 실질적 사용 중지가 이뤄질 예정이다. 유 원장은 “두 프로그램을 병행 운영할 경우 개발 리소스와 지원이 분산돼, PM+20 중심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는 최광훈 전 회장 집행부 시절 추진됐던 클라우드 기반 PSP(Pharmaceutical Service Platform) 개발 사업도 도마에 올랐다. 유 원장은 “PSP는 개발률 0%로 실질적 진행이 없었으며, 약 4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결과적으로는 매몰 비용으로 판단된다”며 “현재는 해당 프로젝트를 재추진할 계획이 없고, PM+20의 안정화와 고도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환 과정에서 기존 프로그램 사용 비중이 높은 현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유 원장은 “약국 현장의 인식 성숙도와 기술적 안정성이 높아졌고, 유지보수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점진적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AI 등 미래기술의 적용 측면에서도 PIT3000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장 내 경쟁 프로그램 대비 점유율 하락 우려는 기능 고도화와 성능 개선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약사회와 약정원은 과거 PIT3000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PSP 개발을 예고한 바 있으나, 본격적인 개발 착수 없이 사업이 종료되면서 약사사회 내 책임론이 대두된 상태다. 대의원총회에서 제기된 법적 책임 문제에 대해서 “현재 법적 조치 계획은 없고, 차기 총회에서 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유 원장은 선을 그었다.

이번 전환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변경이 아니라, 약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환경 적응을 위한 토대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약정원은 “회원약국이 혼란 없이 시스템을 전환하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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