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더마·OEM 총출동, 진화한 '코스모뷰티서울'
K-뷰티 성과·가능성 확인…'차별화'는 숙제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30 06:00   수정 2025.05.30 06:01
▲ 28~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코스모뷰티서울 X K-뷰티페스타’ 입구 전경. ⓒ뷰티누리

뷰티 대기업, 인기 있는 인디 브랜드, 정부 관계자들과 외국인 바이어들이 총출동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K-뷰티 대표 박람회 ‘코스모뷰티서울 X K-뷰티페스타’ 현장은 확대된 규모와 더 뜨거워진 열기로 가득했다.

28일 개막해 30일까지 이어지는 코스모뷰티서울은 국내 화장품 관련 브랜드사, 원료사, OEM·ODM, 제조, 포장, 용기, 이미용, 에스테틱 등 다양한 분야가 총망라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기업과 브랜드의 부스가 많이 보였다. 그중 하나가 애경산업이다. 애경산업 규모의 기업이 국내 화장품 박람회에 참가하는 일은 흔치 않다. 애경은 샴푸, 치약 등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했으며, 외국인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 (왼쪽부터) 애경산업, 센텔리안24, 바노바기코스메틱, 유이크 부스 모습. ⓒ뷰티누리

‘더마’를 강조하는 브랜드와 제조사들이 눈에 띄었다. 피부 에스테틱 전문 브랜드 닥터상떼, 바노바기 피부과·성형외과의 반재용 원장이 만든 더마 브랜드 바노바기코스메틱, 더마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디퍼앤디퍼 등 다양한 전문가 기반 피부 효능 중심 브랜드가 참가했다.  

디퍼앤디퍼는 이번 전시회에 신제품 ‘레드 엑소좀 스킨부스터’를 선보였다.  29일 부스에서 만난 디퍼앤디퍼 안현주 대표는 “우리는 전시회에 자주 참가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부스를 더 넓고 크게 꾸며서 참가했고 확실히 반응이 좋다”며 “괜찮은 바이어들이 문의를 해와 테스팅을 제안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퍼앤디퍼는 중국과의 협업을 앞두고 있으며, 하반기 중 말레이시아 샤샤 등 동남아 채널에도 수출이 예정돼 있다.

제약사의 뷰티 브랜드도 참가했다. 동국제약의 스킨케어 브랜드 ‘센텔리안24’와 제약바이오기업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옴 브랜드 ‘유이크’도 각각 부스를 한 칸씩 차지했다.동국제약의 스킨케어 브랜드 ‘센텔리안24’, 제약바이오기업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옴 브랜드 ‘유이크’도 각각 부스를 한 칸씩 차지했다.

센텔리안24 부스에서 손님을 맞던 브랜드 관계자는 “몰려드는 문의로 물건도 명함도 모두 소진됐고, 하루 만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000명 이상 증가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면서 “가장 문의가 많은 제품은 대표 제품인 ‘마데카크림’ 라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새로 출시한 ‘마데카크림 타임리버스’ 제품은 올해 코스모뷰티서울 어워드 ‘루키오브더이어’를 수상하기도 해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이크 관계자는 “3년 연속 코스모뷰티서울에 참가했는데, 올해가 가장 붐비고 특히 중동에서 온 바이어들이 많이 찾아온다”면서 “대표 제품인 미스트나 클렌징밤을 추천해드리고 있는데 관심도가 높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디퍼앤디퍼, 리터뉴, 두성페이퍼 부스 모습. ⓒ뷰티누리

포장, 용기 관련 업체들도 대거 참가했다. 특히 이번에는 포장 단상자에 쓰이는 종이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형형색색 원지를 들고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두성페이퍼는 다양한 컬러의 종이와 실제 제품화된 모형을 부스에 선보여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두성페이퍼 관계자는 “단상자, 패키지뿐 아니라 명함, 브로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원지를 선보이고 있다”면서 “최근 화려하고 화사한 컬러의 포장을 찾는 화장품 업체들이 늘어나 박람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모뷰티서울은 개막에 앞서 ‘루키오브더이어’ 어워즈를 열고, △바를 ‘시카 밤부 토너패드’(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대상) △보타닉센스 ‘운데칸 바디오일’ △리어퍼스트로피 ‘셀로브리지 스팟패치’ △릴릴 ‘웰리브 진동 클렌저’ △리터뉴 ‘포어슈터 고마쥬 클렌징 밤’ △센텔리안24 ‘마데카크림 타임리버스’ △플루 ‘오리지널 바디스크럽 화이트 머스크’ △라라레서피 ‘유자 클렌징 밤’ 등 총 14개 수상 제품을 선정했다. 수상 제품은 코엑스 동문 근처에 별도 체험존을 마련해 전시됐다.

