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관형성 억제기전 항암제 FDA 첫 허가
제넨테크 '아바스틴' 3월말 발매 가능할 듯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2-27 18:23   수정 2004.02.27 23:59
FDA가 암세포 부위의 혈액공급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을 지닌 한 항암제에 대해 26일 발매를 허가했다.

이날 FDA의 허가를 취득한 항암제는 생명공학 메이커 제넨테크社의 결장직장암 치료제 '아바스틴'(Avastin)이다.

이에 따라 '아바스틴'은 늦어도 3월 말경이면 시장에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허가결정과 관련, FDA측은 "진행형 결장직장암 환자들에게서 '아바스틴'이 나타낼 수 있는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며 지나친 기대감에 대한 경계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 '아바스틴'이 종양 부위가 새로운 혈관을 형성하면서 생명력을 이어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맥관형성(angiogenesis)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라는 맥락에서 볼 때 이번 허가결정이 상당히 의미로운 일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다시 말해 기존의 항암제들과는 메커니즘을 완전히 달리하는 약물이라는 것.

이에 앞서 지난 12일 FDA의 허가를 취득했던 임클론 시스템스/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의 직장결장암 치료제 '에르비툭스'(Erbitux)는 '아바스틴'과 작용기전을 달리하는 항암제이다.

'메디컬 테크놀로지 스톡 레터'誌(Medical Technology Stock Letter)의 존 맥카먼트 편집국장은 "장차 '아바스틴'은 한해 수 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최고의 베스트-셀러 블록버스터 항암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SG 코웬 증권社의 에릭 슈미트 애널리스트도 "올해에만 '아바스틴'의 매출액이 3억5,000만 달러대에 달하고, 내년에는 8억7,000만 달러 수준으로 급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밋빛 예상치를 내놓았다.

그는 또 "직장결장암 적응증만으로 20억 달러대 항암제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며, 다른 종류의 종양들에까지 적응증이 추가되면 시장볼륨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맥관형성 억제기전의 항암제에 대한 학설은 지난 1998년 하버드大의 주다 포크먼 박사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포크먼 박사팀은 암 발병을 유도했던 마우스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맥관형성 억제제가 종양 부위를 치유했음을 입증했었다.

문제는 같은 성격의 연구가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실제 임상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

이로 인해 제넨테크社는 지난 2002년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 직면해야 했었다. 그 후 연구팀은 종양 부위가 체내 다른 장기로까지 전이된 중증 직장결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바스틴'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에 착수한 바 있다.

이 연구는 총 800명의 환자들을 2개 그룹으로 분류한 뒤 '아바스틴'과 기존 항암화학요법제를 병용토록 하거나, 화학요법제만을 단독복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아바스틴'을 병용했던 그룹의 경우 종양 부위의 성장속도가 지연되었을 뿐 아니라 평균 20개월을 살아 대조群 보다 생존기간이 5개월 정도 연장되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환자들의 입장과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5개월이라는 시간을 벌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목. 또 맥관형성 억제제 기전의 항암제가 임상에서 효능이 입증된 것은 30여년만에 처음이었다.

한편 '아바스틴'은 종양 부위의 혈관증식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20여종의 물질 가운데 한가지에 결합하는 메커니즘을 지닌 모노클로날 항체의 일종. 즉, 혈관내피증식인자(VEGF)를 타깃으로 작용하는 항암제이다.

'아바스틴'이 VEGF에 결합하면 이 인자가 혈관의 증식을 촉진시키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혈액공급이 차단되면서 종양 부위의 성장도 저해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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