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도 질환, 당뇨와 함께 잡는다
GLP-1 지속 연구, 환자 편의성까지…"당뇨·비만, 떼어낼 수 없는 사이"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3-06 06:00   수정 2023.03.06 06:01

노보 노디스크가 GLP-1을 활용해 당뇨와 비만,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환자의 투여 및 복용 편의성까지 함께 챙기겠다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100주년 기념 행사를 통해 만성질환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R&D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병, 비만과 같은 만성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사다.
 
최근 미국의 유명인사인 일론 머스크와 킴 카다시안이 다이어트에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한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 위고비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결국 품귀 현상까지 이어지자 사람들은 위고비와 같은 성분을 사용하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으로 눈길을 돌렸다. 위고비와 오젬픽은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사용하는 치료제로 위고비는 ‘비만 치료’로, 오젬픽은 ‘당뇨 치료’로 승인을 받아 유통되고 있다.
 
위고비와 오젬픽의 주 성분은 GLP-1이란 단백질이다. GLP-1은 주로 소장의 끝 부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사람이 음식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때 GLP-1 호르몬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 여기에 연구를 통해 GLP-1이 생리적인 양보다 많을 경우 뇌를 자극해 ‘배가 부르다’고 느끼게 만들어 식욕을 억제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포만감을 유발하고 음식물 섭취량을 줄여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 이에 GLP-1은 일명 ‘배 부르다고 뇌를 속이는 호르몬’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익숙한 비만 치료제 ‘삭센다’ 역시 이러한 GLP-1을 활용한 치료제다. 다만 삭센다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는 체내에서 분해되는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삭센다는 매일 주사를 통한 투여가 필요하다. 반면 세마글루타이드는 1주일에 1회 투여하면 된다. 이와 더불어 체중감량의 효과는 현존하는 비만 치료제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는 사실상 비만치료제로서 개발이 진행된 성분은 아니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이 진행되던 중, 체중 감량의 효과에도 탁월한 모습을 보여 같은 성분으로 비만 치료제로써 허가를 따로 받은 것.
 
노보 노디스크는 지속적으로 당뇨병과 비만과 관련해 함께 연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의 관계자는 “비만과 당뇨병은 ‘다이비시티(Diabesity, 당뇨를 의미하는 Diabetes와 비만을 뜻하는 Obesity의 합성어)’라는 용어가 생겼을 정도로 따로 생각할 수 없다”며 “비만에서 당뇨로 전이되는 과정에는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와 결합된 인슐린 분비의 결함에 의해 이루어진다”며 비만과 당뇨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GLP-1 장애는 2형 당뇨와 비만 환자 모두에서 발견되며, 이는 인크레틴(Incretin,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GLP-1도 인크레틴에 포함된다) 손상이 2형 당뇨와 비만 사이의 병태생리학적 가교에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노보 노디스크는 2형 당뇨와 비만 호르몬 장애를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GLP-1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2형 당뇨 GLP-1 주사 치료제를 위한 ‘SUSTAIN’ 프로그램과 2형 당뇨 경구용 GLP-1 치료제를 위한 ‘PIONEER’ 프로그램, 비만 치료제를 위한 ‘STEP’ 프로그램 등을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서로 다른 개발 프로그램과 서로 다른 복용량 등을 활용해 2형 당뇨와 비만 호르몬 장애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GLP-1 공식을 완성하는 목표를 두고 있다.
 
그렇다고 GLP-1을 활용한 비만 치료제가 만능인 것은 아니다. 약효의 지속 문제가 남아있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세마글루타이드를 통해 10kg 이상 감량했다 하더라도 투약을 중단하게 된다면 식사량과 빠진 체중이 다시 돌아온다”며 “다시 투약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STEP 4 연구 결과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의 치료를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하지만 STEP 1 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 치료 중단 후 체중 감소의 효과를 유지하기도 했고, 치료 기간 동안 관찰된 심혈관계 위험 요인 개선도 치료 중단 후 52주까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세마글루타이드 중단 후 심혈관계 위험 요인 개선이 유지되긴 했지만, 치료 기간 동안 더 큰 이점이 나타났다”며 “이는 지속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노보 노디스크는 GLP-1과 아밀린(Amylin)의 공동제제 뿐만 아니라, GLP-1-GIP 및 GLP-1 글루카곤과 같이 체중 감량의 단일 요소로서 효과가 입증된 성분에 대해 함께 사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 “또한 주 1회를 넘어 월 1회 주사제 투여로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경구제의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보 노디스크는 궁극적으로 비만 수술에 가까운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GLP-1을 활용해 2형 당뇨와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지속적으로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당뇨와 비만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두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은 국내 허가는 받았지만 아직 급여는 적용 받지 못했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급여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는 현재 국내 허가가 언제 이루질 지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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