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신경퇴행성‧희귀 말초 아밀로이드 질환 치료제 연구‧개발 전문 생명공학기업 프로테나 코퍼레이션社(Prothena Corporation)가 로슈社와 함께 초기 파킨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라시네주맙(prasinezumab)의 임상 2b상 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0일 공표했다.
양사는 파킨슨병 치료제의 개발‧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해 지난 2013년 12월 프로테나 코퍼레이션社와 제휴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발표는 ‘PASADENA 시험’에서 프라시네주맙이 증상을 개선했음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효능의 징후가 관찰되었음을 근거로 이루어진 것이다.
임상 2b상 시험은 이에 따라 ‘PASADENA 시험’에 충원된 피험자 그룹에 레보도파를 사용해 안정적으로 치료를 진행한 초기 파킨슨병 환자들을 추가로 포함시켜 시험규모를 확대한 후 프라시네주맙이 나타내는 효과를 한층 심층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프라시네주맙은 후기 개발단계까지 연구가 진행된 최초의 항 알파 시뉴클레인 항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프라시네주맙은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휴먼 모노클로날 항체의 일종이다.
뉴런 내부에 존재하는 알파-시뉴클레인은 세포에서 세포로 전달되어 뉴런의 기능부전 및 손실을 유발하고, 파킨슨병 발병으로 이어지게 하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프로테나 코퍼레이션 측은 임상 2b상 시험에서 첫 번째 피험자에게 프라시네주맙의 투여가 이루어졌을 때 6,000만 달러의 임상 성과금을 지급받기로 했다.
임상 2b상 시험과 관련해 보다 상세한 내용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테나 코퍼레이션社의 진 키니 대표는 “우리는 ‘PASADENA 시험’에서 운동기능의 악화 진행속도가 괄목할 만하게 지연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증상이 조절되었음을 나타내는 조영(造影) 생체지표인자들의 개선이 입증된 것에 대단히 고무되어 있다”며 “이 같은 결과가 후기시험의 다음 단계와 관련해 풍부한 자료를 기존의 정보에 직접적으로 추가하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갈수록 풍부해지고 있는 임상적 입증자료의 일부를 이루는 ‘PASADENA 시험’의 결과를 보면 비정상적으로 접힌 단백질들을 최적화된 표적으로 겨냥해 작용하는 항체들이 임상적으로 유의할 만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면서 “프로테나 코퍼레이션은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파괴적인 질병들에 대응하는 다수의 새로운 치료제들에 대한 연구‧개발을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뉴런과 기타 각종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알파-시뉴클레인은 파킨슨병, 루이 소체 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 및 다계통 위축 등을 포함한 각종 신경퇴행성 질환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언급된 각종 신경퇴행성 질환들을 통칭해 시뉴클레인병증(synucleinopathies)이라 부르고 있다.
알파-시뉴클레인의 기능에 대한 생리학적 규명은 아직까지 제한적인 수준에서만 이루어졌지만, 가용성 형태를 띄는 이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들이나 일부 세포내막과 상호작용을하는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시뉴클레인병증에서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은 세포 내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응집되어 질병이 발생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응집된 알파-시뉴클레인의 일부가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전달되어 발병과정을 증폭시켜 뉴런 기능부전 및 소실이 유도됨을 뒷받침하는 입증자료들이 다수 확보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프라시네주맙은 파킨슨병 환자들에게서 이처럼 응집된 병적인 형태의 알파-시뉴클레인이 세포에서 세포로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해 임상적 퇴행속도를 늦추도록 설계됐다.
임상시험에 앞서 프라시네주맙의 효능은 다양한 세포 및 동물실험 알파-시뉴클레인 관련질환 모델을 통해 평가가 이루어졌다.
한 예로 알파-시뉴클레인 유전자를 이식한 마우스들에게서 실험용 쥐들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변형한 프라시네주맙이 병적인 알파-시뉴클레인을 감소시켰고, 신경 접합부(synapses)를 보호했으며, 행동 표현형의 악화를 차단한 것으로 관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