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복산나이스·스즈켄, '한국형 의약품유통 모델' 본격 추진
"대형화·선진화로 생존 돌파구 찾는다"…전산·물류 등 공동사업
"유통도 사회 인프라"…일본 벤치마킹, 고도화·ESG까지 구체화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6-18 06:00   수정 2025.06.18 06:01
동원약품과 복산나이스, 한국스즈켄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 대형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현준재 대표, 현준호 대표, 엄승욱 대표, 조승욱 대표. ©한국의약품유통협회기자단

"의약품유통업계에 한국형 모델을 제시하며, 국내 의약품 유통 시장의 대형화와 선진화를 이끌어내는 초석을 다지겠습니다."

동원약품그룹, 복산나이스, 일본 스즈켄이 손잡고 국내 의약품 유통산업의 대형화·선진화에 나선다.

동원약품 현준호 대표, 동원아이팜·동원헬스케어 현준재 대표, 복산나이스 엄승욱 대표, 한국 스즈켄 조성욱 대표는 최근 본지와 만나, 자본 및 업무 제휴를 통해 ‘한국형 의약품 유통 모델’ 구축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복산나이스 엄승욱 대표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에서 생존하고, 동시에 혁신을 통해 성장 기회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며 세 회사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생산성과 혁신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동원약품 현준호 대표도 "이제 유통은 자본이 많이 드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고, 대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더 큰 회사 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들 3사는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제약사의 의약품 유통마진 축소 △인력난 등 유통업계의 구조적 위기 속에서 ‘대형화’를 생존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스즈켄 조성욱 대표는 "일본은 정부·요양기관·제약사·유통업체가 하나의 팀으로 협력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유통업체는 사회 인프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제는 의약품 유통산업 고도화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원아이팜·동원헬스케어 현준재 대표는 "일본에선 유통센터 부지 선정까지 정부와 협의할 정도로 유통업체가 기간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헬기장 등 재난 대응 시설도 갖춘 시스템이 인상적"이라고 소개했다.

3사는 이번 제휴가 단순한 생존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대형화·선진화를 통한 구조 전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며,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내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3년간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오며 상호 신뢰를 쌓아온 3사는, 이번 제휴가 인수·합병처럼 일방적 흡수 구조가 아닌 '함께 나아가는 파트너십'이란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봤다.

조성욱 대표는 "유통은 단순화되고 투명해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진다"며 "한국은 아직 다단계 구조로 인한 비효율과 불투명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유통도 사회 인프라의 일부로 정비돼야 한다"고 밝혔다.

엄승욱 대표는 "전국망 확보를 넘어, 물류·콜드체인 등 고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유통망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물류체계 구축은 물론, TMS·CRM·품질관리·ESG까지 대응할 수 있는 기반 시스템을 공동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준재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비즈니스를 계속 이어가려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우리는 그 준비가 돼 있었다"며, 스즈켄의 앞선 서비스와 정책을 배우는 동시에 국내 현실에 맞는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협력이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에 새로운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할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준호 대표는 "IT 개발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만큼, 3사의 경험과 기술력을 결합해 ERP, WMS, WOS 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로봇·AI 기반 물류 자동화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사는 향후 △물류 위수탁 △헬스케어 PB상품 개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신규 서비스 발굴 등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엄승욱 대표는 "신규 사업 검토 시 기존 사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지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전산 시스템을 고도화해 요양기관의 품절·반품·클레임 대응 등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현준호 대표는 "의약품 유통의 이익 구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영업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시대"라며 "규모 확대와 비용 절감, 제약사와의 차별화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엄승욱 대표는 "앞으로 10년 내 인력난과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와 최신 기술 도입이 유통업계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준재 대표는 "일본에선 의약품 플랫폼의 중심에 유통업체가 있다"며 "우리 3사도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함께 한국 의약품 유통산업의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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