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ㆍ가격 압박에 자체 브랜드(PB)로 구매 전환
42개국 설문 결과 자국 브랜드ㆍ가치대안 소비로 대응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14 06:00   수정 2025.05.14 06:05


 

인플레이션과 관세 인상,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국제정세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소비자들의 행동에도 확연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계비 압박과 통상정책 균열로 인해 경제적 불안이 촉진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방법과 이유에도 가시적인(tangible)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변화는 가치에 기반을 둔 구매의사 결정의 부각과 상품의 원산지를 중시하는 성향, 자국 산(local) 대체제품들을 선호하는 추세의 확대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42개국에서 총 2만2,000여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를 수록해 지난 2일 공개한 ‘2025년 1/4분기 소비자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 관련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각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한 각국 소비자들의 56%가 현재의 통상전쟁과 수입관세가 자신들이 구매하는 상품의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extremely) 또는 “상당히‘(quite) 우려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을 정도.

게다가 이 같은 우려감은 미국의 통상정책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는 캐나다(66%)와 멕시코(62%) 소비자들에게서 더욱 높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반면 통상마찰의 중심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국 소비자들은 40%만이 고나세에 대한 우려를 표시해 국가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글로벌데이터의 프레라나 만랄 소비자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우려가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것인 수준의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면서 “퍼스널케어 제품이나 의류, 식‧음료, 가정용품을 비롯한 일상생활용품 분야에서 소비자 행동의 가시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54%의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온라인에서 가격을 체크하거나 비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47%는 보다 저렴한 대체 브랜드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만랄 애널리스트는 강조했다.

만랄 애널리스트는 “자체 브랜드(PB)들이 눈에 띄게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설문에 응한 33%의 소비자들이 비용을 관리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 상품들을 더 많이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8%의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제품들을 취급하는 유통채널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32%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아예 일부 상품들에 대한 구매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만랄 애널리스트는 “통상정책이 더 이상 경제적인 지렛대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일상생활 속 선택을 새롭게 형성시키고 있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이 개별 브랜드와 가격을 바라보는 태도에 구조적인 변화가 목격되었을 정도”라고 언급했다.

소비자들이 갈수록 가치 소비(value-conscious) 결정을 내리고 있고, 고가의 상품이나 유통채널들에 대해서는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격에 대해 소비자들이 나타내고 있는 반응 이외에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 취향에서 원산지를 중시하는 등 이념적이고 환경을 중시하는 인식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각국 소비자들 가운데 평균적으로 68%의 응답자들이 자국산 상품 구매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67%는 주된 구매사유로 가격을, 65%는 환경친화성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71%는 자국산 브랜드를 지지하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했다는 속내를 드러내 보였다.

이밖에 정치적인 정서 또한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각국 소비자들의 585가 최근의 정치적인 사건들이 자신의 구매상품 결정과정에서 원산지를 중시하도록 이끌었다고 답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비용 의식과 의식있는 소비주의의 교차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경제에서 강력한 기폭제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성비가 여전히 진입경로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환경적인 영향이나 국가적인 충성도 등이 갈수록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만랄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관세인상과 가격압박에 맞서 자국산 브랜드와 가치 소비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일용소비재(FMCG) 기업들은 일시적인 조정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행동변화라는 관점에서 이 같은 추세를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무엇보다 개별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현지화(localized sourcing) 및 현지생산, 가성비 있는 자체 브랜드 공급확대 등을 위해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치와 지속가능성, 원산지와 관련해서 원활한 소통강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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