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치료 분야의 권위자인 제프리 커밍스 박사가 새로운 치매치료제 바이오마커가 계속해서 발굴되고 있고, 몇 년 안으로 새로운 기전의 치매치료제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치매학회는 지난 1일 국제학술대회(IC-KDA 2021)를 개최한 가운데, 미국 네바다 라스베가스 대학교의 제프리 커밍스(Jeffrey Cummings) 교수는 '치매치료제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발표했다.
제프리 커밍스 박사는 “치매 치료제 개발에 가장 중점을 주어야 할 것은 ▲적합한 바이오마커, ▲약물의 올바른 작용(반응), ▲안전을 위한 과학적 배경에 근거한 임상과정”이라고 운을 뗐다. 커밍스 박사는 “이미 치매 치료제 시장은 1995년 이후로 누적된 R&D 투자규모는 425억 달러에 이르고 수행된 임상은 1,099개, 거쳐간 환자는 18만 4,000명”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2021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현재 126개의 임상 중 104개가 DMT(Disease Modifying Treatment)이며 이는 전체의 81% 비중”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치매 치료제 개발에서의 강조점은 치매의 경과를 늦추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례로 최근 치매 관련 정신질환(DRP) 환자의 인지 기능을 개선시킨 치료에 효과를 보인 피마반세린 임상연구를 소개했다. HARMONY 임상은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 치매, 전두엽 치매, 파킨슨병 치매, 혈관성 치매 환자에게 매일 1회 피마반세린 34㎎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고안됐다. 연구 결과 이중맹검 위약에 대비 2.8배 정도 정신질환의 재발 위험((HR)=0.35)을 크게 줄여 1차 종말점을 충족시켰다.
커밍스 박사는 “FDA의 관리 하에 본 임상의 부작용을 관찰했으며 현재까지 DRP에 대해 FDA가 승인한 치료법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아밀로이드 축척 기전에 입각한 치료 약물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아밀로이드 플라그의 축적을 막는 여러 억제제가 있지만 임상을 통해 이들이 인지기능을 오히려 감퇴하게 하는 부작용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머크의 베루베세스타트(verubecestat)는 경증~중등도 치매 환자들의 인지능력을 악화시켰고, 존슨앤드존슨의 아사베세스타트(asabecestat)는 인지 손상을 일으키고 간세포에 독성을 나타냈다.
▶아밀로이드 β 기전 약물 ‘효과 긍정’…“몇 년 내 새로운 유형의 치매 치료제 나올 것”
그는 “현재 안티 아밀로이드 치료제에는 대표적으로 아두카누맙은 올리고머와 아밀로이드 플라그를 타겟으로 하며 FAD에 승인 받은 유일한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FDA에서 아두카누맙이 가속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학적인 임상 근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임상 3상 진행중인 레카네맙(lecanemab:BAN2401)은 아밀로이드 베타 원시섬유를 타깃으로 삼으며, 간테레누맙(gantenerumab) 또한 아밀로이드 플라그를 타깃으로 한다. 커밍스 박사는 “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 PET 상 환자 81%가 시각상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뀌었다”며 “결과적으로 아밀로이드 영상 이상(ARIA)에서 낮은 소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도나네맙(donanemab)의 경우 아밀로이드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로서 1차 충족변수에 도달했으며 아밀로이드 감소가 초기에 뚜렷하게 관찰됐다. 알츠하이머질환평가척도(iADRS)에서는 도나네맙은 위약 대비 치매 진행도를 76주차에 32%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p=0.004).
아밀로이드 기전 약물 외에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치료제들도 있다. 커밍스 박사는 “현재 파이프라인에 등재돼 있는 약물 중 ▲유전자 치료제:HDAC 억제제 ▲물질대사 기전의 치료제: GV-971 ▲항 염증제: VX-745 ▲시냅스 역기능제: CT1812 등이 있다고 설명하며, “ 더 많은 단클론항체들이 가속승인의 후보가 되어 몇 년 안으로 새로운 치료제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밍스 박사는 “흥미로운 점은 더 많은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들이 개발될 것인데, 예를 들면 타우를 타깃으로 한 약물은 아밀로이드 억제제보다 더 큰 임상적 유익함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바이오마커는 임상실험의 1차 충족변수로 대신 활용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 보기 때문. 그는 “마치 콜레스테롤 수치를 통해 치료효과를 예측하듯이 이러한 바이오마커가 임상결과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행단계일 뿐 당장의 이러한 임상결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