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코(鼻)로 나타난다” 美 의학저널 게재
‘코로나19’ 환자 31~85%서 돌발성 후각ㆍ미각 상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10-08 06:24   수정 2020.10.08 07:01

돌발성 후각‧미각 상실 증상이 발생한 이들의 경우 검사를 진행했을 때 5명당 4명 꼴로 ‘코로나19’ 항체 양성을 나타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후각 또는 미각 상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음을 매우 유력하게 방증하는 지표가 될 수 있는 만큼 세계 각국이 이를 자가격리, 진단검사 및 접촉자 추적조사를 이행하기 위한 척도의 하나로 적극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단언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및 이 대학 부속병원(UCLH) 연구팀은 의학저널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의학’誌(PLOS Medicine)에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영국 런던의 한 지역사회 주민들 가운데 돌발성 후각‧미각 상실이 나타난 이들을 대상으로 한 SARS-CoV-2 항체들의 혈청학적 보유율 현황: 관찰적 코호트 연구’이다.

보고서는 런던에 산재한 1차 의료기관들로부터 확보한 건강기록 자료를 분석한 후 작성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코로나19’ 판데믹이 절정에 이른 상황에서 돌발성 후각 또는 미각 상실 증상이 발생한 이들 가운데 78%가 SARS-CoV-2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40%는 기침이나 발열 등의 증상을 수반하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의 통계치가 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의과대학의 레이첼 L. 배터햄 교수(비만‧당뇨‧내분비학)는 “우리가 ‘코로나19’ 감염의 두 번째 파고에 직면해 있는 현실에서 일반대중이 ‘코로나19’ 관련증상들을 조기에 인식하고 신속한 자가격리 및 진단검사를 이행하는 일은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햄 교수는 뒤이어 “영국의 경우 돌발성 후각‧미각 상실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에게 자가격리와 진단검사를 이행토록 권고되고 있는 반면 해외에서는 이 같은 증상들을 ‘코로나19’ 감염의 지표로 인식하는 국가들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대부분의 국가들이 발열과 호흡기계 증상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후각‧미각 상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음을 매우 유력하게 방증하는 지표일 수 있으므로 코로나 확산이 억제될 수 있기를 원한다면 각국 정부가 이를 자가격리와 진단검사, 접촉자 추적조사를 진행하는 척도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배터햄 교수는 단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료에 포함된 조사 대상자들에 대한 충원은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14일에 이르는 기간 동안 런던에 산재한 일부 1차 의료기관 등록자들 가운데 돌발성 미각‧후각 상실 증상을 고지했던 이들에게 문제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충원된 총 590명의 조사 대상자들은 한 웹 기반 플랫폼에 등록되어 미각‧후각 상실 증상들과 기타 ‘코로나19’ 관련증상들에 대한 설문에 답변했다.

이들 가운데 의료인과 원격의료 상담을 거쳐 관련증상들이 나타난 전력을 확인받은 567명의 조사 대상자들은 SARS-CoV-2 항체 보유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를 수검했다.

검사 결과 후각‧미각 상실 증상자들 중 77.6%가 SARS-CoV-2 항체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이들 중 39.8%는 기침이나 발열 증상을 수반하지 않았다.

SARS-CoV-2 항체 보유율은 미각상실 증상을 나타낸 조사 대상자들이 미각상실 증상을 보인 이들에 비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배터햄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에 미루어 볼 때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하는 마늘, 양파, 커피 및 향수 등의 냄새를 맡지 못함을 인지한 이들은 즉각 자가격리와 코로나바이러스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면봉검사 수검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그 동안에도 ‘코로나19’가 기침이나 발열 증상을 수반하지 않으면서 후각‧미각 상실 또는 감소를 수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환자들의 31~85%에서 그 같은 증상들이 나타났다며 구체적인 통계수치를 제시한 것은 처음이라는 측면에서도 관심이 쏠리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러졌다.

배터햄 교수의 연구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부속병원 내에 설치되어 있는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 생물의학연구소가 비용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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