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내분비&대사系 약물 자문위원회가 오는 7월 9일 콜레스테롤 저하제 '크레스토'와 관련한 회의를 소집키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20일 아스트라제네카社의 주가가 오히려 2% 하락했다.
'크레스토'는 한해 30억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발돋움할 수 있으리라 주목받아 온 아스트라제네카의 차기 야심작!
특히 항궤양제 '로섹'의 특허만료와 제네릭 제형들의 잇단 발매로 인해 빚어진 매출감소분을 커버해 줄 것으로 높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약이다. 캐나다와 유럽 일부 국가들에서는 이미 발매되고 있기도 하다.
아스트라제네카측은 '크레스토'가 올해 말 이전에 미국시장에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20일자에서 "일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이미 시장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스타틴系 약물에 속하는 '크레스토'와 관련해 FDA가 자문위를 소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7월 9일 열릴 자문위가 '크레스토'의 안전성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자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그같은 우려가 사실이라면 '크레스토'의 미국시장 발매시기가 좀 더 뒤로 늦춰지고, 제품라벨에도 주의문구가 추가로 삽입될 것이므로 '크레스토'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셈이 된다.
'파이낸셜 타임스'紙도 메릴 린치社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컬버웰의 언급을 인용하며 "FDA가 자문위를 소집하려는 것은 스타틴系 약물들이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근육약화 증상의 일종인 횡문근융해증과 근병증, 근육통 등과 관련한 논의를 가지려는데 주된 목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요지로 같은 날 보도했다.
횡문근융해증이라면 '크레스토'와 마찬가지로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에 속하는 바이엘社의 '바이콜'(리포바이)이 시장에서 회수조치되는 비운을 맞게끔 했던 문제의 부작용. 현재 바이엘은 '바이콜'을 처방받아 복용한 후 횡문근융해증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들을 상대로 줄잡아 8,800여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컬버웰 애널리스트는 "자문위가 소집되면 아스트라제네카측에 '크레스토'의 효능과 안전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기회가 제공되는 셈이며, 결국 FDA측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던 것으로 결론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자문위 소집이 오는 8월 12일로 예정된 FDA의 최종결정 마감시한을 늦추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고 언급했다는 것.
실제로 컬버웰 애널리스트는 아스트라제네카株를 여전히 매입권장株로 투자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측은 "우리는 '크레스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가 최근까지 항암제 '이레사'의 허가지연으로 가슴앓이를 했음을 감안하면 의외로 의연한 반응을 보인 셈.
아스트라제네카측은 또 다음달 美 하와이州 호놀룰루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 과학포험에서 '크레스토'와 관련한 최신 임상 연구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료는 1만5,000여명의 환자들에게 '크레스토'를 복용토록 한 결과 횡문근융해증이 발병했거나, 사망에 이른 사례가 전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도이체 방크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학계가 원래부터 논쟁을 즐기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크레스토'와 관련한 FDA의 움직임도 그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라고 풀이했다.