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이하 생명연)은 영장류 실험까지 가능한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Animal Biosafety Level 3, 이하 ABL3)을 확충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신변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국가적 차원의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감염병처럼 감염위험도가 높은 감염체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생물안전이 확보된 특수시설에서만 실험할 수 있는데, 다루는 감염체의 위험도에 따라 1~4등급으로 구분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위험하다.
코로나19는 사스(SARS-CoV,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CoV, 중동호흡기 증후군) 등과 같이 생물안전 3등급에 해당하는 매우 위해도가 높은 바이러스로, 이를 다루기 위해서는 접근 통제가 가능한 음압형 특수시설이 필요하나 구축과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 민간의 접근이 낮은 상황이다.
생명연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코로나19 대응 연구개발지원협의체’의 사무국으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전임상시험을 지원해왔으며, 감염병 전임상시험의 상시적 지원체계의 필요성에 따라 지난 5월부터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4번째로 코로나19 영장류 감염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전임상시험 지원으로 우리나라 백신 주권 확보에 크게 이바지했다. 다만, 현재 시설 규모로는 코로나19 추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거나 장기적으로 신?변종 감염병의 대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도 신변종 감염병 대응하는 전임상시험 수요에 대해 상시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추가 ABL3 시설 증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위한 예산 확보에 주력하면서 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생명연은 2024년 10월까지 약 67억 원을 들여 24케이지 수준의 ABL3 시설을 추가 증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운영 중인 16케이지 포함하여, 총 40케이지 규모의 ABL3 시설이 갖춰지게 되는 것이다.
증축이 완료되면 기존 시설은 당초 목적인 생명연의 R&D 수행을 위해 사용하고, 증축 시설은 산학연의 전임상시험 수요 대응에 활용되다가 긴급한 수요가 발생하면 모든 시설을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생명연 김장성 원장은 “국가적 현안인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우리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번 증축으로 산·학·연 전임상시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 마련을 통해 감염병 대응 국가 전임상 지원체계 구축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업을 주관하는 고경철 생명연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장은 “감염병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한 전임상시험은 필수 불가결하다”라며 “이번 코로나19 관련 국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신·변종 감염병에 대응하여 국산 치료제 및 백신의 조기 임상 진입에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