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체-약물 접합체(ADC) 치료제 '트로델비(Trodelvy,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삼중음성 유방암(TNBC) 시장에서 또 한 번의 임상 성공을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후기 임상시험 ASCENT-03에서 트로델비는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표준 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이나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의미 있게 연장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이번 임상은 PD-1이나 PD-L1 억제제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길리어드는 이번 결과가 통계적, 임상적으로 모두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길리어드의 최고 의학 책임자 디트마르 버거 박사(Dietmar Berger, M.D., Ph.D.)는 "ASCENT-03의 결과는 지난 20년 동안 치료법 발전이 거의 없었던 환자군에 대해 첫 번째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낸 것"이라며 "이른 단계에서 이러한 공격적이고 치료가 어려운 질환을 해결함으로써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로델비는 앞서 키트루다와 병용한 ASCENT-04 임상에서도 PD-L1 발현 환자군에서 키트루다 및 화학요법 대비 더 나은 질병 진행 지연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길리어드는 이번 ASCENT-03과 이전의 ASCENT-04 결과를 토대로, 트로델비가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ADC 시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데트로웨이(Datroway)', 중국에서 승인된 켈룬 바이오텍과 MSD의 '사시투주맙 티루모테칸' 등 경쟁 약물이 속속 등장하면서 트로델비의 입지는 도전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임상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리어드는 유방암 시장에서 트로델비의 가능성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현재도 HER2 음성 유방암을 대상으로 ASCENT-07, 초기 단계 TNBC 환자를 대상으로 ASCENT-05 등 다양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트로델비는 지난해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4% 성장한 13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재고 조정 문제로 5% 하락한 2억 9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업계는 2030년까지 트로델비의 연간 매출이 최대 3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여전히 높은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