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한국 화장품 산업의 발전과 R&D 전략
임병연 <피부기반기술개발사업단 사무국장>
김유진 기자 pick@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3-05 17:02   수정 2024.03.06 06:01
▲ 피부기반기술개발사업단 임병연 사무국장

화장품 소재는 제품의 주요 방향과 화장품 산업 전체의 트렌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화장품 소재개발은 효능과 소비자 요구, 과학의 발전이 어우러져 드라마틱하게 성장했으며, 한국의 소재연구도 이를 꾸준히 추격해 왔다. 최근의 화장품 소재개발은 과학적 기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융합, 건강이라는 화두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민간과 정부의 협력적인 화장품 소재 R&D는 새로운 소재 개발과 기술발전의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이 수행하는 보건복지부의 R&D 지원(혁신성장 피부건강 기반기술 개발사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는 2010년 시작된 복지부의 화장품 R&D 지원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되고 있다.

1기 사업은 상대적으로 뒤져있던 소재산업의 기술발전을 가속화 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2010년부터 8년간 운영된 1기 사업은 한-EU FTA 체결에 따른 무역수지 약화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화장품 산업의 기술 수준 향상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였다. 글로벌 신소재와 항노화 화장품 개발 과제를 지원하였다.

글로벌 신소재 분야는 빠른 화장품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신소재 개발, 수입대체 신소재, 생체친화‧환경 친화 신소재, 천연한방 신소재, 감성 품질 신소재, 바이오 기술 응용 신소재 등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화장품의 질적 수준을 향상할 수 있는 한국 고유의 원천소재 개발 과제를 지원하였다. 항노화 화장품은 피부노화원인규명, 피부노화 제어기술 등 피부관련 기초와 함께 주름‧색소침착‧건조피부 개선 등 항노화 신소재 개발을 지원하였다. 연구예산은 글로벌 신소재 개발 57개 과제에 334억 원이, 항노화 기초 및 소재개발 8개 과제에 70억 원으로 총 404억 원이 지원되었다.

2기 사업은 소재 국산화,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시장 다변화를 통해 화장품 산업을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사업내용은 수출산업으로의 육성을 위한 중소기업 공통 기술개발로 구성하였다. 최신 피부과학 및 인접과학 분야 선도기술을 융합하여 새로운 유형의 화장품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피부과학 응용연구와 수입의존 기초소재 국산화 및 나고야의정서 대비 국내 자생 천연소재 개발을 지원하는 친환경 지속가능 국산 소재개발 분야를 포함하였다. 다만 사업 기간이 3년으로 짧아 충분한 성과를 내기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개발 예산은 피부과학 응용연구 8개 과제 66억 원, 친환경 지속가능 국산 소재개발 8개 과제에 88억 원으로 총 154억 원이 지원되었다.

두 번의 R&D 지원사업은 논문, 특허, 소재개발, 제품개발 및 수출 등 계량적 성과와 화장품 기술수준 향상이라는 질적 성과를 달성하였다. 소재개발 분야만 보아도 특허출원 317건(국내 337건, 국외 80건), 특허등록 181건(국내 173건, 국외 8건)과 394건의 상품화 출시, 신규개발 소재 165건의 ICID 등재, 2개 과제의 IFSCC TOP10 포스터 선정 등이 이루어졌다. 또한, 2007년 최고기술 보유국 대비 67.4%였던 화장품 기술수준이 2022년 86.1%로, 2014년 78.9%였던 소재기술 수준은 2022년 82.2%로 향상되었다.

그러나 한국 화장품 산업은 기초 범용소재의 국산화가 부진하고 외부환경의 변화에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현재의 피부건강 기반기술 개발사업(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피부과학 기반기술 연구와 필수 고부가가치 기초소재 개발을 통해 국민 피부건강 증진과 화장품 산업의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 지원 분야는 피부취약층 및 탈모 등의 피부 문제를 해결하는 피부건강 증진 기반기술 개발과 세계 화장품 시장에 대응하는 소재 기반기술 개발 및 필수‧고부가가치 소재의 국산화이다. 피부효능‧재생 증진, 피부친화 소재개발 등 글로벌 화장품 수요를 충족시키는 고부가가치 소재기술 개발과 화장품 소재 독립 구현을 위한 국산화 소재 발굴 및 한국형 필수 기초소재 개발, 중국 등 수출규제 대응 평가기술 지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은 기존 사업의 연계와 차별성을 기반으로 화장품 및 소재연구의 새로운 방향과 패러다임을 지향한다. 이러한 변화의 내용과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능성 소재 중심의 R&D에서 기초‧범용소재의 개발로 전환하였다. 기업조사를 통해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 분야로 소재기술 7개, 국산화 소재 5개를 도출하여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재의 국산화와 소재 산업의 기반 강화, 기초소재 분야의 경쟁력 확보와 소재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소재개발의 기초가 되는 기전발굴 피부기초연구를 집중 지원한다. 피부기초 연구가 부족하여 외국이 확보한 기전을 이용한 소재 개발에 그쳤던 것을 혁신을 선도하고 한국의 고유 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게 하였다. 또한, 아름다움이라는 기존의 피부연구 지향을 피부건강으로 전환하여 미래시장 선도형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중소기업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국산소재, 글로벌 시장 선도형 신개념 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셋째, 민간(기업)과 정부의 역할분담에 따른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이다. 민간이 잘하는 분야는 민간의 영역으로 남겨놓고, 정부는 실패 가능성이나 큰 투자가 필요한 핵심 분야를 집중 지원함으로써 투자의 효율성을 달성하였다.

또한, 전주기적 지원을 통한 성과 극대화이다. 기초 연구에서부터 응용기술연구의 연계와 실용화 및 수출까지를 고려한 사업구성을 통해 R&D 성과가 가시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체제를 적용하고 있다. 사무국 내 R&D 코디네이팅 센터를 통해 정보제공과 문제해결 지원 및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과제 선정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목이나 파급효과가 큰 과제를 선정, 집중 관리하여 IFSCC나 인코스메틱스와 같은 글로벌 행사에서 수상함으로써 한국 화장품 산업, 소재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