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테크, DNA에서 건져올린 대박신화
'아바스틴' 등 기대감 올해 주가 150% 급등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2-11 17:57   수정 2003.12.11 23:44
누군가 제넨테크社(Genentech)는 요사이 화려한 시절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면 그것은 진실만을 말한 것이다.

실제로 개발 중이던 후보신약들이 실패로 귀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최근 제약·생명공학업계의 분위기 속에서 제넨테크는 단연 도드라져 보이는 존재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9월말까지 제넨테크의 주당순이익과 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71% 및 26%가 뛰어올랐다. 제넨테크측은 또 올해의 매출규모가 지난해의 27억 달러를 훌쩍 넘어선 30억 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제넨테크가 장차 한해 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항암제로 발돋움이 기대되고 있는 직장결장암 치료제 '아바스틴'(Avastin)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바스틴'은 이미 개발 초기단계에서 강력한 항암효과가 입증됐었다.

지난 1976년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서 생명공학기업 1호로 출범한 제넨테크는 지금까지 FDA로부터 12개의 신약에 대한 허가를 취득했다. 특히 이 중 2종은 최근 6개월 이내에 허가취득이 이루어졌던 케이스들이다.

메이저 제약기업들 조차 1년에 1개 꼴로 신약을 허가받는데도 힘겨워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현실임에 비춰볼 때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아바스틴'의 경우 9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임상에서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효능을 발휘했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5월 공개된 바 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제넨테크의 주가가 하루 사이에 44%나 치솟았을 정도로 열광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주가 지난 뒤 한 암 관련학회에서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제와 '아바스틴'을 병행토록 한 결과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30% 정도까지 연장됐다"는 요지의 연구논문이 공개되었던 것.

당시 암 전문가들과 월街의 평가는 한마디로 "와우(wowed)"였다. '아바스틴'은 내년 3월경 FDA의 허가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때문일까? 지난 1월 이후로 제넨테크의 주가는 150%나 수직상승한 86달러대에 도달, 생명공학업계의 경쟁사들인 암젠社나 바이오젠 Idec社 등을 앞질렀다.

이처럼 제넨테크가 눈부신 성장을 지속해 올 수 있었던 비결로 전문가들은 이 회사 특유의 주도면밀한 과학적 접근방식을 꼽고 있다. 심지어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보이는 연구라도 임상시험에 지출되는 비용을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大 샌프란시스코분교(UCSF) 의대의 앨런 베눅 교수는 "제넨테크야말로 믿음이 가는 연구개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기업의 표본에 해당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넨테크는 탄탄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연구개발을 위해 '올인'을 즐기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다른 제약기업이나 생명공학기업들이라면 뛰어들지 않았을 리스크 부담이 큰 아이디어라도 실험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

그 같은 도박을 거쳐 대박을 터뜨린 신약의 하나가 바로 '리툭산'(Rituxan, 또는 '맙테라')이다. 올해 15억 달러대 매출이 예상되는 '리툭산'에 대해 전문가들은 "5년 내에 매출이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