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벤티스社가 오래된 품목들을 정리하고, 30억 유로 상당의 자사지분을 환매키로 하는 등 경영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아벤티스社의 파뜨리크 랑글루와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지난해 경영실적 설명회 석상에서 "매년 15억 유로(18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던 비 핵심품목들을 매각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아벤티스社가 라이벌 제약기업인 사노피-신데라보社의 적대적 인수 시도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아벤티스는 이미 비용절감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상태. 그 결과 4/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의 45억6,000만 유로에서 오히려 3.7%가 감소한 43억9,000만 유로에 그쳤음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의 5억8,300만 유로에서 23%나 증가한 7억1,600만 유로를 기록하는 등 이미 부분적으로는 성과가 눈에 띄기 시작한 단계이다.
당초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6억6,050만 유로 정도의 이익실적을 상회한 이 수치는 아벤티스 베링 혈액제 사업부(Aventis Behring)의 실적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아벤티스의 이고르 란도 회장은 이날 "항암제 분야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화학 사업부와 혈액제 사업부의 정리수순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4개의 신약을 발매하고, 2005년부터는 매년 10~11%의 성장이 가능토록 한다는 복안이라고 덧붙였다.
이 중 혈액제 사업부는 호주의 CSL社가 9억2,500만 달러에 매입키로 합의한 상태.
그는 또 "아벤티스는 사노피가 제의했던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가치를 지닌 기업"이라며 "오늘 전모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현재 다양한 대안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빠른 시일 안에 모종의 조치들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으리라는 것.
새삼 아벤티스가 미국의 민간증권회사인 블랙스톤 그룹(Blackstone) 등과 제약사업 부문의 일부를 처분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요지로 지난 2일 공개되었던 내용이 떠올려지게 하는 대목인 셈이다.
랑글루와 재무책임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 우리는 회사의 톱-셀러이자 블록버스터 항알러지제로 손꼽히는 '알레그라'의 미국시장 마케팅권을 처분하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할는지도 모른다"고 피력했다.
'알레그라'의 특허에 도전하고 있는 제네릭 메이커들에게 상황이 유리하게 전개될 경우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 이는 뉴저지州 지방법원에서 오는 9월 '알레그라'의 특허소송과 관련한 심리가 개시를 앞두고 있음을 의식한 언급으로 풀이되고 있다.
'알레그라'는 쉐링푸라우社의 경쟁약물인 '클라리틴'이 처방전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값싼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에 직면한 이후로 매출이 동반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형편. 4/4분기에만도 매출이 17% 감소한 4억1,200만 유로를 기록하는데 머물렀을 정도다.
이 때문인 듯, 아벤티스측은 '알레그라'의 적응증에 천식을 추가하기 위한 노력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에 소재한 나텍시스 블레슈뢰더 증권社의 플로랑 세페드 애널리스트는 "아벤티스의 전략이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평가했다. 비 핵심 사업부문 및 품목들을 정리함에 따라 오히려 매출성장률이 제고될 것이며, 따라서 오는 2005년부터 2007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주당순이익 성장률이 전체 제약기업의 평균치를 상회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것.
아벤티스측도 내년부터 주당순이익이 매년 13~15% 안팎으로 증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아벤티스측이 밝힌 주식환매案은 지난해에도 총 1,590만株를 되사들인데 이어 추가적으로 지분확대 조치가 뒤따를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12월말 현재 3% 남짓한 자사지분 보율율을 7~8%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
아벤티스株는 지난해 불과 1.2%가 상승하는데 머문 바 있다. 이는 '블룸버그 유럽 제약지수'에 포함된 20개 제약기업들의 주가상승 평균치 5.9%에 미치지 못한 것임은 물론 주가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4개 기업 중 하나에 해당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