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바이오 생태계를 융합하다" 바이오의약공방, 진화 예고
'제품 개발'에서 나아가 '임상 현장·기초 연구'까지 아우르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 목표
환자, 의사, 병원의 현장 수요 반영한 신약개발로 시장 경쟁력 극대화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11-21 06:00   수정 2024.11.21 10:05
지난 4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통계분야 특별 세미나’에 참석한 바이오의약공방 김형순 박사가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약업신문

바이오의약공방이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도약을 이끌기 위해 새로운 진화를 예고했다. 의약품의 기초 연구부터 상업화까지 전주기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바이오의약공방(바이오의약工房, BioPharmaceutical Workshop)은 의약품 개발, 생산, 인허가 등 바이오의약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민간 전문가 커뮤니티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전문성을 공유하고 조언하며 산업 전반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설립됐다. 특히 후배 인재들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교육과 역량 강화를 병행,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도 도모하고 있다. 

바이오의약공방 설립자인 김형순 박사(송도컨설팅그룹 대표)는 최근 약업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바이오 산업은 의약품 전주기 단계가 단절돼 있어 성과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바이오의약공방은 이 단절을 해소하고 각 단계를 유기적으로 융합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바이오 생태계는 기초 연구, 후보물질 발굴, 비임상 및 임상시험, 인허가, 상업 생산, 마케팅 등으로 구성되며, 이 모든 단계가 상호보완적으로 긴밀히 연결돼야 한다”면서 “국내는 탑-다운 또는 다운-탑 방식의 단순화된 접근으로 인해 산업의 복잡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수십 년간 지속적인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가 전주기 단계에서 유기적 결합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바이오의약공방이 선순환적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조력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박사는 기초 연구(Research)와 제품 개발(Development)의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구분하면서도, 두 분야가 조화롭게 융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초 연구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발견하거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와 달리 제품 개발은 이미 발견된 기술이나 물질을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규제 준수와 시장 진입 전략 등이 핵심 과제다. 즉, 이처럼 색이 다른 두 분야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정부의 제도와 지원책이 성과 부족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다. 

바이오의약공방 2기 방향 및 목표.©바이오의약공방 

바이오의약공방은 2025년부터 2기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기존 제품 개발 분야 중심에서 나아가 임상 현장, 기초 연구, 제품 개발, 사업 개발 등 각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들을 팀으로 구성해 연간 두 차례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치료제와 기술을 개발하며, 실질적인 산업 성과를 도출하고자 한다. 

김 박사는 “임상 현장에서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템은 높은 시장 경쟁력을 가진다”며 “미국 주노 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는 임상의들이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 설립 5년 만에 글로벌 빅파마 셀젠(Celgene)에 약 12조원 규모로 인수됐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치료제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의약공방 2기에서는 특정 질환의 키닥터들과 협력해, 임상의들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직접 세미나를 개최해 임상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예정이다. 또한 연간 4회의 정기 세미나를 구성해 추진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환자, 의사, 병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의약품 개발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현장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의약품은 상업적 성공은 물론, 환자 치료 효과에서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바이오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병원과 의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고, 기초 연구와 제품 개발 분야 간 접점을 형성해 전주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라며 임상 현장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바이오의약공방 '통계분야 특별 세미나'에 연자로 나선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정성규 교수.©약업신문

한편, 바이오의약공방은 올해 총 네 차례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오는 29일 ‘2024년도 제3차 대면 세미나'를 앞두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선 GC녹십자 최용운 박사 ‘단백질 제형 연구 시 고려사항’,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정성훈 교수 ‘바이오 제형 개발의 로드맵과 제제 안정성 평가 사례’, 삼성바이오로직스 임헌창 그룹장 'Customized Approach for protein Formulation Development’ 강연이 준비됐다.

지난 8월 열린 ‘바이오 인공지능 특강'에서는 연구개발과 경영에 활용되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진온바이오텍 김학진 대표가 발표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6월 열린 '제2차 대면 세미나'에서는 국립목포대학교 약학과 김남아 교수가 'Protein aggregation and particle formation in therapeutic protein products', 송도컨설팅그룹 최정섭 파트너 자문위원이 'Hydrotrophy를 이용한 가용화 및 실적용 사례', 라움바이오 김진기 대표가 '비만 치료제 개발 현황 및 사례'를 각각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4월에는 '통계분야 특별 세미나'가 열렸다.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정성규 교수가 '통계와 데이터 문해력', 방송통신대학교 통계데이터과학과 박서영 교수가 '임상시험과 p-value', 이뮨메드 임상개발팀 이은주 부장이 ‘임상시험 과정에서의 통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3월에는 '제1차 대면 세미나'가 개최됐다. 글로벌바이오커넥션 SSP 서성애 대표가 '바이오의약품의 Preformulation 개념과 역할', PCI 이용민 매니저가 '새로운 임상의 선택지-호주', 라움바이오 김진기 대표가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Focus on DP)'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도 다채롭고 유익한 세미나들이 열렸다. 세미나에는 삼양홀딩스 의약바이오연구소 정요경 박사, 더라플라스 황후상 부사장(CTO), 전 얀센백신 안상점 대표, LG화학 소진언 상무, 아크젠바이오사이언스 전재진 이사, 지아이셀 장도수 박사, 더 라플레이스 황후상 박사, Stevannato Group의 Daniel Martinez, VETTER Pharma의 Jackle Kostovska, LG화학 고종욱 PL, KBIOHealth 신약센터 김지훈 박사, 한미약품 평택사업장 제조총괄 김현철 상무이사 등 국내외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역량 있는 전문가들이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업계 발전에 기여했다.

김 박사는 “바이오의약공방 1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기로 발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난 3년간 바이오의약공방의 성장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 준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테크노파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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