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이젠 항고혈압제라 불러다오!
환자 보행능력 뚜렷이 향상시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7-03 18:26   수정 2003.07.03 22:55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머지 않아 보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다시 한번 유력하게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약물이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의 보행능력과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된 것.

특히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에게 기존의 약물과 '비아그라'를 함께 복용했을 경우 기대되는 효과를 관찰한 연구사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유스투스-리비히大 부속병원의 호사인 A. 고프라니 박사팀은 2일자 '美 심장학회誌' 최신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발기부전 증상을 치유하기 위해 '비아그라'를 복용할 경우 혈관의 평활근이 이완되면서 혈류량이 증가하는 것과 동등한 효과가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에게서도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폐동맥 고혈압은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의 혈압이 지나치게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고프라니 박사팀은 73명의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에게 혈관확장제 일로프로스트(iloprost)를 복용토록 했다. 일로프로스트는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서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 약물. 미국에서는 '플로란'(Flolan; 에포프로스테놀)이라는 약물이 주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일로프로스트를 복용한 뒤에도 증상이 더욱 악화된 14명의 환자들에게 연구팀은 '비아그라'를 추가로 건네줬다.

그 결과 저하되었던 환자들의 보행능력이 '비아그라'를 복용한 뒤 회복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 14명의 환자들의 경우 원래 6분당 평균 712피트를 보행했던 것이 처음 일로프로스트를 복용한 뒤 1,000피트로 거리가 늘어났다가 18개월이 경과한 후에는 840피트로 감소했다는 것.

그러나 '비아그라'를 추가로 복용시킨 후에는 6분당 보행거리가 최대 1,135피트로 다시 연장되었다는 설명이다.

그프라니 박사는 이 같은 결과를 당초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비아그라'를 추가복용한 환자들은 더 이상 폐 이식수술 대기환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필요도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장기간에 걸친 약물치료에도 불구, 증상이 악화된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폐 이식수술 대기환자에 포함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美 질병관리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지난 1998년에 10만명 이상의 여성과 6만7,000여명의 남성들이 폐동맥 고혈압으로 인해 입원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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