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화장품 소매 판매가 되살아났다. 여성의 날·어머니의 날 등을 계기로 발생하는 고급 화장품 수요가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4월 화장품 소매 판매액은 309억 위안(약 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이하 전년비) 7.2% 증가했다. 1~2월엔 4%대였던 성장률이 3월엔 1.1%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4월에도 전자제품 등의 판매량 증가가 전체 소매 판매액 성장을 이끌어 중국의 소비 부양책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소비재를 신제품으로 바꿀 수 있도록 지원금을 주는 제도)'의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가전제품류 매출은 수개월째 20~30%대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4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38.8% 증가한 914억 위안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 중국의 4월 소비재 총 소매 판매 데이터. 화장품 판매는 전년비 7.2% 증가한 309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가통계국
화장품의 경우 온라인,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여성의 날, 어머니의 날 관련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중국에선 어머니의 날을 매년 5월 2째주 일요일에 기념하고 있지만, 이를 앞두고 펼쳐진 온라인 판촉전에 4월부터 지갑을 연 소비자들이 많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 브랜드도 고급 스킨케어 분야에서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여성의 날 프로모션 기간 동안 시세이도의 끌레드 뽀 보떼(CPB), 나스(Nars)의 온라인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했다. 시세이도는 최근 발표한 2025년 1분기 재무보고서에서 고급 브랜드인 CPB와 시세이도가 중국에서 선전했음을 언급하며 "중국에서 브랜드 파워와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의 가격 민감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 프로모션보다는 장기적 품질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략도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부진의 늪에 빠진 에스티로더도 중국 시장에선 선방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순매출은 1% 감소했으나, 중국 시장에선 라메르 에스티로더 조말론 등 고급 브랜드가 선전하며 매출이 늘었다. 중국 현지 매체 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는 "에스티로더가 중국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를 중심으로 8개 브랜드가 성장했다"며 "주로 온라인 사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레알 역시 중국에선 고급 화장품 부문 매출이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로레알의 2025년 1분기 고급 화장품 부문 매출은 40억 93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7.3% 증가하며 세부 부문 중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고급 화장품 사업부 성과는 시장 평균을 뛰어 넘었다.
소비 유형별로 살펴보면 4월 상품 소매 판매액은 3조3007억 위안으로 전년비 5.1% 증가했고, 1~4월 누적은 14조3651억 위안으로 4.7% 늘었다. 요식업 매출은 4167억 위안으로 5.2%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도시 지역의 4월 소비재 판매액은 3조2376억 위안으로 전년비 5.2% 늘었고, 농촌은 4798억 위안으로 4.7% 상승했다. 도시 지역의 누적 매출은 14조433억 위안(+4.7%), 농촌은 2조1412억 위안(+4.8%)이다.
판매 유형별로 보면, 1~4월 온라인 소매 매출은 4조7419억 위안으로 전년비 7.7% 증가했다. 그 중 실물 상품의 누적 온라인 소매 판매액은 3조9265억 위안으로 전체 사회 소비재 판매액의 24.3%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