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희귀암에 속하는 식도암 치료에 있어, 면역항암제인 ‘옵디보’와 ‘여보이’ 병용요법을 1차 치료제로서 승인해 달라는 국민동의청원이 올라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청원은 지난해 11월에 식도암 4기를 판정 받은 아버지를 모시는 보호자가 올린 청원으로, 25일 기준 3,183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 이씨는 “아버지는 작년 11월에 식도암 4기 판정을 받으신 후 현재까지 치료에 집중하고 계신 상태”라며 “수술이 불가하여 항암으로만 초점을 둬 치료 도중 임상시험의 자격을 얻어 현재 옵디보 및 여보이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식도암의 경우 다른 질병에 비해 희귀하여 치료제나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을 느꼈을 때 너무나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옵디보와 여보이가 승인되어 더욱 많은 암 환자분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식도암은 2021년 12월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2019년 전체 암 진단을 받은 254,718명 중 식도암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의 수는 2,870명은 전체 암의 약 1.1% 밖에 되지 않는 희귀암에 속한다.
식도암은 환자의 수는 적지만 전이성 식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6.6%에 불과해 전체 암 5년 생존율인 66.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식도라는 장기 특성상 기타 다른 장기 및 림프절 등으로 전이가 쉽고,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대부분이 전이가 이미 상당히 이루어졌을 때 발견되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치료 옵션이 제한된다는 문제가 있다. 약업신문이 지난 달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립암센터 이영주 교수는 “식도암의 치료옵션은 워낙 제한적”이라며 “그나마 최근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가 1차 치료요법으로 허가를 받으며 개선되고는 있지만 2~3년 전만 하더라도 쓸 치료제는 없었다”고 답변한 바 있다.
또한 이교수는 “어떤 암종이든 효과가 있는 치료제는 1차로 쓰는 것이 좋다”며 “현재로서는 단독요법보다는 병용요법이 더 효과가 있을 것이고, 근본적으로 어떤 항암제든 효과가 있다면 1차부터 쓰는 것이 전체 생존기간 연장 측면에 더 좋다”며 1차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실제로 면역항암제가 1차 병용요법으로 허가 받기 전 우리나라에서는 급여 상황을 고려해 가장 먼저 식도암에 처방을 하는 전신 항암 치료제는 ’5-FU/시스틀라틴’ 항암제였다. 하지만 효과 지속 기간은 3~4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아 5년 이내 사망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이에 이 교수는 “식도암 환자가 2차 항암 치료를 시작할 확률은 50%가 되지 않는다”며 “2번째 항암은 반응률이 10%가 채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식도암의 특성상 환자의 음식물 섭취가 힘들다 보니, 전체적인 영양상태와 면역상태가 기타 다른 암 보다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치료에 있어 불리한 면이 있다. 이에 식도암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효과가 있는 1차 치료제의 존재는 중요한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FDA가 지난 5월 옵디보를 ‘백금 기반 화학요법 병용요법과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을 PD-L1 상태에 관계없이 수술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 편평세포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어, 국내에서도 승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원 이씨는 마지막으로 “식도암을 앓고 있는 모든 환우분들의 바람은 치료 할 수 있는 약이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라며 “현재 옵디보와 여보이가 1차 치료제로 심사중 이라는 소식이 환우분들에게는 희망이자 치료 할 수 있는 선택지”라며 빠른 승인으로 더욱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의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