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社가 내놓은 새로운 콜레스테롤 저하제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의 효능과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신뢰할만한 자료는 아직 없다. 따라서 의사들은 이 약물을 처방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의·약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저널로 꼽히는 '란세트'誌(The Lancet)의 리차드 호튼 편집장이 23일자 최신호에 '크레스토'를 혹평하는 내용의 논평(editorial)을 실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논평을 통해 호튼 편집장은 "지나치게 서둘러 무분별한(unprincipled)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측의 행보는 정당한 행위라 할 수 없다"고 비난한 뒤 "톰 맥킬롭 회장은 즉각 '크레스토'에 대한 판촉을 중단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아스트라제네카측이 '크레스토'의 효능과 안전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했던 자료들은 "위험성을 내포한 통계치"(adventurous statistics)에 불과하다는 것.
호튼 편집장의 주장은 '란세트'誌의 명성을 감안할 때 이제 막 발매개시 단계에 있는 '크레스토'의 향배에 자칫 걷어내기 어려운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맥락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비쳐지고 있다.
'크레스토'는 지난 8월 FDA의 허가를 취득한 데 이어 9월 15일을 D-데이로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상태이다.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의 마켓셰어를 놓고 화이자社의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 등 기존의 약물들과 이른바 '스타틴 워즈'(Statin War)를 전개하기 위해 한창 전의를 다지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
아스트라제네카측이 23일 오후 즉각 공개서한 형택의 반박자료를 내놓으며 노발대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지사이다.
특히 '크레스토'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장차 한해 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블록버스터 후보신약.
게다가 항궤양제 '로섹' 등 기존의 간판품목들이 제네릭 제형들로부터 도전에 직면함에 따라 초래되고 있는 매출손실을 커버해 줄 약물로 기대를 모아 온 것이 현실이어서 아스트라제네카측은 더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맥킬롭 회장은 공개서한에서 "권위있는 학술저널인 '란세트'誌가 오랜 기간에 걸쳐 주도면밀한 연구과정을 거쳐 개발되어 나온 신약에 대해 이처럼 터무니 없는(outrageous) 흠집내기에 나선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호튼 편집장이 '크레스토'가 환자들에게 나타낼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일련의 시험들이 아직도 진행 중에 있는 설익은 상황에서 발매됐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이미 30여개국에서 허가를 취득했음을 상기하면 전혀 근거없는 주장일 뿐이며, 독자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에 앞서 올초에는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도 "제약기업 영업담당자들의 활동으로 인해 각종 의약품들이 불필요하게 남용되고 있다"는 요지의 글을 게재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