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社 및 다이이찌 산쿄社는 항암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의 적응증 추가가 EU 집행위원회로부터 허가됐다고 19일 공표했다.
이에 따라 ‘엔허투’는 앞서 한차례 이상 항-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기반 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성인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단독요법제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게 됐다.
‘엔허투’는 아스트라제네카社 및 다이이찌 산쿄社가 공동개발 및 발매를 진행하고 있는 유전자 변형 HER2 기반 항체-약물 결합체(ADC)의 일종이다.
앞서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6월말 임상 3상 ‘DESTINY-Breast03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엔허투’의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적응증 추가를 승인토록 권고하는 결정을 제시한 바 있다.
시험결과는 아울러 의학 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게재됐다.
이 시험에서 ‘허셉틴’(트라스투주맙) 및 탁산 계열 항암제 1종을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HER2 양성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그룹 가운데 ‘엔허투’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환자그룹은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 엠탄신) 대조그룹에 비해 종양이 진행되었거나 환자가 사망에 이른 비율이 72% 낮게 나타났다.
유럽 각국에서 유방암을 진단받는 환자 수는 매년 53만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약 5명당 1명 꼴로 HER2 양성 유방암을 진단받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앞서 ‘허셉틴’(트라스투주맙), ‘퍼제타’(퍼투주맙) 및 탁산系 항암제를 1차 약제로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후에도 종양이 진행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소재한 국제 유방암센터(IBCC)의 하비에르 코르테스 소장은 “이번에 ‘엔허투’의 적응증 추가가 승인된 것은 유럽 각국의 환자 및 의사들에게 중요한 성과가 도출되었음을 의미한다”면서 “앞서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표준요법제를 사용해 치료한 후에도 1년 이내에 종양이 진행되는 경우가 통례이기 때문”이라는 말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코르테스 소장은 또 “임상 3상 ‘DESTINY-Breast03 시험’에서 ‘엔허투’를 사용해 치료한 환자그룹의 경우 종양이 진행되는 데 소요된 기간이 1년 이상으로 연장된 것은 이 항암제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하는 데 새로운 표준요법제가 될 수 있을 것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스트라제네카社 항암제 사업부문의 데이브 프레드릭손 부회장은 “이번 승인으로 유럽 각국의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치료과정에서 좀 더 이른 시점에 ‘엔허투’를 사용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데다 치료 후기단계에서 선행 치료제를 상회하는 효과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리게 됐다”는 말로 의의를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번에 적응증 추가가 승인된 것은 암 치료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전환적(transformative) 치료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내포한 ‘엔허투’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급하고자 하는 우리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이이찌 산쿄社의 켄 켈러 글로벌 항암제 사업부문 대표는 “우리는 유럽 각국의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치료효과의 향상을 원하는 중요한 의료상의 니즈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임상 3상 ‘DESTINY-Breast03 시험’에서 ‘엔허투’ 요법이 다른 HER2 기반 항체-약물 복합체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과 반응률 2배 향상 등의 우위가 입증되었음을 유념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이번 승인으로 우리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다 빠른 시점에서 또 하나의 치료대안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DESTINY-Breast-03 시험’에서 총 생존기간 관련 이차적 시험목표를 적용해 추가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엔허투’ 요법을 진행한 환자그룹에서 총 생존기간 개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추이가 관찰됐다.
다만 이 같은 분석내용은 아직까지 완전한 수준의 것은 아니어서 추가적인 추적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밖에 ‘엔허투’를 사용해 치료한 환자그룹의 경우 96.1%가 9개월차 시점에서 생존한 것으로 집계되어 ‘캐싸일라’ 대조그룹의 91.3%를 상회했음이 눈에 띄었다.
객관적 반응률의 경우 ‘엔허투’ 요법을 진행한 환자그룹에서 79.7%로 나타나 ‘캐싸일라’ 대조그룹의 34.2%를 2배 이상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엔허투’의 안전성은 임상시험에서 다양한 유형의 종양을 앓고 있는 573명의 환자 풀(pool)을 대상으로 ‘엔허투’ 5.4mg/kg을 최소한 1회 이상 투여하면서 평가됐다.
그 결과 가장 빈도높게 수반된 부작용을 보면 구역, 피로, 구토, 탈모증 및 호중구 감소증 등이 관찰됐다.
아울러 간질성(間質性) 폐질환 또는 간질성 폐렴이 12.0%의 환자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대부분의 간질성 폐질환 발생사례들은 증상 등급이 1급 및 2급으로 나타났고, 3급은 0.7%에서 수반됐다.
4급은 전무했으며, 5급이 1.4%의 환자들에게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DESTINY-Breast03 시험’ 결과를 근거로 유럽 의료종양학회(ESMO)는 지난해 10월 임상지침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엔허투’를 탁산系 항암제 및 ‘허셉틴’ 사용 후 종양이 진행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우선순위 2차 약제로 사용토록 권고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에 적응증 추가를 승인하면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엔허투’의 독점발매기간을 1년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 만큼 이미 허가를 취득한 다른 치료제들과 비교했을 때 괄목할 만한 임상적 유익성이 입증되었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