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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희귀질환인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typical Hemolytic Uremic Syndrome, 이하 aHUS)은 치료가 지연될수록 예후가 나빠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aHUS는 보체의 과활성화로 인해 발생하며, 수일 내로 신장과 같은 주요 장기에 급격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악성 고혈압((Malignant Hypertension, MHT)과 연관된 aHUS는 MHT로 인한 2차성 혈전성 미세혈관병증(Thrombotic Microangiopathy Syndrome, TMA)와 구분이 잘 되지 않아 신속한 감별 진단과 치료가 요구된다.
이러한 질환 특성을 고려해 프랑스를 비롯한 서양 국가에서는 신속한 감별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도aHUS만을 위한 응급 사전심의 제도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응급심사도 최소 2주가 소요되며, 복잡한 급여 조건으로 치료를 받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4가지의 대조건과 9가지의 제외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까다로운 급여 조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심의에서 불승인되고 있는 것. 이는 해외와 비교해도 매우 엄격한 기준이다.
현재 aHUS 사전 승인율은 올해 8월 기준 18%에 그치고 있다. 사전심의를 진행하는 타 희귀질환 치료제의 평균 승인율 인 60% 대비 매우 낮은 상황이다. 수주 내로 신장 이식이나 투석을 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는 응급성 희귀질환임에도 악화될 때까지 기다려야만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약업닷컴은 최근 한국 aHUS 치료 경험을 국내 의료진에게 공유하기 위해 방한한 프랑스 투르대학교병원 장-미셸 알리미(Jean-Michel Halimi) 의학부 신장학과 교수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직접 만났다.
아래는 일문일답.
Q. TMA를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 매우 다양해 감별 진단이 어렵다고 들었다. aHUS의 진단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TMA는 헤모글로빈과 혈소판 수치는 감소하고 LDH는 증가하는 등 혈액학적 지표에 문제가 생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TMA는 aHUS 외에도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어, 다양한 검사를 통해 발병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이 굉장히 어렵지만 진단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에 감별 진단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환자의 ADAMTS-13 활성도가 낮으면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TTP)을, 혈변이 나타나면서 시가 독소가 확인되면 용혈성 요독증후군(STEC-HUS)으로 진단할 수 있다. 특정 약물이나 감염에 의해서도 TMA가 발생할 수 있어 혈액 검사 등 이에 대한 검사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원인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면 aHUS를 의심해 볼 수 있으며, 이는 보체의 조절 이상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Q. aHUS 진단 후 치료가 어떻게 진행되고,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aHUS로 진단이 되면 가급적 일주일 이내에 보체 억제제를 활용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가 지연될수록 환자의 신기능 저하 등 예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aHUS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는 C5 보체 억제제인 에쿨리주맙(솔리리스)과 라불리주맙(울토미리스)이 있다.
Q. MHT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성 TMA와 aHUS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aHUS 환자들의 절반 이상이 악성 고혈압(MHT) 증상을 동반하다 보니 과거에는 오랜 기간 동안 aHUS 환자에서 MHT가 관찰되는 것은 aHUS로 인한 신장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2017년 연구에서 MHT와 급성신손상(AKI, Acute Kidney Injury)을 가지고 있는 환자 일부에서 보체 과활성화가 관찰됐다. 이 연구를 계기로 MHT 환자에서 aHUS를 동반하고 있는 환자를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현재는 MHT와 신부전이 나타난 환자에서 보체 과활성화 여부 및 보체 유전자 변이를 확인해 MHT를 동반한 aHUS 환자들을 구분하고 있다.
진단의 경우, MHT 환자들이 모두 TMA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TMA 여부를 1차적으로 살펴본 후 과거 TMA 경험이 있는지, 가족 중 MHT와 신부전을 겪은 사람이 있는지 등 환자의 개인 병력을 확인한다. 이러한 이력이 있다면 aHUS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혹은 MHT 환자에서 혈압 강하 치료를 시행하여 TMA으로 인한 혈액학적 지표가 개선된다면 MHT로 인한 이차성 TMA로 진단한다. 그러나 혈압이 조절되었는데도 불구하고 TMA와 관련된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경우에는 aHUS를 의심하고 있다.
Q. MHT로 인한 aHUS 환자의 예후가 일반 aHUS 환자보다 더 나쁜 이유는 무엇인지?
혈압이 높으면 뇌와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의 손상이 더욱 크며, MHT를 치료한다고 해도 TMA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MHT만 있는 경우, 혈압을 낮추면 장기 손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MHT를 동반한 aHUS는 혈압 조절 후에도 보체가 여전히 과활성화 된 상태라 지속적으로 여러 장기 및 혈관의 내피 손상이 나타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C5 보체 억제제를 사용하여 보체 활성화 상태를 멈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Q. C5 보체 억제제 외에도 다른 치료 방법이 있는지?
aHUS 치료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솔리리스나 울토미리스와 같은 C5 보체 억제제를 사용하는 특이적 치료법이고, 다른 하나는 장기 손상을 줄이기 위한 혈압 조절, 감염 치료와 같은 비특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다. 혈장교환술도 치료 방법 중 하나이긴 하나,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C5 보체 억제제를 통한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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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프랑스에서는 솔리리스만 있었던 과거와 울토미리스가 있는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지?
울토미리스는 솔리리스와 약제 유효성, 안전성은 동일하면서 투약 간격이 길어 환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aHUS 환자들이 울토미리스 치료가 가능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울토미리스로 변경을 원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병원 역시 현재 솔리리스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울토미리스로 전환이 필요할지 검토하고 있다.
다만, 프랑스는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의 약제 비용 차이가 굉장히 큰 편이라 병원에 따라 치료제 변경이 달리 이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급성기 환자는 약가가 비교적 낮은 솔리리스로 치료를 진행하고, 6개월 후 환자에게 치료 변경 의사를 확인하여 울토미리스로 전환을 하는 상황이다.
Q. aHUS 질환 인지도 제고를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먼저, aHUS 진단율 제고를 위한 의대생 혹은 의료진 대상의 교육이 가장 필요하다. aHUS와 TMA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진단이나 치료를 더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TMA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 간의 적극적인 교류도 중요하다. 프랑스의 경우 TMA 약 20개의 TMA 전문 센터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환자 케이스를 공유해 치료 전략을 논의하거나 질환을 연구하고 있다. 일례로 임신과 관련된 TMA 등 치료가 까다로운 환자 케이스를 이메일이나 실시간 메신저를 통해 공유하면, 24시간 내 화상 회의를 열어 치료 방안에 대해 다같이 논의를 진행한다.
환우회 등 환자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의료진들의 질환 인지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aHUS의 경우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질환이다 보니 가족 중에서 유전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구성원을 찾아내고 의료진과의 협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Q. aHUS 환자를 위해 한 말씀 한다면?
환자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질환에 대해 의료진들이 진단을 잘 해낼 수 있고, 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아시는 게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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