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순경 통합작업의 완료가 예정되어 있는 미국의 중견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젠社(Biogen)와 IDEC社가 '넘버3'에 만족할 수 없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보이고 있다.
현재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총 15억 달러의 자금을 품목 다각화에 염두를 둔 라이센싱 파트너 찾기에 아낌없이 투자할 방침임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
양사는 통합이 완료되면 암젠社와 제넨테크社에 이어 세계 3위의 거대 생명공학기업으로 발돋움을 예약해 놓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양사는 지난 6월 IDEC측이 1대 1.15의 비율로 바이오젠측 주식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통합을 선언했던 예비부부 사이이다.
바이오젠측의 최고 재무책임자(CFO) 피터 켈로그는 "통합 이후 개발초기 또는 후기 단계에 있는 후보신약들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인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이처럼 양사가 새로운 유망신약 확보에 나선 것은 현재 보유 중인 제품들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바이오젠측은 28일 "건선 치료제 '아메비브'(Amevive)의 올해 매출액이 당초 제시했던 5,000~7,000만 달러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놓았다. '아메비브'는 장차 한해 4억5,000만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리라 예상되어 온 기대주.
그러나 미래의 견제대상으로 시선을 모아 온 제넨테크社의 '랩티바'(Raptiva)에 대해 지난 27일 FDA가 허가를 결정한 데다 암젠社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Enbrel)도 적응증 추가를 거쳐 내년 초 경쟁대열 가세가 예고되고 있다.
IDEC측의 경우도 간판품목인 항암제 '리툭산'(Rituxan)은 3/4분기에도 거칠 것 없는 호조를 지속한 반면 지난해 내놓은 림프종 치료제 '제발린'(Zevalin)은 보험급여 적용문제가 불거지면서 최근 실적이 감소하고 있어 오십보백보의 입장이다.
이 때문인 듯, 일각에서는 양사가 통합을 완료한 뒤 미래의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치 방크의 데니스 하프 생명공학담당 애널리스트는 "양사의 미래는 유망한 제품들의 확보 여부에 따라 향배가 엇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