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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외 바이오헬스 산업은 혁신의 물결 속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치료 기술부터 국내 기업이 제시한 새로운 접근법까지, 미래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소식들이 대거 쏟아졌다. 약업신문은 그 중심에서 주목할 만한 뉴스 톱 10을 선정했다. 특히 이번 리스트는 2024년 1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약업신문 바이오헬스 섹션에서 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기사를 기반으로 선정됐다. 올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이오헬스 이슈를 되짚어보자.<편집자 주>
1. 세계 최초 MASH(대사 이상성 지방간염) 신약 레즈디프라
세계 최초 MASH 신약 탄생 소식이 2024년 약업신문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독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미국 FDA는 지난 3월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Madrigal Pharmaceuticals)의 MASH 치료제인 레즈디프라(Rezdiffra)를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했다. 레즈디프라는 중등도에서 진행성 간 섬유증(F2~F3 단계)을 동반한 비경변성(non-Cirrhotic) MASH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FDA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식이요법 및 운동과 병행해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MASH는 기존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11월 글로벌 주요 간 학회에서 43년 만에 명칭 변경을 공식 발표하며 새롭게 정의됐다. MASH는 알코올 섭취가 아닌 비만, 당뇨병 등 대사과정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방간염을 가리킨다.
MASH는 간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간경변과 간암 발병률을 크게 증가시키는 중대한 질환으로 평가된다. 이번 레즈디프라의 승인은 MASH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며, 질환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가능성을 열었다.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에 따르면, 레즈디프라는 지난 3분기 6220만 달러(약 916억206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MASH 치료 시장은 2026년 253억 달러(33조7375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MASH 환자 수는 약 4억4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1년 기준 국내에만 40만5950명의 MASH 환자가 집계돼 5년 사이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2. 위고비와 오젬픽 오남용·부작용 문제
'꿈의 다이어트 약'이라고 불리는 위고비의 오남용, 부작용 등 문제가 관심을 받았다. 미국 독극물통제센터(Poison Control Center, PCC)는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오젬픽) 오남용 신고 건수는 2941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대비 1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PCC는 “고도비만 환자들이 빠른 체중 감량을 위해 권장 용량을 초과 투여한 사례가 다수를 차지한다”면서 “비만이 아닌 일반 환자들에게도 오프라벨(off-label) 처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오남용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위고비 과다 투여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주요 증상으로는 심한 메스꺼움, 구토, 복통이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호전될 수 있지만, 고용량이 지속될 경우 탈수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세마글루타이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로, 고용량 투여 시 저혈당 및 저혈압 같은 위험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저혈당과 저혈압은 두통, 혼란, 현기증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기절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위고비,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오남용은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이라며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시 철저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3. 미국 '생물보안법안' 우려 대상 바이오기업 계약 금지…연내 통과 불발로 내년 연장전 돌입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지난 3월 중국 BGI 및 Wuxi AppTec와 같은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11대 1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인 개인 건강 정보와 유전 정보를 우려 기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올해 1월 발의된 법안으로, 미국 하원에서도 유사한 내용으로 제안된 바 있다.
