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사이 에퀴피나와 온젠티스가 급여에 적용되면서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의 파킨슨병 표준치료제로는 레보도파 계열 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장기간 레보도파를 복용할 경우 약 75%의 높은 비율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지난 달 말 MSD의 시네메트씨알정, 시네메트25/100, 시네메트정이 모두 취하돼 레보도파는 퍼킨정만 남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에퀴피나와 온젠티스는 1세대 약물을 뛰어넘을 만한 장점을 가졌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성영희 교수를 통해 현 파킨슨병 치료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파킨슨 치료제는 어떤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까?
파킨슨병은 도파민의 부족 혹은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파킨슨병에 대한 치료제는 이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것인데, 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해야 하는 데 도파민은 이 통과 또한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도파민으로 만들어지기 전 단계의 물질인 즉 전구체인 레보도파를 복용하면 체내의 효소에 의해 뇌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어 작용하게 됩니다. 레보도파가 뇌에 전달되도록 도와주는 레보도파 분해효소 억제제인 카비도파, 벤세라지드와 같이 복합제로 만든 국내에서 시판되는 약제에는 퍼킨, 시네메트, 마도파 등이 있습니다.
도파민 효능제는 도파민이 작용하는 수용제를 직접 자극함으로써 도파민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약제로, 레보도파 보다는 효과가 약하나 환자의 상황, 나이, 증상등을 고려하여 도파민제 보다는 도파민 효능제를 먼저 처방 고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처방가능한 약제로는 로피니롤, 프라미펙솔 등이 있습니다.
Q.파킨슨병은 진행에 따라 1차, 2차 치료로 나누나요?
파킨슨 환자에서 약을 쓸때는 1차 치료약제, 2차 치료약제의 개념보다는 환자의 나이, 직업, 파킨슨병의 진행 정도, 환자의 인지능력, 자율신경계증상, 부작용 등의 다양한 인자들을 고려해서 약제를 선정하고 병합하게 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맞춤치료 전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오비 억제제는 마오비의 기능을 억제하여 도파민이 신경계에 더 오래 남아있을 수 있도록 돕는 약제로 현재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마오비 억제제는 1세대 셀레질린, 2세대 라사질린, 최근 도입된 3세대 사피나마이드가 있습니다.
콤트 차단제를 콤트라는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를 차단해서 레보도파의 혈중농도를 더 높게 유지 할 수 있게 하는 약제로 약효소진 증상의 호전과 악화된 파킨슨 증상을 감소 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가능한 콤트 차단제는 엔타카폰과 오피카폰 두 가지 제제 입니다.
그 외에도 파킨슨 환자의 안정떨림에 효과가 좋은 항콜린제, 항글루타메이트 효과로 파킨슨병의 운동합병증 중에 하나인 이상운동증을 조절할 때 유용한 아만타딘 등의 약제가 있습니다.
Q. 지금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온젠티스, 에퀴피나와 같은 신약에 관한 내용인데요. 이전의 약물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온젠티스는 콤탄과 같이 콤트차단제의 한 종류입니다. 콤탄 상품명이고 성분명이 엔타카폰인데요, 온젠티스는 상품명이고 성분명은 오피카폰입니다. 콤트 차단제를 레보도파와 같이 복용하면 단독으로 레보도파를 복용하는 것에 비해 레보도파의 혈중농도를 더 높게 유지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뇌에서 도파민으로 활성화가 더 증가되고, 약물 지속시간의 증가를 통해 예전보다 빨리 약효가 떨어지는 약효소진 증상이 줄어들고 악화된 파킨슨 증상을 감소 시킬 수 있습니다. 온젠티스는 기존의 콤탄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인 설사와 소변색깔 변화의 부작용이 개선된 장점이 있고, 콤탄이 매번 도파민과 같이 복용하는 약제라면 온젠티스는 하루 한번 복용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에퀴피나는 마오비 억제제의 한 종류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마오비 억제제는 1세대 셀레질린, 2세대 라사질린, 최근 도입된 3세대 사피나마이드가 있습니다. 3세대 마오비 억제제인 사피나마이드의 상품명이 에퀴피나 입니다. 에퀴피나는 이중 작용기전을 가진 약제로, 이전 세대의 MAO-B 억제제와는 차별적으로 도파민 경로 뿐만 아니라 글루타메이트 경로를 조절함으로서 진통제사용감소,기분 개선, 삶의 질 개선 등의 비운동증상과 관련된 특장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약이라고 해서 모두 환자에게 적용되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온젠티스나 에퀴피나는 초기 파킨슨환자를 위한 약제는 아니며 약물소진이 동반되는 진행성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제입니다. 또한 이상운동증, 환시, 구토감, 졸림, 어지러움과 같은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파킨슨 전문의와 긴밀한 상의 하에 투약을 권합니다.
Q. 계속해서 신약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매나 파킨슨병에 사용하는 치료제는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더라도 이러한 약물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현재까지의 파킨슨 약제는 뇌에 부족한 도파민을 공급해줌으로써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치료약인 레보도파가 발견되기 이전에는 파킨슨병 환자의 기대수명이 9.4년 정도였으나, 레보도파가 나온 이후 파킨슨병 환자와 일반인의 평균수명에는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렇듯 파킨슨 약제는 파킨슨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면서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전인적인 관리를 해 나간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관리해 나갈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병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진행하는 신경퇴행성질환이며 운동증상뿐만 아니라 인지장애, 우울증, 자율신경계장애와 같은 비운동증상이 함께 진행을 하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가 겪게 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치료와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는 오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