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신약개발 열풍 이면①…동물실험 '인간줄기세포' 대안?
동물 윤리·임상 적합성 개선 위해 인간 줄기세포 기반 실험 필요성 대두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07-06 06:00   수정 2022.08.23 10:05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적으로 백신과 신약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이로 인해 수천만 이상의 동물이 실험에 희생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21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 및 동물실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지난 2021년 실험동물은 488만 마리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다른 보고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7,500만에서 최대 1억 마리의 동물이 실험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람에게 의약품이 사용되기 위해선 동물실험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물실험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그 접합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최근 동물생명윤리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인간 줄기세포 기반의 동물실험대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에 게재된 김연주 박사(The Babraham Institute)의 '동물실험대체법으로서 인간 줄기세포를 이용한 약물 개발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는 줄기세포 기술이 동물실험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제시했다.
 

▲출처 : BRIC, 김연주 박사(The Babraham Institute) '동물실험대체법으로서 인간 줄기세포를 이용한 약물 개발 현황 및 전망'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줄기세포는 약물 후보물질 발굴에서 스크리닝 수행을 위한 플랫폼 역할로 활용될 수 있다. 또 독성 및 효능 연구에서도 동물을 대체할 모델 시스템 제공이 가능하다. 특히 유도 만능 세포는 적용범위가 확장되며 인간의 장기를 더 잘 모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 동물실험을 보완, 감소 및 대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체동물실험법의 강조는 동물 윤리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 적용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 시험은 요구되는 비용과 시간에 비해 테스트할 수 있는 물질의 수와 농도가 제한적이다. 또 인간의 신체 내에서의 반응을 동물의 결과로부터 유추하는 것에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최근 발표에서는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보이는 후보 의약품 10개 중 9개가 인간에게 적용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적합한 동물모델 이용 시 인류의 의학적 발전 저해 및 자원을 낭비하게 하는 것이며, 특히 임상시험 지원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간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시험관 내 독성평가시스템이 구축되면, 독성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 개선과 종간 차이에 따른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종의 차이가 없으므로 변동성 적고, 연령 의존 데이터를 더 인간 모델에 가깝게 제공할 수도 있다. 나아가 배아 또는 성체 조직 특이적 줄기세포를 통한 인간 장기의 모방을 통해, 단일 표준을 확립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줄기세포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자유자재로 변형 및 제어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또 기형종 형성 가능성, 인간 윤리적 문제 등의 제한사항으로 완전히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주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줄기세포를 활용한 기술의 발달은 약물 개발의 양상을 바꾸고 동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라며 “줄기세포를 응용한 개선된 기술의 발달로 향후 정상 및 질병 특이적인 인간 줄기세포를 통해 약물 스크리닝 후보물질 발견 및 약물 개발 등, 전 과정에 모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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