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단체, '크레스토' 리콜 요청
"근육과 신장에 손상 유발" 주장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3-05 18:12   수정 2004.03.05 21:50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이라고 하면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미국版 참여연대 또는 경실련쯤에 해당하는 소비자 권익옹호단체이다.

제약산업 분야에서도 퍼블릭 시티즌은 빈틈없는 파수꾼(?) 역할로 확고한 명성을 쌓아올린 장본인이다. 실제로 퍼블릭 시티즌은 지난 1996년 이후에만 6개 의약품들에 대한 회수를 요청하거나, 복용시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그 후 이들 가운데 체중감소제 '리덕스'(덱스펜플루라민), 소화기관용약 '프레팔시드'(시사프라이드), 콜레스테롤 저하제 '바이콜'(세리바스타틴) 등이 잇따라 리콜 조치의 대상으로 발이 묶이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바로 그 퍼블릭 시티즌이 이번에는 아스트라제네카社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에 총구를 겨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크레스토'를 즉각 회수할 것을 4일 FDA에 요청했기 때문.

사유는 '크레스토'가 근육과 신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퍼블릭 시티즌측의 주장이다.

'크레스토'라면 아스트라제네카가 1990년대의 간판품목이었던 항궤양제 '로섹'(오메프라졸)의 뒤를 잇는 후속약물로 내놓은 야심작.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에 '스타 워즈' 아닌 '스타틴 워즈'(Statin War)를 촉발시킨 화제의 약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크레스토'는 지난해 8월 FDA의 허가를 취득하고 9월부터 발매되기 시작한 이래 미국에서만 3명의 환자들에게서 신부전 또는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영국·캐나다에서 수집된 자료에 따르면 7건의 횡문근융해증과 9건의 신부전 또는 신장손상 부작용 발생사례들이 보고되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도 '크레스토'는 FDA의 허가를 취득하기 이전에도 7건의 횡문근융해증 발병사례들이 보고되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횡문근융해증이라면 같은 스타틴系에 속하는 바이엘社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바이콜'이 지난 2001년 가을 회수조치당하는 비운에 이르게 했던 문제의 질병. '크레스토'의 허가시기가 당초 예상했던 것에 비해 미뤄졌던 것도 횡문근융해증 유발 유무에 대해 면밀한 검토절차가 따랐던 것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었다.

이와 관련, 퍼블릭 시티즌은 '크레스토'의 허가를 눈앞에 둔 시점이었던 지난해 7월에도 FDA에 승인을 유보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퍼블릭 시티즌측은 '크레스토'가 신장 및 근육손상 가능성 이외에 심장마비·뇌졸중 발병률 감소와 콜레스테롤値 저하효과도 충분히 입증되지 못했다고 주장했었다.

퍼블릭 시티즌의 시드니 울프 총장은 리콜 조치를 요구하면서 "미국의 2개 메이저 의료보험사들과 스웨덴 정부가 '크레스토'를 급여 적용대상에서 제외키로 결정한 바 있음이 시사하는 의미를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FDA가 환자들의 안전성 보장을 우선하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크레스토'를 즉각 회수조치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社의 게리 브루엘 대변인은 "지난해 '크레스토'가 발매된 이래 100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복용했음을 감안하면 보고된 부작용 발생건수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크레스토'를 복용할 때 위험이 수반될 수 있는 비율은 다른 스타틴系 약물들에 비해 결코 두드러진 수준이 못된다는 것.

FDA의 로라 브래드바드 대변인은 "우리는 퍼블릭 시티즌측의 요청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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