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다페드정’ 약가인상에 ‘증산’…연말 수요 안정화되나

복지부, 약사회와 균등공급 논의…약국 ‘가수요’ 재고도 상당 부분 정리

장기 품절로 몸살을 앓던 감기약 ‘슈다페드정’의 생산량이 확대됨에 따라 겨울철 감기약 공급이 안정화될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약국가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슈도에페드린 단일제 4종에 대한 약가를 지난달 1일부로 일제히 인상했다. 이에 따라 삼일제약 ‘슈다페드정’, 코오롱제약의 ‘코슈정’, 신일제약의 ‘신일슈도에페드린정’, 삼아제약의 ‘슈다펜정’의 약가는 최소 30%에서 최대 45%까지 올랐다.

이는 엔데믹 이후 인플루엔자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다, 환절기를 맞아 감기약 품절 대란이 우려되면서 인상이 결정된 것이다. 가격이 인상되면서 숨통이 트인 제약사들은 이달부터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15일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취재 결과, 복지부는 약가인상으로 생산량이 늘어난 삼일제약 슈다페드정의 균등공급을 대한약사회와 논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1일부터 슈다페드정의 약가를 인상했는데, 그때부터 생산을 늘리면 유통은 이달부터 된다고 봐야 한다”며 “약사회는 그동안 ‘수급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 실무협의체’를 통해 슈다페드정이 계속 부족하다며 증산 요청을 해왔다. 생산한 약의 포장 절차 등을 거치면 10월에 생산된 약은 11월쯤 풀린다. 이제 곧 수급불안정 해소가 체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슈다페드 균등공급에 대해 “아직도 계속 약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약국들이 적지 않아, 수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유통공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약가를 인상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증산 자료를 통해 연말쯤 수급이 안정화 될 것으로 예측했다. 아직 약국가 현장에선 느끼지 못하겠지만 곧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다페드정은 ‘가수요’ 이슈로도 몸살을 앓던 약제다.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장기화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약국이 적정 사용량 이상의 재고를 구비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 정부는 지난 8월 실무협의체 회의에서 약사회에 슈다페드 반품을 유도하는 등 관리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그 일환으로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 ‘슈다페드정’과 ‘세토펜현탁액’의 과도한 재고를 확보한 약국과 의료기관에 반품을 유도한 후 모니터링해 미개선 시 매점매석 행위로 처분‧고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약사회에 전달했다. 슈다페드정은 올해 1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1만정 이상 구입한 약국‧의료기관 중 구입량 대비 청구량(사용량)이 25% 이하인 기관이 단속 대상이었다. 하지만 매점매석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 만큼, 이는 처벌보다는 관리를 위해 시행한 조치였다는 분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슈다페드 반품량이 9~10월 많이 증가해 약국 가수요 재고는 상당부분 반품됐다”면서도 “양 자체가 많이 풀리지 않아 반품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세토펜현탁액은 동일성분 OTC(일반의약품) 생산중단과 환자 증가 등으로 수요가 증가한 상태. 그러나 약가가 인상된 현재는 최대 용량을 생산 중이며, 동일성분 OTC제제의 공급 정상화에 따라 불안정 완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도 장기간 수급이 불안정했던 의약품의 공급이 늘어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한미약품 ‘맥시부펜500㎖’는 이달 둘째주부터 약국 한 곳당 하루 4개씩 주문하도록 균등분배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맥시부펜은 제조원가 상승과 빠른 생산에 따라 50㎖보다는 500㎖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콜킨정’은 지난 7월 3개월 판매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후 지난 10월 처분이 종료돼 시장 공급이 재개된 상태. 콜킨정은 대체약이 없던 통풍치료제로 다빈도 처방약이었던 만큼 판매정지로 인한 수급 불안정 여파가 이어졌다. 이에 한국유나이티드는 이달 들어 월평균 공급량의 1.5배 이상을 생산‧공급 중이다.

최근 균등분배를 진행 중인 JW중외제약의 ‘듀락칸-이지시럽’은 당초 예상됐던 균등공급시점보다 5일 빠른 15일부터 공급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