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몬 대체요법제 사용량 '곤두박질'
처방건수 38% 급감, 복용자 1,000만명 밑돌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1-07 21:10   수정 2004.01.07 22:30
수많은 미국여성들이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폐경기 후 수반되는 각종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로 더 이상 선호하지 않고 있음이 구체적으로 입증됐다.

미국 스탠퍼드大 의대 예방의학연구소 랜돌 S. 스태포드 교수팀은 7일자 '美 의사회誌'(JAMA) 최신호에 이 같은 요지를 담은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한 예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복합한 호르몬 대체요법제인 '프렘프로'(Prempro)의 경우 지난 2002년 7월 이후 불과 한해 사이에 처방건수가 3분의 2에 가까운 56%나 급감했을 정도라는 것.

스태포드 교수팀은 지난 1995년 1월부터 2003년 7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호르몬 대체요법제의 사용실태와 신규처방 및 리필처방 통계를 집계하는 작업을 진행했었다.

스태포드 교수는 "문제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었던 2002년 7월 이전까지 미국에서만 약 600만명에 달했던 '프렘프로' 복용자 수가 현재는 250만명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에스트로겐만을 함유한 호르몬 대체요법제인 '프레마린'(Premarin)의 처방량도 3분의 1 정도가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전체 호르몬 대체요법제의 처방량이 한해 사이에 38%나 빠져나갔던 셈.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심장마비, 뇌졸중, 혈전, 유방암 등의 발병률이 크게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성건강 이니셔티브(WHI; Women's Health Initiative) 연구 프로젝트가 조기에 중단된 이후로 그 만큼 파장이 컸다는 설명이다.

자궁절제 수술을 받은 여성들에게 에스트로겐 요법제를 복용토록 할 경우 기대되는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착수되었던 WHI 연구 프로젝트는 원래 오는 2005년에 이르러서야 종료될 예정이었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 지난 1995년 당시 총 5,800만건이 1,000만명의 여성들에게 처방되었던 호르몬 대체요법제가 1999년에는 총 8,900만건이 1,500만명에게 처방되었을 정도로 뚜렷이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후 WHI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던 2002년 7월 이전까지는 소폭의 신장세를 보였고, 한해가 경과한 2003년에는 총 5,700만건이 950만명에게 처방되는데 그쳤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급락세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도 통계치는 7월까지의 실적을 근거로 추정해 제시된 것이다.

스태포드 교수는 "이처럼 호르몬 대체요법제의 사용량이 급감함에 따라 지난 2001년도에 약 1만4,500건에 달했던 심장마비, 뇌졸중, 유방암, 혈전 등 각종 부작용의 발생건수가 2003년도에는 6,500건 정도로 감소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와 관련, 현재 FDA는 안면홍조, 질 건조증 등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용도에 한해 가능한 한, 최단기간 동안 최소용량의 호르몬 요법제를 사용토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렘프로'와 '프레마린'을 발매해 온 와이어스社도 최근들어 저용량 제형을 선보인 뒤 대체약물로 부각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스태포드 교수는 "의사들이 공식적인 발표나 언론을 통해 확실한 내용이 제시되었을 경우 예전에 비해 훨씬 빠르고 완벽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이번 조사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어떤 약물을 복용할 때 기대되는 효과 보다 부작용 위험성 등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최신 임상정보가 공개될 경우 의사들이 신속하게 처방패턴을 변경하고 있음이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설령 새로운 증거자료가 발표되더라도 많은 의사들은 처방약물을 발빠르게 변경하지 않는 경향이 농후했다는 것이 스태포드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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