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스토', '조코'에 직격탄 '리피토'엔 유탄
가장 치열하고 소모적인 경쟁 촉발 전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8-19 16:45   수정 2003.08.19 23:53
"아마도 '리피토'(화이자) 보다 '조코'(머크)와 '프라바콜'(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의 매출잠식이 훨씬 더 두드러질 것으로 사료된다."

지난주 FDA의 허가를 취득했던 아스트라제네카社의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가 수 주 내로 미국시장 데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에 몰고 올 파장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프루덴셜 파이낸셜 증권社의 제약담당 팀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이제 게임은 시작됐다"며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에서 촉발된 경쟁은 제약업계 사상 가장 치열하고 소모적인(expensive) 수준의 것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의 일부 소식통과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에 비해 상대적으로 2·3위 품목들이 보다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 한가닥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은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촉발됨에 따라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 자체의 볼륨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한 한, 대체로 주파수가 일치하고 있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HMG-CoA 환원효소 저해제에 속하는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가 처음 미국시장에 데뷔를 알린 것은 지난 1987년의 일이었다.

IMS 헬스社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틴系 약물시장은 총 220억달러라는 엄청난 매출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기록된 매출액만 125억달러대 규모에 달했을 정도.

이 중 현재 세계 처방약 매출 1위를 확고히 차지하고 있는 '리피토'가 최근 1년 동안(6월 말 기준) 미국시장에서 올린 매출액은 63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같은 기간에 2위 품목으로 자리매김된 '조코'(심바스타틴)는 42억달러, '프라바콜'(프라바스타틴)은 18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가장 매출이 뒤쳐진 '프라바콜'조차 오늘날 미국의 베스트-셀링 처방약 15위에 올라 있어 블록버스터 드럭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크레스토'의 경우 오는 2006년에 이르면 25~3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리라 예측하고 있다는 후문이어서 향배에 시선이 쏠리게 하고 있다.

물론 기존 제품들의 수성(守城) 전략도 만만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스타틴系 약물들의 마케팅 활동을 위해 제약기업들이 14억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IMS 헬스의 통계가 전하고 있는 것은 한 예.

또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를 보강하고 있는가 하면 현재 복용 중인 약물로 효과를 보고 있다면 구태여 신제품으로 스위치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들어 환자들을 설득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예로 꼽히고 있다.

美 세인트 루이스大 의대의 내과·심장학 교수 제롬 코헨 박사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미 우수한 효과가 충분히 입증된 기존 제품들을 계속 복용하는 것 만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大 의대의 스티븐 시겔 박사 역시 "의사들이나 환자들이나 지금까지 처방했고, 복용해 온 스타틴系 약물들을 새삼 스위치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크레스토'의 앞길에 험로가 가로놓여 있음을 시사했다.

게다가 이미 스타틴系 약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메이커들은 '크레스토'의 부작용 문제를 부각시키는데 심혈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社는 '크레스토'가 미래의 경쟁약물들에 대해 다양한 용량에서 한층 괄목할만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음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레스토'가 80㎎ 용량을 제외하면 5㎎, 10㎎, 20㎎ 및 40㎎ 제형 등이 모두 허가를 이끌어 낸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팀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회수조치되었던 '바이콜'과 달리 '크레스토'의 제품라벨에는 특별히 부작용 문제를 주의토록 경고하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크레스토'가 이른바 '바이콜 효과'의 영향으로부터 무관할 것임을 단언했다.

한편 '크레스토'가 1일 복용분에 2.63달러(평균도매가 기준)에 공급될 예정으로 있는 것은 한가지 변수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기존 제품들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의 것.

지난 1997년 '리피토'가 처음 발매되었을 당시에도 기존의 터줏대감이었던 '조코'와 경쟁하기 위해 저가전략을 구사해 실효를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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