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인이 하드캐리한 ODM 3사, 해외는 기대 이하
성장 흐름은 양호…K-인디 수출에 힘입어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11-15 06:00   수정 2024.11.15 06:01

올해 3분기 대표 ODM사들의 실적은 대체적으로 기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무난하게 호실적을 이어갔다. 공통적으로 한국법인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고, 해외는 다소 부진했다.

국내 중심 성장 지속…자회사 수익성은 숙제

3분기 한국콜마는 연결 매출 6265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비 각각 21.3%, 75% 성장한 결과이나,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577억원)엔 소폭 하회했다.

신한투자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콜마의 3분기 실적을 두고 14일 "실적 발표 전 유일하게 3분기 컨센서스를 높였던 화장품사인데 실제 발표 실적은 기대보다 부족했다"며 "화장품사들의 3분기 눈높이가 전반적으로 높았던 영향이며, 성장률로는 여전히 수출 중심의 업황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3분기 전사 실적을 이끄는 한국법인은 매출 2736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으로 각각 47%, 185% 성장한 실적을 냈다. 3분기 사상 최대치의 실적이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일반적으로 선케어 제품은 2분기 수요가 가장 높고, 3분기부턴 수요가 대폭 축소되는 계절성이 있다. 한국콜마의 경우, K-뷰티의 글로벌 확장이 스킨케어 및 선케어 분야에 집중돼 있어 선케어 제품군의 실적 계절성이 축소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실제로 3분기 국내법인의 선케어 매출 비중은 30%로, 2분기 33% 대비 소폭 하락한 것에 그쳤다. 선케어 외엔 매출 비중은 스킨케어 48%, 색조 14%다.

해외법인의 매출은 합산 633억원, 영업손실은 49억원이다. 전년비 매출은 3% 성장했고, 영업손실엔 27억원의 적자가 보태졌다.

중국법인(무석)은 중국 시장의 부진 탓에 매출 366억원(YoY +1%), 영업이익은 10억원(-40%)의 실적을 거뒀다. 북미법인 매출은 175억원(+55%),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했으며, 캐나다법인은 92억원의 매출(-13%), 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북미는 재고자산충당금(40억원)과 인력확충 투자가 반영됐고, 캐나다는 주요 고객사들의 수주가 감소한 탓이다.

자회사의 수익성은 한국콜마의 숙제다. 전문가들은 3분기 컨센서스 하회는 연우와 HK이노엔이 기대 이하의 수익성을 거둔 탓이라고 보고 있다.

연우는 매출 728억원(+19%)·영업이익 12억원(-27%), HK이노엔은 매출 2300억원(+6%)·영업이익 222억원(-1%)을 기록했다. 이노엔은 케니캡 매출 지연 및 컨디션 음료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한국콜마는 산업 내 경쟁력을 강화하며, 국내법인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 조소정 연구원은 "해외 경기 부진, 시설 투자 등의 영향으로 화장품 관련 자회사의 실적은 성장 동력이 되지 못할 전망인 반면 국내는 수출 모멘텀이 좋은 고객사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고 4분기에도 히트제품의 수주는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경쟁 글로벌 기업의 점유율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내년 한국콜마는 기술력 단가 속도 측면에서 글로벌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국내 ODM사로서의 위상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미·중 아쉽지만 국내와 동남아가 하드캐리

코스맥스는 3분기 전년동기 대비 15.6% 증가한 5298억원의 매출과 30.4% 늘어난 4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다.

하나 박은정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높은 기저 부담에도 국내 사업이 고성장한 점, 동남아법인의 가파른 성장으로 중국과 미국 부진을 상쇄한 점이 주목할 부분"이라며 "전분기 우려를 안겼던 대손상각비의 영향은 미미했고, 매출 고성장 및 믹스 개선으로 원가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국내법인은 매출 3478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비 21%, 영업이익은 53% 상승해 분기 최대 이익을 냈다. 상위 고객사의 신제품 대량 발주로 수출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졌고, 신규 고객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고객사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됐다는 점이 성장 배경이다. 파운데이션, 립, 선케어 관련 전략 제품의 성장률도 30%를 상회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성적이 좋다. 인도네시아, 태국법인은 매출 434억원(+45%)을 올리며 고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약 140%(인도네시아 +38%, 태국 +69%) 늘어난 71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대신증권 정한솔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스킨케어 메이크업 남성 라인 등 전 카테고리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고성장세 및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며 "추가 생산 여력이 남아 있고, 시장 경쟁 강도가 낮아 신규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해외법인 중 미국과 중국은 계속해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법인은 매출 1100억원(YoY -8%)을 거뒀다. 경기 침체로 주요 고객사들의 수주가 하락한 영향이다. 미국법인은 매출 325억원(-12%)을 기록했다. 상위 고객사의 매출 증가는 견조하지만 신규 고객사들의 매출이 아직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코스맥스 역시 앞으로 국내법인이 전사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키움증권 조소정 연구원은 "해외 실적은 아쉽지만 내수/수출향 인디 뷰티 고객사들의 수주 증가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며, 이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비경상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성장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걱정 없다…미국은 '우려'

코스메카코리아는 3분기에 전년비 8.8% 증가한 12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52억원으로, 11% 늘어났으나 컨센서스(187억원)를 하회했다.

하나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국내법인은 수익성이 돋보였고, K-뷰티의 글로벌 점유율 상승, 글로벌 고객사 확보 등으로 성장 방향에 이상이 없다"면서 "미국 핵심 고객사의 거래구조 변경 및 부자재 조달 지연, 중국에서의 부진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국내법인은 매출 825억원(YoY +24%), 영업이익 120억원(+153%)으로 고성장했다. 글로벌 고객사 및 인디 뷰티 브랜드 수주 증가를 통해 체질적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다. 상위 5개사의 매출이 전년비 70% 성장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된다. 품목 중에선 고마진의 스킨케어 제품 수주가 증가하면서 수익으로 이어졌다.

국내의 호실적에도 미국에서의 실적은 다소 아쉽다. 미국법인 잉글우드랩은 매출 411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각각 전년비 24%, 56% 감소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미래에셋증권 배송이 연구원은 "매출 1위 고객사의 용기 수급이 선적 이슈로 지연된 탓"이라며 "해당 오더는 용기를 포함한 형식으로 진행돼 왔으나, 고객사가 중국산 용기로 변경했고 중국발 선적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용기 수급이 지체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중국법인은 매출 103억원(YoY -25%), 영업손실 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가 부진한 탓에 영업환경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3분기엔 선적이 지연되면서 일부 매출이 4분기로 이연되는 이슈가 있었다. 따라서 4분기는 3분기보다 상황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국내법인이 전사 성장을 '하드캐리'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현재법인별 가동률은 한국 36%, 잉글우드랩 31%, 중국 23% 수준으로 타사 대비 높은 생산가능여력을 보이고 있다"며 "10월까지 중국산 용기 발주 지연으로 공급 차질이 있었지만 11월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4분기 실적 기대감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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