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 변화하는 미중 관계 적응력과 회복력 강화해야 성장
외신, 한미 간 경제·외교 관계 균형 있게 활용하며 힘 키워 와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26 06:00   수정 2025.05.26 06:01

한국 화장품 산업의 성장동력은 미중 간 역학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회복력 강화에 달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외교전문 매체 더디플로맷은 “한국 화장품 산업이 지난 20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수출도 급성장했으나 그 성공 뒤엔 더 복잡한 현실이 숨겨져 있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어 "미중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한국의 뷰티 산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전략을 조정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더디플로맷에 따르면, 2000년대 초 미국과 중국은 비교적 협력적 관계를 유지했으나, 중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역학 구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2011년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내 투자 유치를 강화하면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본격화됐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더해지며, 양국 간 긴장은 본격적인 무역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의 화장품 산업은 중국 중심의 수출 호황과 정치적 역풍, 팬데믹 위기를 거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전략을 재조정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해왔다는 평가다.

더디플로맷은 한국 화장품 산업이 2014년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데에는, 한류 확산과 더불어 한국과 중국 간의 지리적·문화적 근접성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3년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K-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를 촉진한 대표적 사례로 언급됐다. 하지만 2016년 한국과 미국의 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수혜는 위기로 돌변했다.

K-뷰티는 이 단계에서 빠르게 승부수를 던지며 전략을 바꿨다. 더디플로맷은 "K-뷰티의 중소 인디 브랜드들이 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 등지로 눈을 돌렸다"며 "초기 진입이 더뎠던 대형 브랜드와 달리, 인디 브랜드들은 저렴한 가격과 제품 혁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 결과 “미국이 빠르게 중국을 대체하며 K-뷰티의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ODM 기업들은 한중, 한미 간 경제·외교 관계를 균형 있게 활용하며 글로벌 성장을 도모해왔다고도 언급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선두 ODM 기업들은 빠른 제품 개발력과 유연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중국 로컬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한편,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다변화된 전략이 한중 관계의 긴장 속에서도 중국 내에서 회복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됐다고 분석했다.

더디플로맷은 "한국은 미국과의 안보 동맹과 중국과의 깊은 경제 관계라는 두 과제를 능숙하게 조율해 왔으며, 이러한 균형 관계는 뷰티 산업과 같은 분야가 중국의 강력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하며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중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략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지만, 시장 다변화와 민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K-뷰티는 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된 산업도 지정학적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며 "향후 K-뷰티의 성장 동력은 그동안 보여준 적응력과 회복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강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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