이 법안은 중국 BGI와 그 계열사(MGI, Complete Genomics), Wuxi AppTec와 그 계열사(Wuxi Biologics) 등 우려 대상 기업과의 계약을 미국 연방기관이 체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들 기업의 장비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회사들과의 계약 체결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에서 처리된 예산 지속 결의안(Continuing Resolution)에서 생물보안법이 국방수권법안(NDAA)에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생물보안법의 연내 최종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높은 통과 가능성을 보였으나, 민주당의 짐 맥거번(Jim McGovern)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랜드 폴(Rand Paul) 상원의원 등 일부 주요 의원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법안의 규제 대상으로 지명된 중국의 Wuxi AppTec, Wuxi Biologics, Complete Genomics 등은 올해 적극적인 로비 활동과 자체적인 대응을 통해 법안 통과를 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은 올해 생물보안법 방어에 성공했지만, 내년 새로운 입법 절차를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에도 규제 대상 기업의 지정 및 해제 절차와 같은 논란이 됐던 조항의 수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법안을 반대했던 랜드 폴 상원의원이 새로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돼, 생물보안법의 입법 과정은 더욱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4. CRO·CMO·CDMO 차이점
신약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일은 많은 업무와 변수가 수반되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후보물질 발견 및 약물 개발부터 전임상 연구, 임상 연구, 검토 및 승인,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은 길고 끝이 없다. 특히 약물을 개발하는 생명공학 및 제약사는 의약품의 제조, 처리 및 포장에 사용되는 방법, 시설 및 통제에 대한 최소 요구 사항을 설명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을 포함한 관리 기관에서 시행하는 현행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cGMP)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전체 과정의 복잡성을 해결하고 기업마다 리소스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회사는 종종 개발 및 생산 지원을 위해 공급업체, 특히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위탁생산기관(CMO) 또는 의약품 위탁개발 및 생산기관(CDMO)를 찾는다. 이 기관들은 모두 의약품 개발 및 제조와 관련해 전문화된 역량과 운영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들의 서비스와 솔루션은 중첩되는 부분도 있지만 몇 가지 주요 차이점이 있다.
CRO는 다양한 초기 단계의 연구 개발 서비스를 제공해 생명공학 및 제약 회사를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CRO는 △임상 연구 △규제 업무 △임상시험 계획 △시험기관 선정 및 개시 △시험대상자 모집 지원 △임상 모니터링 △데이터 관리 △시험약 물류 △생물 통계 △의학 문서 작성 △프로젝트 관리 등의 임상시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CMO는 의약품 위탁 생산 업체로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 혁신적인 의약품을 제조하는 데 도움을 준다. CMO는 △상업 생산 △의약품 개발 △공식 안정성 시험 △제형 개발 △분석법 개발 △사전 제형 및 등록 배치 생산 서비스를 제공한다.
CDMO는 △제형 개발 △규제 지원 △임상시험 서비스 △약물 포장 △공급망 관리 △품질 보증 및 기술이전 솔루션을 포함한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CRO 인수합병이나 자체 역량을 확장해 임상 연구 서비스도 제공하는 CDMO도 생겨나고 있다.
5. 삼성, '바이오텍' 적극 투자…포인트는 ‘미시세계 컨트롤’
삼성이 생명과학 분야의 신기술 및 사업 개발을 위해 조성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Life Science Fund)'를 통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펀드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으로 2400억원을 출자해 조성한 벤처 투자 펀드로, 삼성벤처투자가 조합을 결성해 운용 중이다.
삼성은 지난 18일 미국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삼성은 △미국 재규어 진테라피(AAV·캡시드)△미국 센다 바이오사이언스(생물 유래 나노입자 약물 전달)△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테크(ADC, 항체 약물 접합체)△한국 에임드바이오(ADC)△미국 브릭바이오(아미노산·단백질 조절)△미국 라투스바이오(AAV·캡시드)△미국 세일바이오메디슨(mRNA/LNP)△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VC) 등 다양한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삼성은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과 타깃할 수 없던 부위에 작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 적극 투자해 왔다.
라투스바이오와 재규어 진테라피는 AAV 및 캡시드 기술, 센다 바이오사이언스는 생물 유래 나노입자 기반 약물 전달체 기술, 브릭바이오는 인공 아미노산 접합 및 단백질 위치 특이적 결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들은 정확한 위치 전달이 중요한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이며,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희귀 유전 질환과 중추신경계 질환치료제 개발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 관계자는 "현재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크고, 국제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질환은 희귀 유전 질환과 중추신경계 질환”이라며 “이 질환들의 의약품 개발이 부진했던 이유는 분자 수준의 미세한 영역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이 투자한 기술이 접목된 의약품들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AAV 벡터 기반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가 있다. 졸겐스마는 2023년 연 매출 12억1400만 달러(약 1조7900억원)를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약 22억 달러(약 3조243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AAV 기반 '럭스터나'는 공식 발표된 매출은 없지만, 조 단위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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