루키오브더이어를 수상한 브랜드 중 하나인 리터뉴도 부스를 냈다. 리터뉴가 지난해 출시해 벌써 두 번이나 어워즈에서 수상한 ‘포어슈터 고마쥬 클렌징 밤’은 밤 제형이 피부에 닿으면 오일로 변하고, 물을 더해 문지르면 필링용 고마쥬로 바뀌어 각질 제거 효과까지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리터뉴 이소라 대표는 “리터뉴 주요 제품이 30개국에 수출되고 있고, 상반기 진행했던 해외 계약들이 하반기에 본격 진행될 예정”이라며 “루키오브더이어 수상 제품인 클렌징밤에 대한 관심이 높고, 리터뉴가 가진 특색과 컬러에 주목하는 바이어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사 한국국제전시 관계자는 "올해 코스모뷰티서울 X K-뷰티페스타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441개사 605개 부스가 참가해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지난해 참가 신청이 빠르게 마감된 이후 대기업 참가가 많아 전시 공간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모뷰티서울은 ‘관’의 참여가 돋보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주최자로 나서서 해외 유명 바이어들을 대거 초청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주최하는  ‘원아시아 화장품 규제혁신 포럼’이 동시에 열려 깊이를 더했다. 전시회 첫날 오후 2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중기부 오영주 장관과 식약처 오유경 처장이 직접 참석했다. 

오영주 장관은  “지난해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은 68억달러를 달성해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규제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8일 열린 코스모뷰티서울 X K-뷰티페스타 개막식에서 중기부 오영주 장관(왼쪽에서 여섯번째)과 식약처 오 유경 처장(일곱번째) 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개막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 뷰티누리  

한국국제전시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영국 왓슨스 그룹의 Superdrug, 중남미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Mercado Libre, 글로벌 한류 제품 유통기업 Mumuso, 미주 대형 뷰티 유통사 Yes Sales Inc 등 글로벌 빅바이어 약 30개사를 포함한 160개 유망 해외 바이어가 초청됐다.

현장에서 만난 한 브랜드 관계자는 “K-뷰티 수출이 잘 되니 정부 지원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에 입점한 부스 중에는 지원금이 있어 참가한 업체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전시 공간을 확대하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다. 전시장 내부는 밀려드는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참관객은 연령, 성별, 국적 모두 다양했다. 해외 수출을 위한 박람회인 만큼 외국인이 전체 참관객의 절반에 이를 정도였고, 미용 전공 학생들의 단체 관람도 눈에 띄었다. 

특히 첫날엔  오전 10시 개막과 동시에 코엑스 A홀은 입장권을 받기 위한 인파로 가득 찼다. 줄이 길어 입장까지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했고, 오후가 되서야 비로서 적체가 풀렸다. 전시회 관계자들이 외국인 참관객들에게 영어로 양해를 구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한편 이번 박람회는 전체적으로 비슷한 콘셉트와 키워드들이 눈에 띄었다. 용기 업체들은 친환경을 강조했고, 제조업체들은 ISO, NMPA, FDA 등 해외 규제기관의 인증 취득을 공통적으로 내세웠다. 브랜드들은 PDRN, 레티놀 등 최근 업계에서 유행하는 성분을 앞세웠다.

현장을 둘러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뷰티 업계가 품질과 기술력 측면에선 세계 선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향 평준화됐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면서도 한편으론 “트렌드를 지나치게 좇다 보니 디자인이나 콘셉트 면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이라, 한편으론 위기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K-뷰티의 노력과 눈부신 성과, 현재의 위상과 함께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슬며시 그 모습을 드러낸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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