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된다면 골키퍼가 공격수 되는 격”…팬데믹 영웅 ‘정은경’, 복지부 장관 임명될까
하마평 무성한 복지부 장관 후보에 정은경‧이국종 ‘갑론을박’
“정은경 전 청장 성향상 장관직에 안맞아” 의견도 다수 존재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6-17 06:00   수정 2025.06.17 06:01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매일  정례브리핑을 진행하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의 모습. 

지난 16일 오후 6시 국민추천제 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하마평이 무성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에 누가 오를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각종 SNS 등 커뮤니티에서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과 최근 부산시의사회가 추천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을 두고 누가 더 적임자인지를 평가하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산하기관, 국회 등에선 다소 의외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정은경 전 질병청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신종 감염병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함으로써 혼란스러운 민심을 진정시키고 세계적인 팬데믹 대응 모범 사례를 보여주며 국민적 신뢰를 얻은 바 있다. 여기에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함에 따라 새 정부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란 예측이 이어지면서 차기 복지부 장관 적임자로 일찍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정치권과 정부 측에서는 이와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다. 그가 장관직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은경 전 청장은 평소 그의 성품과 업무 성향을 미루어 봤을 때 장관직에 맞지 않는다”라며 “만약 그가 장관에 임명된다면 골키퍼가 공격수로 나서게 되는 셈이다. 정 전 청장에게는 장관직보다 그에게 더 적합한 다른 직무를 맡기는 게 순리”라고 전했다.

과거 정 전 청장과 함께 업무를 한 적이 있다고 밝힌 복지부 산하기관 관계자도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 관계자는 “그(정 전 청장)는 장관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에도 공무원 중 유독 겸손하고 자신을 낮추는 게 몸에 벤 사람이었다. 물론 그러한 모습은 공무원으로서 귀감이 된다고 볼 수 있겠으나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그가 장관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목받았던 정은경 전 청장의 낡은 신발.  

이처럼 정 전 청장을 아는 이들은 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그가 언급되는 것을 두고 하나같이 “그를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 전 청장 본인 역시 복지부 장관직에 뜻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차기 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거론된다는 질문에 “정권 교체 후 서울의대 임상교수로 복귀할 것”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 국민추천제에 복지부 장관으로 정 전 청장이 여러 차례 추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행보에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국민주권정부’ 취지에 맞게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인 국민추천제를 처음 시행했다. 장‧차관직에 적합한 숨은 일꾼을 국민이 직접 추천해달라는 주문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기준 7만4000여건의 추천이 접수됐다며, 추천 횟수보다는 추전 사유에 더 중점을 두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SNS에는 복지부 장관직을 두고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과 정 전 청장 중 누가 더 적임자인지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습도 목격된다. 정 전 청장을 적임자로 꼽는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그가 보여준 국가 위기관리 능력과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개혁을 안정적으로 완수하고 의정갈등을 해결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의사회가 추천한 이국종 병원장이 복지부 장관에 적임자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부산시의사회는 국민추천제 이틀째인 지난 11일 이 병원장이 의사 입장을 고려한 의료개혁을 추진하길 바란다며 그를 복지부 장관 후보로 공식 추천했다. 이 병원장은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닥터헬기 사업을 함께 추진하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응급 현장에서의 능력과 행정력은 별개이므로 이를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대통령실은 16일 오후 6시 국민추천제 접수가 마감되면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한 후 투명한 검증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복지부 장관은 환자 중심의 의료개혁과 의정갈등 해소,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구축 등을 수행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에 임명되는 요직인 만큼, 국민 신뢰를 얻는 적임자로 누가 지목될 지 한동안 뜨거운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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